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탄핵 찬성' 시사 한동훈, 윤 대통령 독대…탄핵정국 요동
[앵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탄핵안 표결을 하루 앞두고, '탄핵 찬성' 쪽으로 선회한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 간 독대가 이뤄졌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도 한 대표에게 회동을 제안한 상황인데요.
국회로 가봅니다.
박현우 기자.
[기자]
네, '계엄 사태'로 촉발된 탄핵정국이 급박하게 돌아가고 있습니다.
우선 오늘 오후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와 윤석열 대통령의 독대가 있었습니다.
윤 대통령의 요청에, 한 대표가 한남동 대통령 관저를 방문한 것으로 전해지는데요.
정치권 안팎에서는 윤 대통령이 오늘 오후 국회를 전격 방문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이를 저지하기 위한 민주당 의원들이 국회 본청에 집결하기도 했는데요.
대통령실은 출입기자단에 보낸 문자를 통해 "윤 대통령이 오늘 국회를 방문하지 않는다"고 밝혔습니다.
오늘 두 사람의 독대가 있기 전, 오전에는 한 대표의 '탄핵 찬성' 시사 발언이 정국을 발칵 뒤집었습니다.
종전 '탄핵 반대' 입장을 밝혀왔던 한 대표가 오전 긴급 최고위 회의를 열어 전격적으로 '탄핵 찬성' 가능성을 시사하자, 이후 윤 대통령과의 독대가 이뤄진 건데요.
한 대표의 최고위 발언, 직접 들어보시죠.
"대한민국과 국민을 지키기 위해서 윤석열 대통령의 조속한 직무집행 정지가 필요하다고 판단합니다. 윤석열 대통령이 대한민국의 대통령직을 계속 수행할 경우에는 이번 비상계엄과 같은 극단적인 행동이 재연될 우려가 크고…"
입장을 바꾼 이유에 대해 한 대표는 계엄령 선포 당일 윤 대통령이 주요 정치인을 '반국가 세력'이라는 이유로 체포하라고 지시했다는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라고 밝혔습니다.
이 과정에서 국정원 1차장 등에게 한 대표 등의 체포를 지시했고, 이후 과천 수방사 수감 등 구체적인 계획이 있었던 것으로 파악했다고 덧붙였는데요.
이와 관련해 국정원 홍장원 1차장은 국회 정보위원장 등과의 면담에서 윤 대통령이 계엄령이 내려졌던 날 밤 자신과의 통화에서 "이번 기회에 싹 다 잡아들여 정리하라"고 말했다고 민주당이 전했습니다.
그러면서 구체적으로 우원식 국회의장, 한 대표, 민주당 이재명 대표·박찬대 원내대표 등이 체포자 명단에 포함됐다고 말했는데요.
반면, 국회를 찾은 조태용 국정원장은 "비상계엄과 관련해 조치를 할 게 있으면 국정원장한테 지시하지, 원장을 제외한 다른 사람에게 하는 일은 없다고 생각한다"며 "국정원은 비상계엄 당시 정치인 체포에 어떤 행동이나 조치를 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이와 관련해 국회는 오후 국방위, 정보위를 잇따라 열어 자세한 경위 등을 보고받기로 했습니다.
한 대표의 '탄핵 찬성' 시사를 두고, 당 내부에서 이를 옹호, 비판하는 발언이 동시에 나오고 있습니다.
친한계 조경태 의원은 탄핵안 표결이 이뤄진다면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공개적으로 밝혔고, 안철수 의원도 윤 대통령이 탄핵 표결 전까지 자진 퇴진하지 않으면 탄핵에 찬성표를 던지겠다고 했습니다.
반면, 추경호 원내대표와 오전 긴급 회동을 가진 중진들을 중심으로는 탄핵 반대, 신중론 기류가 강한데요. 5선 윤상현 의원은 대한민국 체제와 우리 후손, 미래를 지키기 위해 탄핵에 동참할 수 없다고 밝혔습니다.
[앵커]
한동훈 대표의 발언 뒤 '탄핵 정국'이 요동치는 모습인데, 민주당 상황은 어떤가요.
[기자]
네, 민주당 이재명 대표는 오늘 오전 계엄 사태와 윤 대통령의 탄핵안과 관련한 '특별 성명'을 발표했습니다.
이 대표는 "윤 대통령에 대해 수사, 체포, 구금, 기소, 처벌의 절차를 밟아야 한다"면서 "최대한 빠른 시간 내 직무에서 배제하고 직의 유지 여부를 우리 국민들의 판단과 결정에 맡겨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습니다.
이 대표는 성명 발표 직전 이뤄진 한 대표의 발언과 관련해서도 입장을 밝혔는데요. 이 대표의 발언도 직접 들어보시죠.
"한동훈 대표께서 직무정지에 동의한다고 말씀하셨다고 하니 늦었지만 참으로 다행스럽게 생각합니다. 탄핵에 찬성한다는 말씀처럼 들리기는 하는데 언제 또 그런 뜻은 아니고라고 말할지 모르겠습니다"
그러면서 한 대표와 이 문제를 논의하게 되길 기대한다며 회동을 제안하기도 했는데요. 한 대표는 오후 중 답을 준다고 회신한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민주당은 오전 11시 30분부터 긴급 의원총회를 열어 탄핵안 표결과 관련한 '시나리오' 등을 논의했습니다.
당초 내일 저녁 7시로 예고했던 본회의 표결 시간을 2시간 정도 당기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지는데, 아예 본회의 날짜를 하루 당겨 오늘 열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는 상황입니다.
이와 관련해 민주당은 한동훈 대표의 발언이 정확히 '탄핵 찬성'을 의미하는 것인지를 확인하는 게 먼저라는 입장입니다.
지금까지 국회에서 전해드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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