<앵커>
맛집으로 홍보해 주겠다며 가게 사장들에게 접근한 뒤, 광고비 명목으로 돈을 뜯어내는 업체들이 있습니다. 저희가 이런 업체에서 일했던 사람을 만나 자영업자를 상대로 어떻게 영업하는지 알아봤습니다.
정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식당이나 카페를 하는 자영업자들은 이런 전화에 시달립니다.
[영업 직원 : 480만 원에 해당하는 광고인데 저희 회사에서 전액 투자가 들어가고요.]
[영업 직원 : (홍보) 글 써서 올려 드릴게요.]
[가게 주인 : 돈 내라고 그러시려는가?]
[영업 직원 : 내가 돈 달라고 이야기 안 하는데]
[가게 주인 : 그런 분이 많아요.]
[영업 직원 : 절 왜 나쁜 사람으로 만드세요?]
[영업 직원 : 5초 정도 빠르게 말씀드리고 통화 종료할게요. 대표님 원하시는 SNS나 파워블로거를 1년 동안….]
이런 업체에서 일했던 박 모 씨는 1단계 임무는 무작위로 업소에 전화를 걸어 자영업자 휴대전화 번호를 알아내는 것이라고 했습니다.
[박 모 씨/전 직원 : 그걸 저희가 '가망'이라고 해요. 하루에 8건씩 무조건 기본으로 해야 해요.]
확보된 전화번호로 장밋빛 홍보자료를 보낸 뒤 2단계 작업이 본격 진행된다고 했습니다.
'지원팀장'이라고 소개한 뒤 광고비 결제를 유도하는 단계인데, 업계에서는 '쥐몰이'라고 부릅니다.
[박 모 씨/전 직원 : '쥐몰이'가 뭐냐면 압박을 해서 결제를 할 듯 말 듯해. 그런 사장님들을 완전 코너에 몰아서 쥐를 몰아간다고 해서 그런 대본을 치는 거죠.]
박 씨가 말한 '대본'을 확인해 봤습니다.
결제를 거부할 때, 장사가 잘돼 광고가 필요 없다고 할 때 등 다양한 반응에 대한 대처법이 빼곡합니다.
[박 씨와 자영업자 통화 : (돈 들어가는 거 없는 거 아니었어요?) 저희가 12개월 동안 5천만 원 이상 매출이 오르지 않으면 전액 무료로 추가로 오를 때까지 계속 광고 지원….]
박 씨는 자영업자들에게 보낸 블로거 명단은 무작위로 수집할 것일 뿐이고, 홍보 기사를 게재하는 곳은 위장 언론사 사이트라고 증언했습니다.
이런 유혹에 넘어간 A 씨는 한 달 만에 환불을 요구했지만 터무니없는 위약금을 요구받았습니다.
[A 씨/피해자 : 145만 원 중에 16만 9천 원만 돌려줄 수 있다고.]
네이버 광고 약속은 지키기나 했을까?
[A 씨/피해자 : 200만 원가량의 광고비가 지원 나와서 광고해 주겠다고 했는데 200원 광고됐더라고요.]
[김 모 씨/피해자모임 대표 : '보이스피싱'보다도 더 치밀하고 계획적인 범죄라고 저는 생각이 들거든요.]
박 씨 생각도 같았습니다.
[박 모 씨/전 직원 :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자영업자분들이 계세요. 특히 나이가 50~60대인 분들에 이거 계속 세뇌시키는 거거 든요.]
(영상취재 : 유동혁·황인석, 영상편집 : 신세은, 디자인 : 김규연·서동민)
정연 기자 cykit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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