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Fun 문화현장]
<앵커>
캔버스 앞에 얇은 막을 덧대서 3차원적인 입체감을 만들어냈습니다. 물과 안개의 몽환적인 풍경으로 아련한 순간과 공간을 떠올리게 합니다.
문화현장,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이기봉 개인전, Where You Stand / 31일까지 / 국제갤러리]
어스름한 아침의 대기, 멀리 빛이 환해지고 초록의 나무들은 촉촉한 물기를 머금고 있습니다.
나무들 사이의 옅은 안개가 습도를 높이며 몽환적인 분위기를 자아냅니다.
흑백 사진 같은 풍경에서도 물가의 나무들과 안개가 습기를 서로 주고받습니다.
입체적으로 배열된 나무들이 새벽 숲길을 걷다 마주친 듯한 풍경을 재현합니다.
캔버스 앞에 반투명의 폴리에스터 막을 달아 두 개의 이미지를 덧대며 3차원적인 원근감을 만들어냈습니다.
[이기봉/작가 : 나무를 그릴 때, 저는 이 작품에서 주제가 나무가 아니에요. 사실은 조금 역설적이기는 한데, 제가 중점을 두고 굉장히 심혈을 기울이는 게 이 공간의 어떤 심도예요. 1cm밖에 안 되거든요. 그런데 1cm가 거의 억만 겁의 공간으로 보여지기를 원하는 욕심이죠.]
뭉개진 듯한 이미지들을 색의 농담으로 조절하며 공간감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이기봉/작가 : 명료함이 본성일까, 아니면 혼돈이 본성일까를 한번 생각을 해봤는데, 결국엔 흐림과 혼돈이 본성으로 보이고요. 맑음 혹은 명료함은 가끔 찾아와 주는 손님처럼.]
이 과정에서 우리 각자가 갖고 있는 마음속 방문의 열쇠를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작가는 말합니다.
[이기봉/작가 : 뭐 거대한 의미를 느끼셔라 이게 아니라, 조금 축축하든 또 서늘하든 무섭든 그것이 또 환영적이든 어쨌든 (닫혀 있는) 그 방이 열리는 데 도움이 됐으면 하는 마음입니다.]
아련한 이미지들이 아득한 기억 속 장소로 이끌며 지금 여기 나의 존재에 대해 묻고 있는 것입니다.
이주상 기자(joos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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