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남측 실종 민간인 사살 사건 보도 이후 하루 만에 전격 사과하며 특유의 '쿨'한 통치 스타일을 다시 한번 드러냈다.
노동당 통일전선부는 25일 전통문을 통해 "김정은 동지는 가뜩이나 악성 비루스 위협으로 신고하고 있는 남녘 동포들에게 도움은커녕 우리측 수역에서 뜻밖의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여 문재인 대통령과 남녘 동포들에게 커다란 실망감을 더해준 데 대해 대단히 미안하게 생각한다는 뜻을 전하라고 하셨다'고 밝혔다.
대남부서인 당 통일전선부 명의이지만 '김정은'의 이름을 못 박음으로써 사실상 북한 최고지도자의 공식 사과로, 예상을 뛰어넘는 파격이라고 할 수 있다.
고개 숙여 인사하는 김정은
(서울=연합뉴스) 2018년 1월 육성신년사를 하기 앞서 고개 숙여 인사하는 김정은 국무위원장.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선대 김일성·김정일의 경우 남측에 대한 도발이나 대형 사고에 대해 비공식으로 유감을 표명하면서도 공식적인 사과에 인색하고 회피해 왔던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 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선대와 달리 수령의 '무오류'성에 선을 긋고 대내외적으로 과감하게 사과 입장을 표명해왔고 내부의 치부를 드러내는 데 크게 주저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줬다.
김정은 위원장의 현실을 직시하고 좌고우면하지 않으며 '인정할 건 인정하자'는 나름 솔직하고 쿨한 성격이 통치 스타일에서도 그대로 재현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대표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이 2018년 4월 황해북도 관광 중 교통사고로 사망하자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 등에게 위로 전문을 보내 "비통한 일"이라며 "중국 동지들에게 그 어떤 말과 위로나 보상으로도 가실 수 없는 아픔을 준 데 대하여 깊이 속죄합니다"라고 사과했다.
중국이 아무리 우방이라고 해도 '속죄'라는 단어가 최고지도자의 입에서 나왔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히 수위가 높다고 할 수 있다.
2014년 평양 도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