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당시 크게 떨어졌던 국민의힘 지지율이 계엄 이전 수준으로 다시 올랐다는 여론조사가 최근 잇따라 발표됐습니다. 이걸 두고 여러 분석이 교차하고 있는데요.
김상민 기자 보도 먼저 보시고 얘기 나눠보겠습니다.
<기자>
여론조사 업체 리얼미터가 지난 9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정당지지율 조사 결과입니다.
국민의힘과 민주당의 지지율은 각각 40.8%와 42.2%로, 격차는 1.4% p로 나타났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국회의 탄핵소추안 통과 직전인 지난달 12일부터 이틀간 실시한 조사에선 격차가 26.7% p로, 민주당이 확실한 우위였습니다.
그러다 지난 2, 3일 조사에선 격차가 10.8% p로 줄었고, 이번엔 오차범위 안으로 좁혀졌습니다.
다른 정기 여론조사도 비슷한 흐름으로 보입니다.
한국갤럽의 12월 2주 차 정당지지율 조사에선, 국민의힘 24%, 민주당 40%였는데, 1월 2주 차 땐, 각각 34%와 36%로 격차가 줄었습니다.
'보수 결집'으로 봐야 할까.
민주당에선 여론조사 응답 과정에서, 보수층이 상대적으로 더 적극적으로 조사에 응하는 이른바 '과표집 현상' 때문에 국민의힘 지지율이 올라갔을 거란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1천 명을 대상으로 한 리얼미터 조사에서, 스스로 '보수'라고 응답한 이들의 수는 한 달 전 조사보다 이번 조사에서 41명이 늘어난 걸로 확인됩니다.
갤럽 역시 86명 증가했습니다.
'과표집' 주장의 근거로 읽힐 수 있는 대목입니다.
그런데, 두 기관의 최근 정기조사의 '보수' 응답자 수를 이번 조사 계엄 사태 이전인 지난해 9월 둘째 주의 조사와 비교해 보면, 차이가 12명 정도로 큰 차이가 없습니다.
'과표집'이 아니라 국민의힘 지지층이 '조기 대선' 등을 염두에 두고 재결집하는 거란 해석이 가능해지는 대목입니다.
한 여론조사 업체 관계자는 "크게 한 편으로 기운 정당지지율이 국면에 따라 쉽게 복원되는 '회복 탄력성'도 이런 현상의 원인으로 보인다"며 "정치의 양극화가 구조적으로 심화한 탓"이라고 분석했습니다.
(영상편집 : 우기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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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네 김상민 기자와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김기자, 지금 여론 조사 결과가 나오는 게 이전의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때와 비교해 보면 상당히 다르잖아요. 정치권 내에서는 어떻게 바라보고 있습니까?
<김상민 기자>
네, 먼저 국민의힘 안에서는 말씀하셨던 것처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때처럼 그렇게 지지율 약세가 오래 이어지지 않고 약세가 빠르게 회복되고 있다 이런 고무적인 분위기는 읽힙니다.
지난해 말에 한덕수 총리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 이후에 이른바 '줄탄핵 논란'이 일었고, 그걸 계기로 국민들 사이에서 어떻게 보면 힘의 균형을 택하는 여론이 나온 거 아니냐 이런 해석도 있고요.
또 민주당이 조기 국정 안정보다는 탄핵과 체포에 열중이라서 그 과정에서 중도층의 마음을 얻지 못한 것 아니냐 이런 분석도 있습니다.
그런데 민주당 반응은 전혀 다르죠.
최근에 일부 보수 커뮤니티를 보더라도 여론조사에 적극적으로 응해야 한다라는 사실상 지침이 있기 때문에, 그 과정에서 과표집이 일어났을 가능성에 주목을 하는 거고요.
국민들이 이젠 탄핵보다는 조기 대선 구도를 염두에 두고, 보수와 진보가 기존 성향대로 재결집을 하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습니다.
<앵커>
말한 것처럼 국민의힘에서는 조금 들뜬 반응도 읽히는데 오늘(13일) 여당 지도부가 신중하라고 이야기를 했습니다. 왜 그런 겁니까?
<김상민 기자>
먼저 오늘 오전에 권성동 원내대표의 발언부터 들어보시겠습니다.
[권성동/국민의힘 원내대표 : 잘하고 있다고 생각해서 지지해 주신 게 아니라 나라를 바로 세우는 데 힘을 모으라는 질책과 당부의 뜻에 가까운 것입니다. 이럴 때일수록 더욱더 겸손한 자세와 신중한 언행으로….]
자중을 당부를 하고 있는 거죠.
최근 여당에서는 44명 의원들의 관저행 논란도 있었고, 또 김민전 의원의 백골단 기자회견 주선 논란도 있었잖아요.
이렇게 외연을 오히려 좁히는 일들이 잇따랐는데 당 안에서는 올라가는 지지율만 믿고 이래서는 안 된다, 지금 이럴 때 아니다, 이런 경계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습니다.
민주당에서도 최근 여론조사 지표를 너무 의식할 필요는 없다, 국면을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위기가 있습니다.
일단 이번주만 보더라도 윤석열 대통령에 대한 체포영장 집행, 또 국정조사, 헌재 탄핵 심판 변론과 같은 굵직한 현안들이 줄줄이 예정돼 있기 때문에, 이 국면을 거치고 나면 정당지지율이 또 조정될 거라는 그런 계산도 있습니다.
<앵커>
이렇게 여당도 조심스러운 반응인데 이런 여론 조사를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사람들에 대한 비판이 계속 나오고 있습니다.
<김상민 기자>
최근에 일부 유튜버들이 윤 대통령 측에 유리한 일부 여론조사 결과를 앞세워서 지지층을 상대로 거액의 후원금을 거둬들이고 있다 이런 지적이 나왔었고요.
또 여론조사 기관이 난립하면서, 조사 문항의 적절성 이런 논란도 이어져왔었는데 여론조사심의위원회 심의 수준을 더 강화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나오고 있습니다.
김상민 기자 msk@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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