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번엔 차관급 내란선동? >
[기자]
최근 전한길 씨가 "국민들이 헌재를 휩쓸 것" 발언으로 내란선동 혐의로 고발됐다고 어제(5일) 전해드린 바 있습니다.
이 보도 이후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이 전한길 씨를 무료 변론해 주겠다며 더 과격한 발언을 해 논란이 됐습니다.
자신의 SNS에 "헌법재판소가 주권자인 국민의 뜻을 거슬러 대통령을 탄핵한다면, 국민은 헌재를 두들겨 부수어 흔적도 남김 없이 없애버려야" 한다고 적은 겁니다.
[앵커]
과격한 발언이네요.
[기자]
민간인도 아니고 유튜버도 아닌 현직 고위공직자가 헌재를 공격하자, 내란 선동을 하고 있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일며 크게 논란이 되고 있습니다.
[앵커]
서부지법 폭동 사태가 벌어진 지 얼마나 됐다고. 차관급 인사잖아요. 이런 발언을 해도 됩니까?
[기자]
이뿐만이 아닙니다. 이런 발언도 했습니다. "헌재는 야당 하청받은 싸구려 용역업체다. 탄핵심판은 재판도 뭣도 아닌 완전 미친 짓"이라고 했는데, 현직 인권위 상임위원 신분이라고 생각하기 힘들 정도의 막말 아니냐는 비판이 커지고 있고요.
심지어 '대통령 변호인 측도 이 정도로 이야기하진 않는다' 이런 지적도 있습니다.
[앵커]
사실 인권위는 인권 수호의 최후 보루인데, 이런 주장을 하려면 적어도 인권위에서는 나가야 되는 거 아닙니까?
[기자]
마침 오늘 인권위 상임위원회 회의가 열렸습니다.
다른 의원들 대부분이 "발언에 유념해라", "과한 표현은 좀 삼가라"고 지적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김용원 위원은 표현의 자유라고 주장했거든요.
헌재를 공격하자, 때려 부수자는 게 표현의 자유가 된다고 하면 과연 반국가세력이 누구냐는 의문이 나올 수밖에 없는 것이죠.
또 아까 무료 변론을 해 준다고 하지 않았습니까?
이에 대해 인권위법에 따라 겸직 금지를 위배하는 게 아니냐는 지적을 하자 "무식한 소리"라며 동료들을 모욕하기도 했습니다.
[앵커]
김용원 위원이 이렇게 문제가 된 게 이번이 처음이 아니잖아요?
[기자]
그렇습니다. 참고로 김용원 인권위 상임위원은 2023년 윤 대통령이 임명했던 검사 출신의 변호사입니다.
임명된 뒤에도 계속 논란이 나왔습니다.
'기레기', '인권 장사치' 등 막말하는 일들이 한두 번이 아니었고요.
동료를 향해 "제발 입 좀 XX라"는 욕설 발언도 있었고요.
특히 12·3 내란 사태 이후에는 윤 대통령의 방어권을 보장해야 된다는 내용의 안건을 인권위 정식 안건으로 올려서 내란을 옹호하는 게 아니냐는 논란이 나오기도 했었죠.
그동안 장애인 인권이나 채 상병 사건 등에 대해서는 소극적 입장이었는데 내란 혐의를 받고 있는 윤 대통령 수사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나서는 게 말이 되느냐는 것이죠.
결국 야당에 내란 선동 혐의로 고발당했습니다.
국회에 나와서도 막무가내식 주장을 하니 위원장이 저렇게 마이크를 내려버립니다.
그러자 다시 마이크를 올려 말하기 시작합니다.
결국에는 마이크 코드를 뽑아서 아예 땅에 내려놓는, 저런 일도 최근에 있었습니다.
[앵커]
사실 인권위는 대통령 한 사람의 인권이 아니라 전 국민, 특히 약자를 보호하라고 있는 것인데 인권위에서 이런 일이 계속 벌어지는 건 굉장히 문제가 될 것 같습니다.
이성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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