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unFun 문화현장]
<앵커>
토마토나 딸기, 오이처럼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는 먹을 거리에도 음과 양이 공존합니다. 중견작가 최혜인은 음양의 갈등과 조화를 통한 생성의 힘을 포착해 냅니다.
문화현장, 이주상 기자입니다.
<기자>
[해빙 / 4월 6일까지 / 아트레온 갤러리]
푸르고 붉은 두 개의 토마토가 살을 맞댄 채 붙어 있습니다.
몸통은 둥그렇고 부드럽지만, 사방으로 뻗어 나가는 꼭지는 거칠고 억세 보입니다.
푸른색의 딸기 과육은 안정적으로 중심을 잡고 있는데, 수없이 박혀 있는 빨간 열매들은 날카롭게 자신을 내세우고 있습니다.
부드러운 육질의 오이를 감싼 껍질에 가시 같은 돌기들이 돋아있고, 뭉툭한 꼭지는 단단하게 버티고 서 있습니다.
부엌에서 마주친 야채와 과일에서 작가는 음과 양의 공존과 조화를 읽어냅니다.
[최혜인/작가 : 음에서 양으로 움직이고, 계속 뭔가 꼬물꼬물 움직이는 것, 어떤 두 가지의 힘이 항상 만나서 모든 걸 생성시키는 힘이 있지 않나.]
공존과 조화 과정의 내적 충돌이 만들어내는 변화의 움직임을 회화적으로 표현했습니다.
선명하지 않고 겹쳐지는 외곽선과 번지는 듯한 붓질로 역동성을 극대화하는 것입니다.
얼음이 녹아 풀리고 기운이 생성하는 봄날, 골드 키위의 과육이 그 에너지를 폭발시키기도 합니다.
[최혜인/작가 : 아 사물을 이렇게 볼 수도 있구나, 이런 낯선 걸 좀 경험했으면 좋겠어요. 뭐 그런, 사물을 낯설게 보는 걸 이 친숙한 사물에서 발견하는 그 즐거움, 그런 거를 좀 기대합니다.]
먹거리라는 쉽게 지나칠 수 있는 대상에서 생명의 힘, 자연의 섭리를 깨닫는 것입니다.
생동하는 생명의 초상화이자 풍경화입니다.
(영상편집 : 정용화, VJ : 오세관)
이주상 기자(joos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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