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달 초 환경영향평가가 통과되면서 제주 제2공항 건설이 탄력을 받게 됐지만, 여전히 환경 문제가 남아있습니다. 지금 개발로 제주 자연 환경이 절반 가까이 훼손된 상태인데, 공항이 건설되면 더 잃을 수 밖에 없습니다.
조소희 기자가 현장 취재했습니다.
[기자]
자로 잰 듯 층층이 쌓인 바위는 천연기념물로 지정된 '해식애'입니다.
제주 남서쪽 수월봉인데 멸종위기종 물수리와 새들이 발견된 곳입니다.
산간 지역에 있는 쳇망오름은 푸르고 푸릅니다.
삼나무가 수백 년 전 모습 그대로 오래 자랐습니다.
환경 가치 1등급 지역들입니다.
이런 자연 요소들을 반영해 연구팀이 제주 전역을 1~5등급으로 평가했습니다.
수치로 환산한 '환경 자원 총량'은 지난해 52.84%, 남은 '환경 가치'가 원래의 절반 정도란 얘깁니다.
[전성우/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 중산간 쪽에 땅들을 사서, 특히 중국 자본들이 들어와서 여기를 많이 개발했습니다.]
수도권을 같은 방식으로 평가하면 '자원 총량'이 40% 정도 나옵니다.
제주 역시 수도권처럼 '난개발'에 가까운 상황입니다.
[전성우/고려대 환경생태공학부 교수 : 개발은 할 수 있다. (다만) 없어진 부분에 대해 복원을 더 하라는 거고요. 지금 너무 손실이 많으니까 원형 보전을 더 해라…]
하지만 제주에는 대형 토목 공사가 또 예고돼 있습니다.
지난 8일 제2공항 건설이 환경부 '조건부 동의'를 얻었는데 서귀포시 성산읍 일대가 예정지입니다.
동굴과 숨골 등 제주 특유의 환경 자원이 넓게 분포된 지역입니다.
[강원보/제주 제2공항 저지비상도민회의 집행위원장 : 특히 활주로에 동굴이 있다면 그거는 완전히 부숴서 압착해서 꽉꽉 안 채우면 안 되는 것이기 때문에 다 없어진다고 보면 되죠.]
오늘 주민 의견 수렴 행사가 처음 열렸고 찬반이 맞섰습니다.
포화 상태인 기존 공항을 보완할 새 공항이 필요하다는 요구와 제주 환경 가치가 훼손될 거란 우려가 맞섰습니다.
2015년 제2공항 계획 발표 뒤 8년 째 이어지는 논란입니다.
어쩌면 찬반 그 자체보다 훼손된 환경 자원을 어떻게 복원할지 고민해야 할 시점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성혜)
조소희 기자 , 문석빈, 이지수, 이화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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