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탕물로 가득 찬 도로 위로 차들이 뒤엉킨 채 늘어섰습니다.
기록적인 폭우가 쏟아져 도로에 갇히고 거센 급류에 휩쓸린 정황이 고스란히 드러났습니다.
구조도 쉽지 않습니다.
어른 목 높이까지 갑자기 물이 들어찬 데다 물살이 거세, 마을에 고립된 주민은 헬기를 타고 간신히 구조됐습니다.
말라가에서 발렌시아에 이르는 스페인 남동부 지역에 이틀간 갑자기 폭우가 쏟아져 대규모 홍수가 났습니다.
지금까지 최소 95명이 사망한 것으로 집계됐는데 하천이 범람하면서 급류에 떠밀려 실종된 사람들도 상당수인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발렌시아 서쪽 치바에선 4시간 동안 3백 밀리미터 이상의 비가 내린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기상 전문가들은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가 이번 홍수에 영향을 줬다고 분석했습니다.
지구 기온이 상승하면서 지중해 온도가 높아졌고, 해수면 공기가 더 많은 수증기를 몰고 왔다는 겁니다.
실제 지중해는 지난 8월 역대 최고 기온을 기록하기도 했습니다.
이번 폭우로 인명피해가 속출하면서 스페인 당국의 대응도 지적을 받고 있습니다.
스페인 기상청은 어제 아침 발렌시아 동부 지역에 적색경보를 발령했지만, 지역 당국은 저녁이 다 돼서야 대응팀을 꾸렸고, 밤 8시가 지나서 외출 자제 등의 주의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앞으로 더 자주 발생할 수 있는 극단적인 기후 현상에 대비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
(취재 정경윤 / 영상편집 김나온 / 제작 디지털뉴스편집부)
정경윤 기자 rousily@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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