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공천 개입 의혹이 불거지면서 그동안 명태균 씨의 통화 녹취가 여러 개 공개됐습니다. 또 누가 어떤 말을 했다더라, 난 이런 말을 들었단 식의 주장도 이어졌습니다. 그렇다면 2022년 재보궐 선거를 앞두고 어떤 대체 일이 있었던 건지 저희가 오늘(31일) 공개된 내용과 지금까지 나온 녹취들을 토대로 당시 상황을 정리해 봤습니다.
원종진 기자가 전하겠습니다.
<기자>
국민의힘이 재보궐선거 후보자 접수를 받기 시작한 지난 2022년 5월 2일.
명태균 씨는 김영선 전 의원을 보좌하던 강혜경 씨에게 전화를 합니다.
[명태균 씨 : 오늘 여사님 전화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걱정하지 말라고. 나보고 고맙다고 자기 선물이래.]
김 여사가 명 씨에게 보답하는 차원에서 김 전 의원 공천에 힘쓰겠다고 말했다는 취지인데, 입조심을 당부하기도 합니다.
[명태균 씨 : 하여튼 입조심 해야 돼요. 알면 난리 뒤집어진다.]
당시 경남 창원 의창 지역구에는 국민의힘에서만 8명의 후보가 난립하면서 과열 양상을 보였던 상황.
일주일 뒤 명 씨는 김 전 의원을 수행하던 김 모 씨에게 상황이 정리됐다고 확언합니다.
[명태균 씨 : 아침에 다 보류시켰다. 고생한 정도가 아니에요. 윤한홍이 대통령 이름 팔아서, 권성동이 공관위에 압박을 넣어가지고….]
윤 대통령 취임식 하루 전이자 공천 결과 발표 전날이었던 이날, 명 씨는 강 씨에게 윤 대통령과의 통화 내용을 구체적으로 언급합니다.
[명태균 씨 : 내가 대통령 전화한 거 아나? 내가 가만히 있을 놈이 아니잖아. 사모하고 전화해서, 대통령 전화해가지고. 대통령은 '나는 김영선이라고 했는데' 이러대.]
오늘 공개된 녹취에서 윤 대통령이 발언한 내용과 일맥상통하는 대목입니다.
[윤석열 당시 대통령 당선인 (2022년 5월 9일 통화 녹취) : 내가 김영선이 경선 때도 열심히 뛰었으니까 그건 김영선이 좀 해줘라 했는데….]
명 씨의 말이 전해지자 김 전 의원 캠프에서는 공천을 확정적으로 받아들였습니다.
[강혜경 씨 : 대표님 축하드립니다.]
[김영선 전 의원 : 아니 무슨 축하, 그런 소리 하지마. 아직 모른다고 해야돼.]
다음날 국민의힘 공관위로부터 공천장을 받은 김 전 의원은 한 달 뒤 치러진 선거에서도 당선장을 거머쥐는데, 국회의원 세비의 절반을 명 씨에게 줬단 의혹이 불거지며 지금은 검찰 수사를 받고 있습니다.
[김영선/전 국회의원 (2022년 5월 23일 통화 녹취) : 어쨌든 명태균의 덕을 봤잖아. 덕을 다 봐갖고 국회의원이 됐기 때문에…. 내가 감당할 수 있는 건 감당하려고 그러는 거야.]
(영상편집 : 최은진, 자료출처 : 민주당)
원종진 기자 bell@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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