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요즘 서울 홍대 거리가 붉은색으로 바뀌고 있습니다. 미끄러지는 걸 막아주는 붉은색 페인트를 바닥에 칠해서 안전사고를 막고 관광 특화 거리를 만들겠다는 게 지자체 생각입니다.
과연 효과가 있을지 김혜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홍대입구역에서 당인리 사거리까지.
2km 길이의 홍대 도로는 요즘 빨간색 페인트로 칠해지고 있습니다.
이 페인트는 미끄럼 방지 포장재입니다.
마포구는 이태원 참사 재발을 막고 관광 특화 거리를 조성하겠다며 여기에 '레드로드'라는 이름을 붙였습니다.
시민들은 의아하다는 반응입니다.
[이수경/시민 : 기울기가 그렇게 각도가 있지 않은데 굳이 미끄럼 방지를 할 필요가 없을 것 같고요.]
[미관상 예뻐 보이나요?]
[류재형/시민 : 그냥 별로예요.]
[임채윤/시민 : 저도 사실….]
현장을 둘러본 전문가는 CCTV 모니터링, 빅데이터 활용 등이 더 효과적이라고 설명합니다.
[강명구 교수/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 (미끄럼 방지 페인트는) 여러 가지 한계가 있죠. 내구성이 약해서… 초반에는 괜찮은데 6개월 정도 지나면서부터 마모되기 시작하면 오히려 더 미끄러울 수도 있는 문제도 있고.]
게다가 홍대 거리의 안전을 위협하는 요인은 따로 있습니다.
레드로드 중 가장 인파가 몰리는 어울마당로는 가운데가 인도, 양옆이 보행자와 차가 함께 다니는 보차혼용도로입니다.
거리 공연을 할 때마다 구경하는 인파와 지나가는 시민들, 차량들까지 한꺼번에 엉키면서 이 일대는 마비가 될 정도입니다.
차와 사람들이 부딪힐뻔한 아찔한 상황도 자주 목격이 됩니다.
점포 문 앞이 바로 길로 이어져 안전사고 위험도 높습니다.
[인근 상인 : 냉면 먹고 내려오면서 애들 같은 경우 '어머'하고 튀어나온다고요. 차에 부딪힐 위험성이 있어요.]
[강명구 교수/서울시립대학교 도시공학과 교수 : 사람이 보행하는 데 최소폭이 1~2.5m인데 중간에 이 전주 같은 게 있잖아요. 이게 차도라면 사실은 인도가 없는 상태예요.]
[인근 상인 : (인도에 차가) 못 가게 해 놨는데 이게 더 나빠.]
[인근 상인 : 상인들이 물건을 받아야 되는데 그 차가 여기다 주차를 해 놓고 물건을 하차하면 어떻게 하겠어요. 뒤에 차들이 계속 기다려야 되잖아요. 차들이 (인도) 사이로 들어가서 물건을 내리거든요.]
레드로드를 차 없는 거리로 잘못 알기도 합니다.
[백하늘/시민 : 여기는 아예 차 못 들어오는 줄 알고 저희가 다니는 길이라고 생각했어요.]
이태원 참사 재발 방지를 위해 서울시에서 받은 예산 4억 원을 '레드로드'에 투입한 마포구는 골목길이나 비탈길에도 미끄럼 방지 페인트 작업을 하겠다면서, 매년 두 차례 레드로드 성능 점검을 하겠다고 설명했습니다.
(영상취재 : 김태훈, 영상편집 : 홍경실)
김혜민 기자(kh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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