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승우 기자 = 아동문학계 최대 상금 규모를 자랑하는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을 한국 작가 중 처음 받은 백희나(49)는 인기 작가임에도 제대로 경제적 보상을 못 받은 대표적인 작가로 꼽힌다.
2004년 출간한 대표작 '구름빵'은 2005년 볼로냐 국제아동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상'을 안겼고 이후 세계 각국에 수출돼 현재까지 약 45만부가 팔린 것으로 집계됐다. 이게 끝이 아니라 애니메이션, 뮤지컬, 캐릭터 상품 등 2차 콘텐츠로 가공돼 수천억 원의 가치를 창출한 것으로 추산됐다.
하지만 정작 작가 본인한테 배당된 경제적 수익은 미미했다. 백희나가 2003년 신인 시절 저작권을 인정받지 못하는 '매절(買切)' 계약을 하는 바람에 인세 수입 등을 포함해 1천850만원을 받은 게 전부다.
'구름빵'은 '원 소스 멀티 유즈'의 모범적 대표 사례로 남았지만, 저자 백희나는 메가 히트에도 금전적 보상을 제대로 받지 못한 작가의 대표 사례로 기록되는 아이러니였다.
백희나는 해당 출판사인 한솔교육, 한솔수북 등을 상대로 저작권 소송을 걸었지만 1심과 2심 모두 패소했고, 최근 상고해 대법원 판결을 기다리는 중이다.
다만 작가 본인도 결과를 그리 낙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신인 작가가 불리한 저작권 관행에 그저 경종을 울렸으면 하는 심정에서 소송을 진행했다고 한다.
그는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어차피 승산이 있어서 시작한 싸움이 아니었다. 신인 작가들에 저작권 계약 조건이 너무 불리하다는 것을 알리려고 한 일"이라며 "계란으로 바위 치기인 것을 알면서도, 이런 일들이 만연하다는 걸 알리고 싶어서 소송을 시작했다"고 말했다.
백희나 작가
[연합뉴스 자료사진]
이처럼 오랫동안 가슴앓이를 한 백희나에게 '삐삐 엄마'가 뜻밖의 선물을 안겨줬다.
아스트리드 린드그렌상은 세계적인 캐릭터 '말괄량이 삐삐'를 탄생시킨 스웨덴 여성 동화작가 아스트리드 린드그렌(1907~2002)을 기리고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