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의 탄핵 심판 선고를 앞두고 작성된 '계엄 문건' 의혹의 핵심 인물,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오늘(29일) 귀국해 검찰에 체포됐습니다. 해외에서 사실상 도피 생활을 이어온 지 5년여 만으로 검찰은 관련 사건에 대한 수사를 재개할 예정입니다.
최규진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2017년 3월, 전직 대통령 박근혜 씨의 탄핵 심판을 앞두고 작성된 국군기무사령부의 문건입니다.
탄핵 심판 이후를 가정해 계엄령을 검토한 내용이 담겼습니다.
계엄사 구성과 국회와 언론 통제 방안, 광화문과 여의도 등에 군대를 투입한다는 구체적인 계획도 포함됐습니다.
문건 작성을 지시한 인물로는 조현천 전 기무사령관이 지목됐습니다.
지난 2018년 국회를 통해 문건이 공개된 뒤, 검찰과 군은 합동수사단을 꾸려 3개월간 수사를 벌였습니다.
하지만 미국에 있던 조 전 사령관이 종적을 감추면서 수사는 벽에 부딪혔고 기소가 중지됐습니다.
[노만석/당시 군·검 합동수사단장 (2018년 11월 7일) : 이 사건 전모 및 범죄의 성립 여부를 최종적으로 판단하기 위해 핵심 피의자인 조현천 전 사령관을 조사할 필요가 있으나 현재까지 소재가 불명한 상태입니다.]
조 전 사령관은 사실상 도피 생활을 해오다가 지난해 9월 현지 변호인을 통해 귀국 의사를 밝혔습니다.
계엄 문건의 진실 규명을 위해 자진 귀국해 검찰 수사에 협조하겠다는 뜻을 밝힌 걸로 전해집니다.
이후 입국을 미뤄오다가 어젯밤 미국 애틀랜타에서 인천공항에 도착하는 한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습니다.
출국한 지 5년 4개월 만에 귀국한 조 전 사령관은 오늘 오전 공항에 입국하자마자 곧바로 검찰에 체포됐습니다.
하지만 조 전 사령관의 갑작스러운 귀국이 자신에게 유리한 상황이 됐다는 판단이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앞서 여당인 국민의힘은 지난해 9월, 기밀 문건을 의도적으로 유출해 기무사 해체를 주도했다며 문재인 정부 송영무 전 국방부 장관 등을 검찰에 고발했습니다.
이를 두고 야당인 민주당은 기획 입국이 의심된다고 주장한 바 있습니다.
검찰은 조 전 사령관을 압송한 뒤 곧바로 본격적인 수사를 재개할 방침입니다.
최규진 기자 , 임인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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