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오늘(29일) 밀착카메라는 백패킹의 성지가 된 인천의 한 섬에 가봤습니다.
그런데, 때묻지 않은 자연을 자랑하던 섬이 어떻게 변했는지 권민재 기자가 보여드리겠습니다.
[기자]
인천 무의도의 한 바닷가, 이국적인 초원 앞에 푸른 바다가 펼쳐집니다.
한국의 '세렝게티'라는 별칭까지 붙으며 백패킹의 성지가 됐습니다.
날이 저물고, 매서운 바람에도 저녁 식사를 준비하느라 분주합니다.
그런데 풀숲 사이로 보이는 불꽃, 장작으로 불을 피우는 사람들입니다.
[{근데 여기 모닥불 돼요?} 여기선 불 피우면 안된다고 돼 있으니까 화롯대를 가져온거고.]
5년 전 이 곳의 장작불이 산불로 번져 주민들이 장작 사용을 금지하는 푯말도 세워뒀습니다.
[김재곤/주변 농민 : 막 119도 못 들어가고 차도 못 들어가고. 배 타고도 오고. 막 그랬어요.]
다음날 아침, 떠나는 사람들의 등 뒤로 쓰레기 봉투가 흔들거립니다.
분리수거장도, 화장실도 없는 평야라 하루동안 생긴 쓰레기를 다시 챙겨 가야 합니다.
[이언진/서울 구로동 : 국물도 그냥 바닥에 버리거나 그러면 땅에 스며들고…국물도 페트병에 챙겼어요.]
그런데 입구에 가까워질수록 쓰레기가 많아집니다.
입구엔 이렇게 쓰레기를 가져가 달라는 말과 함께 관리인의 전화번호까지 적혀 있는데요.
하지만 바로 아래에 이렇게 돗자리와 맥주캔 같은 쓰레기가 널브러져 있습니다.
먹다 남은 고추장이 통째로 풀 속에 버려져 있습니다.
아침에 다시 와보니 어제는 없던 쓰레기들이 새로 보입니다.
캠핑을 하고 누군가 두고 간 것들인데요. 고기를 구워 먹었을 석쇠도 그대로 방치돼 있고요.
냄비와 그 안에 두루마리 휴지까지 있습니다.
먹고 남은 술병도 있고요.
생활 쓰레기들은 종량제 봉투에 버려진 채로 그대로 방치돼 있습니다.
종량제 봉투를 보니 지역도 다양합니다.
[{여기 맥주캔은 원래 있던 거예요?} 옆에 있던 사람들이 버리고 갔어요. {버리는 것도 보셨어요?} 아뇨, 보진 못했는데.]
[김명환/경기 수원시 권선동 : 작년에 비해 (쓰레기가) 더 많아진 것 같아요. (박스에 쌓인 쓰레기) 이런 건 없었어요. 애초에.]
'물티슈를 금지한다'고 적혀있지만, 보물찾기에서 보물을 숨겨놓 듯 바위 사이, 수풀 사이, 곳곳에 있습니다.
용변을 보고 버려둔 겁니다.
[저희는 챙겨 가요. 여기 오는 사람들은 다른 사람 위해서 이렇게 해야 하잖아요.]
물티슈는 바람에 날리고, 분해도 되지 않습니다.
동물이 먹고 탈이 나기도 합니다.
[강경완/경기 시흥시 신천동 : 최소한 이런 자연 즐기려면 더 더럽히지는 않아야 하지 않나 싶어요.]
캠핑을 하려면 텐트와 배낭 같은 준비물들이 필요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작고 가벼운 것, 바로 쓰레기 봉투입니다.
빈 봉투에 쓰레기를 잘 담아서 가져간다면 캠핑장이 쓰레기장이 되는 모습은 없지 않을까요.
밀착카메라 권민재입니다.
(작가 : 유승민 / VJ : 김원섭·김대현 / 영상그래픽 : 장희정 / 인턴기자 : 정의서)
권민재 기자 , 김영선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