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가을이 제철이라는 전어가 폭염 때문에 바닷물이 뜨거워져 예전보다 훨씬 빨리 자라고 있습니다. 맨몸으로 바다에 뛰어드는 제주 해녀들은 이상 기후로 바다가 죽어가는 것을 느낀다고 합니다.
현장을 윤정주 기자가 다녀왔습니다.
[기자]
어선은 물살을 가르고 나아갑니다.
그물을 내린 뒤 몇 시간, 끌어올리니 잡힌 건 전어입니다.
가을 전어로 불릴 정도로 가을에 많이 잡히는 생선.
하지만 몇 년 전부터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전강주/전어잡이 어선 선장 : 이상하게 금년도엔 벌써 기름기가 차서 가을 전어 맛이 납니다.]
바닷물이 빨리 따뜻해지면서 전어는 예전보다 빨리 자랍니다.
특히 올해는 더 빠르고 더 크게 자랐습니다.
[진짜 크다.]
전어 어장은 해마다 북쪽으로 넓어지고 있고 잡히는 시기는 점점 빨라집니다.
이런 바다 이상 징후, 맨몸으로 물에 들어가는 제주 해녀들이 가장 먼저 느낍니다.
바다가 덥습니다.
[양순아/제주 해녀 : 올해가 더 한 거 같아. 온도가 점점 올라가는 거 같아.]
[변정열/제주 해녀 : 아이고 더워. 구멍 뚫고 째서 입어도 땀띠가 나.]
따뜻하다 못해 뜨거워진 바다, 해양 생물들은 견디질 못합니다.
[변정열/제주 해녀 : 미역이 날씨 더우면 익어버려. 톳도 마찬가지야. 그러니까 소라는 안 죽을 수가 있어?]
인간과 공존해 왔던 바다가 이제 죽었다고까지 표현합니다.
[변정열/제주 해녀 : 할망 바다도 없어져 버리고…물건이 없어져 버렸어. (바다도) 같이 늙어가는 거 같아.]
전문가들은 이런 현상이 더 심해질 거라고 말합니다.
[윤상훈/해양시민과학센터 '파란' 전문위원 : 서귀포 바다는 열대 바다로 진입했다고 이야기하고 있고 머지않은 시간에 한반도 전체가 다 들어갈 것 같은…]
더 늦기 전에 우리가 변해야 합니다.
[취재지원 송다영]
윤정주 기자 , 문석빈, 김영철, 유형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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