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대표와 검찰, 양측 사이에는 시작부터 긴장감이 팽팽했던 것으로 보입니다.
보통 거물급 정치인의 경우 검사장과 차를 마신 뒤에 조사를 받는데 이 대표는 이런 차담도 거부하고 바로 조사를 받겠다고 했다고 하는데요.
검찰에 밀리지 않겠다는 의지의 표현이었을까요?
과거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검찰 조사를 받을 때의 모습입니다.
당시 노 전 대통령은 수사 책임자였던 이인규 대검 중수부장을 만나서 10분 정도 차를 마셨는데요.
문재인 전 대통령은 회고록 '운명'에서 당시 차담을 이렇게 회고해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말투는 공손했지만, 태도에는 오만함과 거만함이 가득 묻어 건방졌다고 언급해서 논란이 되기도 했습니다.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도 불법 대선자금 모금과 관련해 검찰에 출석했었는데요.
당시 안대희 당시 중수부장과 5분가량 독대했습니다.
당시 이 전 총재는 내가 다 책임질 테니 관련자들을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고 전해지기도 했습니다.
이런저런 뒷얘기들이 나오면서 수사 분위기를 엿볼 수 있게 하는 차담이지만, 이번엔 이재명 대표가 아예 거부하면서, 추가로 나올 얘기는 없을 것 같네요.
이재명 대표가 도착해서 검찰청에 들어가기까지는 15분이 걸렸습니다.
이동 거리 단 100m였지만, 당시 몰려든 인파에 이동이 쉽지 않았던 겁니다.
포토라인에 선 이 대표는 9분 동안 작심한 듯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불의한 정권의 역주행을 이겨내겠다, 역사는 전진한다고 강조했는데요.
발언을 시작할 때 이런 일도 있었습니다.
현장으로 가보시죠.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목소리가 작습니다. 쫄았습니까?) 쉿! 지금 이 자리를 지켜보고 계시는 국민 여러분, 그리고 이 자리에 함께 해주신 여러분 지금 우리는 대한민국 헌정사 초유의 현장, 그 자리에 서 있습니다. 오늘 이 자리는 역사에 기록될 것입니다.]
그러면서 검찰의 수사는 없는 죄를 만드는 사법 쿠데타라며 김대중,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하기도 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내란 세력들로부터 내란 음모죄라고 하는 없는 죄를 뒤집어썼습니다. 노무현 대통령께서는 논두렁 시계 등등의 모략으로 고통 당했습니다. 검찰 리스크였고 검찰 쿠데타였습니다.]
또 시장으로서 기업을 유치해 세수와 일자리를 확보하고, 구단에 광고를 유치해 세금을 아낀 일이 비난 받을 일이냐며 목소리 높였습니다.
특히, 불법 후원금이 아니라는 입장을 보여주려는 듯 '광고'라는 단어를 수 차례 강조했습니다.
[이재명 / 더불어민주당 대표 : 적법한 광고 계약을 하고 광고를 해주고 받은 광고 대가, 광고비를 굳이 무상의 후원금이라고 우깁니다.]
이 대표는 성남FC는 성남시 소유로 제3자 뇌물죄 적용 사례로 언급되는 '미르재단'과는 다르다고 강조하기도 했습니다.
이 대표는 그럼에도 불구하고 검찰은 이미 답을 정해놓고 있다, '답정기소'라며 검찰에게 진실을 말하는 건 의미 없고 진실은 법정에서 가려질 것이라고 밝혔습니다.
국민의힘은 이재명 대표가 오히려 거대 야당의 위세로 검찰 수사를 압박했다고 비판하며 수사에 협조해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습니다.
[정진석 /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 이재명 대표 자신의 블랙박스는 지웠는지는 몰라도 그 측근들의 블랙박스에 명백한 범죄 혐의가 다 남아 있다는 것은 만천하가 다 아는 사실입니다.]
[김미애 / 국민의힘 원내대변인 : 성남FC 비리, 대장동 비리, 변호사비 대납 비리 혐의 등을 받는 일개 연쇄 범죄 혐의자일 뿐입니다.]
[양금희 / 국민의힘 수석대변인 : 비리 공무원과 조직폭력배가 결탁한 흡사 '범죄와의 전쟁' 영화 한 장면이라고 봐도 무방할 것입니다.]
이런 가운데 검찰은 앞서 경찰이 불송치한 이 대표 장남의 불법 성매매 의혹에 대해 재수사를 요청했습니다.
검찰은 또 아들의 불법 도박 혐의에 대해서도 보완수사를 요청한 것으로 전해졌는데요.
대장동 비리 사건 등 이 대표를 향한 검찰 수사가 한창인 가운데 가족에 대한 수사까지 더해졌네요.
YTN 김대근 (kimdaegeun@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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