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영수 앵커, 박상연 앵커
■ 출연 : 윤성은 영화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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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박찬욱 감독의 영화 '헤어질 결심'이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아깝게 수상하진 못했습니다. 조금 전 발표된 골든글로브 소식, 윤성은 영화평론가와 짚어보겠습니다. 어서 오십시오.
좋은 소식 기다리신 분들 많았을 텐데 아깝게 수상을 못했습니다. 예상하셨습니까?
[윤성은]
불발을 예상한다는 것은 참 괴로운 일이기 때문에 저도 수상 가능성과 수상하지 못할 가능성이 50:50이라면 그래도 바람을 담아서 한 55% 정도 수상하지 않겠는가 예상을 했었는데요. 기대에 그치고 말았던 것 같습니다.
[앵커]
그렇군요. 일단 저희가 본격적으로 얘기 나누기에 앞서서 골든글로브 시상식이 어떤 시상식인지부터 설명해 주시면 좋을 것 같아요.
[윤성은]
골든글로브 시상식은 미국 현지 할리우드에서 활동하고 있는 외신기자협회에서 주는 상입니다. 그러니까 외신기자협회의 협회원들이 투표를 통해서 뽑게 되는 그런 시상식인데요. 구성원들이 그렇게 많지는 않아서 100명 미만으로 알려져 있고 그렇지만 최근 몇 년간 폐쇄적이라는 시선들 때문에 비회원들 한 50명 정도를 투표를 수여하겠다, 그렇게 밝힌 바 있습니다.
[앵커]
이번에 헤어질 결심이 수상만 못했다뿐이지 해외 영화계에서도 작품에 대한 반응은 뜨거웠요?
[윤성은]
그렇습니다. 국내에서도 많은 분들이 작년 한 해 동안 봤던 영화 중에 최고의 작품으로 많이 손꼽고 있고 또 국내에서는 당연히 또 많은 시상식에서 작품상을 비롯한 상들을 휩쓸어 왔는데요. 현지에서도 그렇고 칸 영화제에서 처음 공개됐을 당시부터 비평가들의 극찬을 받았고 또 감독상까지 수상하기도 했었죠. 그리고 북미 지역에서도 많은 비평가들이 작년 한 해 동안 가장 훌륭한 영화로 꼽기도 했습니다.
[앵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도 2022년 올해의 영화 이걸로 뽑았잖아요.
[윤성은]
그렇습니다. 그런 식으로 많은 셀럽들, 인플루언서들이 헤어질 결심에 대해서 정말 감명 깊게 봤다는 평가를 내놨는데요. 이번에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는 아쉽게도 수상을 하지는 못했습니다.
[앵커]
그러면 헤어질 결심을 이긴 작품은 어떤 작품입니까? 얼마나 대단하기에.
[윤성은]
아르헨티나 작품이 받았는데요. 아르헨티나 1985. 1985년이라는 작품이 받았습니다. 이 작품은 군사 정권의 가해자들을 심판하기 위해서 젊은 법률팀이 고군분투하는 내용을 담고 있는데 법정 드라마이면서도 검사들의 능력을 과대평가하거나 아기보다는 증언을 위주로 해서 증인들의 증언이 굉장히 중요한 소스가 되는 내용을 담고 있습니다. 그래서 아마도 기자들이 주는 상이다 보니까 역사성이라든가 사회성이 강조된 그런 작품에 주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그 작품 외에도 꽤 쟁쟁한 작품들이 많았잖아요.
[윤성은]
아마 지금 또 넷플릭스를 통해서 보실 수 있었던 작품이 서부전선 이상 없다라는 작품이 있었고 또 인도 영화로는 알알알이라는 작품이 있었는데요. RRR은 다른 부문에서 상을 수상하기도 했을 정도로 많은 관심이 있었던 작품인데 이런 작품들도 사실은 헤어질 결심과는 조금은 결이 다른 작품이었거든요. 전쟁의 참상을 고발한다든가 또 인도에서도 코미디 영화로 포장이 됐지만 독립운동가들 실제 있었던 실존인물들을 기반으로 했기 때문에 이런 부분들이 조금은 헤어질 결심과 달랐는데요.
오히려 그 점이 강점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을 했었죠. 왜냐하면 작년에도 드라이브 마이 카라는 하마구치 류스케 감독의 영화가 또 비슷한 드라마 형식을 띠고 있었기 때문에 그렇지만 올해는 아르헨티나 작품에 상을 수여하게 됐습니다.
[앵커]
아쉽게 이번에 수상에 실패를 했지만 좀 더 기대를 했던 이유 중의 하나가 최근에 해외에서 우리 작품들이 상을 많이 받지 않았습니까?
[윤성은]
그렇습니다. 그래서 저도 비전문가들이지만 주변분들이랑 이야기를 나눠보면 마치 한국 작품이 이렇게 할리우드 시상식에 후보로 오르는 것이 당연하게 느껴지고 그런 식으로 받아들이는 걸 볼 수 있었는데요. 사실 몇 년 되지 않았습니다. 정말 기생충이 거의 처음 물꼬를 틀어준 작품이기 때문에 사실 헤어질 결심이 최종 후보에까지 오른 것만 해도 계속해서 기생충 이후에 한국 작품은 아니지만 한국 문화를 담고 있는 미나리라든가 그리고 오징어게임의 배우 오영수 배우까지 수상에 성공을 했었기 때문에 이번에 또 박찬욱 감독 하면 또 해외에서도 봉준호 감독과 더불어서 작품성과 대중성까지 같이 잡는 그런 영화를 만드는 감독으로 굉장히 잘 알려져 있거든요. 이런 거장 감독의 영화가 골든글로브 시상식의 최종 후보에 올랐다는 것 자체만으로도 의미가 있습니다.
[앵커]
오늘은 수상을 하지 못했지만 그래도 앞으로 남아있는 시상식이 많이 있잖아요. 아카데미가 남아 있는데 골든글로브가 전초전으로 불리기도 하더라고요.
[윤성은]
아무래도 연초에 열리기도 하고 아카데미 시상식 외에도 다른 시상식들이 계속 줄줄이 있는데요. 제일 먼저 열리는 시상식이기 때문에 할리우드 현지에서 사실 이런 시상식에는 레이스라고도 하고 캠페인이라고도 하고 계속해서 같은 작품들이 경합을 벌이면서 가게 되거든요. 그랬을 때 현지 분위기를 볼 수 있는 그런 시상식이라서 전초전이라고는 하는데 사실 다른 시상식들과 비교해 봤을 때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시상식마다. 아카데미에서 수상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 아니냐 이제 이런 생각은 안 해도 될 것 같습니다.
[앵커]
투표하는 회원 자체가 성향이 다르기 때문일까요?
[윤성은]
맞습니다. 성향이 매우 다릅니다. 일단 말씀드렸다시피 외신기자협회에서 주는 상이라면 아카데미는 지금 일선에서 굉장히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현역 제작자, 감독, 배우들, 스태프들이 직접 뽑는 상입니다. 그리고 규모도 엄청나게 큽니다. 2000명이 넘어가는 그런 협회원들이 뽑기 때문에 여러 가지로, 저는 헤어질 결심 같은 경우에는 지금 수상이 불발돼서 드리는 말씀이 아니라 그전부터도 인터뷰에서 항상 아카데미에서 오히려 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을 것 같다. 왜냐하면 이런 영화를 만들기 얼마나 어려운지 영화를 현장에서 뛰면서 만드는 사람들이 더 잘 알고 있지 않나라는 생각을 해 봅니다.
[앵커]
기선제압에는 실패했지만 뒷심을 발휘했으면 좋겠고요. 역시 우리가 상을 받지 못해서가 아니라 골든글로브가 잡음이 있지 않았습니까?
[윤성은]
그렇습니다. 인종 문제라든가 그리고 워낙 작은 조직이다 보니까 거기에서 폐쇄적일 수도 있고 거기서 일어나는 부정부패 의혹도 있었고요. 여러 가지 점에서 비판적인 시선들이 있었고 아카데미도 사실은 화이트 오스카라고 해서 많은 비판이 있었지만 좀 그것을 쇄신해나가려는 노력을 보여줬다면 골든글로브는 거기에 있어서 더디게 가고 있는 편이기는 하거든요.
올해 수상작들을 보면 그래도 여러 가지 인종적인 측면이라든가 문화적인 측면에서 조금은 달라진 모습이 보인다고도 할 수 있는데 앞으로 점점 더 많은 개선이 필요한 부분인 것 같고요. 분명히 그런 비판적인 시선들 때문에 NBC라는 방송국에서도 방영하지 않겠다, 방송하지 않겠다라는 의향을 작년 같은 경우에 밝히기도 했었습니다.
[앵커]
쇄신하려는 움직임이 아카데미에 비해서 비교적 더딘 이유는 따로 있습니까?
[윤성은]
아무래도 구성원들의 자존심이라든가 그 안에서의 권력, 알력이라든가 이런 부분들이 있지 않나 싶습니다. 외신기자협회는 다양한 국가들에서 온 수십여 개국에서 온 기자들의 조합이다 보니까 조금은 새로운 것들을 만들어가고 하는 데 있어서의 그 단합도 느린 편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마지막으로 헤어질 결심이 남은 시상식에서 얼마나 활약을 할 수 있을까요? 전망을 부탁드립니다.
[윤성은]
아까 조금 말씀을 드렸다시피 지금 헤어질 결심이 작년에 10월달에 북미에서 개봉한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레이스를 펼치기에는 조금 시간이 적었다는 평가도 있고요. 그렇지만 아카데미 시상식은 올해 3월 말에 열리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아직 시간이 충분하고, 지금 조금씩 현지에서도 뭔가 텐션을 끌어올리고 있다라는 반응이 나오고 있어서요. 그렇다면 3월 달에 있을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좀 좋은 결과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앵커]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지금까지 윤성은 영화평론가와 이야기 나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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