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대출을 죄는 규제가 시작된 뒤 서울 아파트 매매와 전세 거래가 모두 줄었습니다. 그 대신, 월세로 수요가 몰렸다고 하는데, 노동규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하철 2호선과 9호선 급행역이 가까운 서울 당산동 1천300여 세대 대단지 아파트입니다.
지난 8월에는 전용 84㎡형이 17억 4천만 원에 거래돼 최근 3년 사이 최고가를 기록했습니다.
그런데 9월 들어서는 매수문의가 크게 줄었고 이달 초엔 같은 평형 저층 동향 급매물이 16억 2천만 원에 계약됐습니다.
[오상철/서울 당산동 공인중개사 : 9월 이후부터는 거래가 확 줄어버렸죠. '갭투자'에 대해선 전세자금 대출을 막아놨어요. 그러니까 못 사죠. 자기가 100% 돈이 있으면 사는데 그것도 안 되고.]
지난달 서울 아파트 매매 거래는 한 달 새 34.9% 급감했습니다.
2022년 7월 이후 최대 감소폭입니다.
전세 거래도 13% 줄었는데, 9월 들어 금융당국이 대출 한도를 더 죄는 스트레스 DSR 2단계를 시행했고, 은행들은 가산금리 인상과 조건부 전세대출 금지 등으로 대출 문턱을 높인 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입니다.
이 여파로 월세 쪽으로 수요가 움직이면서 서울 아파트 월세 지수는 통계 작성 이래 최대치를 기록했습니다.
서울 도곡동 이 아파트의 경우, 보증금 8억 원짜리 전용 84㎡형 월세가 이달 중순 320만 원에 계약됐는데, 지난 6월 보다 80만 원 오른 겁니다.
[박원갑/KB국민은행 부동산 수석전문위원 : 월세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것으로 볼 수 있고요, 서민들 입장에선 다달이 내야 하는 임대료 부담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정부 정책자금을 빌릴 수 있는 9억 원 이하 아파트 거래 비중이 확대되는 것도 같은 이유입니다.
시중 은행들이 대출 금리를 높이고 주담대 만기를 축소하는 등 대출 제한 조치를 이어가고 있어 다음 달 한은이 금리를 낮추더라도 시장 분위기는 당분간 유사하게 이어질 거란 전망이 우세합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VJ : 김 건)
노동규 기자 laborstar@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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