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88살 어르신이 40억 원 상당의 부동산을 대학교에 기부했습니다. 어려운 형편 속에서 평생에 걸쳐 한 푼, 두 푼 모은 재산입니다. 자신은 학교를 제대로 다니지 못했지만 다른 사람들은 배움의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라는 마음에서 기부를 결정했다고 합니다.
김달호 기자입니다.
[리포트]
헝클어진 이불을 개고, 탁자와 쇼파까지 꼼꼼히 닦는 어르신. 이곳 숙박업소 사장인 올해 88살의 윤근 여사입니다.
윤 여사는 평생을 숙박업소에서 일을 해왔습니다.
이웃 주민들은 윤 여사가 검소하다고 말합니다.
서석춘 / 부산시 영도구
"있어도 있는 표도 안 내고 항상 수수하게 다니시고 뭐 그래 다니시니까는 뭐 누가 이 건물주라면 믿겠습니까?"
1937년 충남 청양에서 태어난 윤 여사는 일찍 부모님을 여의는 바람에 학교도 제대로 다니지 못한 채 17살에 결혼했습니다.
하지만 잇따른 유산으로 아이를 얻지 못하자 남편과 떨어져 1970년 타지인 부산에 정착했습니다.
윤 여사는 숙박업소에서 허드렛일 등을 하며 악착같이 돈을 모았고, 10년 만에 2층짜리 건물을 사 숙박업을 시작했습니다.
윤근 / 기부자
"부산은 완전히 객지요. 그래서 어쨌든 모아가지고 내가 먹고 사는 걸 편안히 해 놓고 살아야 되겠다"
성실함으로 사업은 번창해, 1995년에는 지금의 6층짜리 숙박업소 건물을 지었습니다.
윤 여사는 평생 피땀으로 일군 40억 원 상당의 이 건물을 충남대에 기부했습니다.
윤 여사
"못 배운 게 큰 죄더라고요. 내한테는 큰 죄인 같이 그리 생각이 돼요. 그래서 나 같은 사람이 없었으면 그런 마음으로…"
전 재산을 충남대에 기부한 '김밥 할머니' 고 이복순 여사를 보고 30여 년 전 이미 결심한 일이었습니다.
충남대는 윤 여사의 건물을 교육시설이나 수련원 등으로 활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습니다.
TV조선 김달호입니다.
김달호 기자(daro@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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