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잇슈] "아픈 역사 지우고 호텔? 안 됩니다"…동두천 '성병관리소' 운명은?
'몽키하우스'
경기 동두천시 소요산 초입을 지키고 있는
이 낡은 건물이 가졌던 이름
"저 어렸을 때는 여기에 굉장히 삼엄했어요. 문을 열어줘야 들어가고 여기 이 공간이 가려져 있었어요…수용소가 있었다는 내용은 쉬쉬한 거죠…어떤 여성이 자기 정조를 그렇게 쉽게 내던지지 않습니다. 누가 그렇게 하겠어요 자발적으로 한다는 게 말이 됩니까"
이 곳은 한국전쟁 뒤 미군 대상 성매매에 종사한 이들이
성병에 걸리면 들어왔던 '낙검자 수용소'
1996년 폐쇄된 뒤 30년 가까이 방치되면서
'흉가 체험 명소'로 전락하고 말았습니다.
동두천시 "관광 개발을 위해 철거하겠다"
*지난 8일
"(철거 반대!) 철거 반대!"
"성병에 걸렸으면 치료를 해야 되면 성병 '치료소'라고 해야지 관리소라는 건 말도 안 되는 거고…치료를 해야 되는데 오면 무조건 맞는 건 페니실린. 일반 투여량의 10배 되는…돌아가신 분도 계시고"
일부 주민들에겐 '지우고 싶은 역사'
"철거해야죠. 빨리 없어져야죠"
"안 그래도 동두천이 옛날부터 기지촌이라고 그런 말이 많잖아요…애들 낳으면 동두천 살면 안된다…어디 가서 동두천 산다고 하면 우습게 보고 알아주지를 않았어요…어떻게 보면 가슴 아픈 일이잖아요. 그걸 굳이 계속 그렇게 유지한다는 건 좀 그런 것 같아…사실은 창피한 노릇이죠, 그게"
동두천시의 철거 추진…"대다수가 원한다"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성병관리소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하는 상태에서 한 여론조사는 객관성이 떨어진다고 생각을 하고요…철거됐을 때 동두천시에 어떤 경제적 이익이 있고 보존됐을 때 뭐가 있는지 이런 것들에 대해서는 논의·숙의 과정을 거친 다음에…"
건물을 보존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가 경기도 의회를 통과했지만,
"예정대로 그냥 사업을 추진할 거예요. 저희 입장은. (얘기 듣기로는 소요산 단풍제 주차장 부지로 활용한다 이런 방침이 있었다) 계획은 있어요. 내년도에 그렇게 좀 조성을 하려고…그 이후에 확대 개발 사업에 의해서 관광 숙박시설 이런 게 들어오겠죠"
'철거 반대' 측에선 "역사 지우기 안 돼"
"이 분들한테 정부가 한 말들이 어떤 거였냐. '애국자'다…'돈을 더 많이 벌어오면 너희가 국가를 위해 더 많은 일을 할 수 있는 거다' 이런 식으로 '애국자', '산업역군'이니 하면서 추켜세웠고. 지금 와서는 소위 말하는 '양공주'니 이러면서 그 분들의 인권이 무시당했던 현장을 없애버리는 건 국가가 절대 할 수 있는 일은 아니라고 봐요"
결국 5만명 이상 동의 얻어
국회 여성가족위원회 회부된 '철거 반대 청원'
"전쟁으로 인한 가장 취약한 가난한 여성, 또 어린아이들. 이런 분들이 가장 피해를 많이 보는 비평화의 시대를 우리는 다시 되짚어서 이런 현상들이 다시 나타나지 않는 좋은 세상을 만들자…정말로 저희가 시민펀딩을 하든 해서 정말 사서라도 이걸 보존하고 싶다, 이런 생각이 들고요"
'몽키하우스'의 운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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