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검수완박 과정에서 위장 탈당 논란이 있었던 무소속 민형배 의원의 복당을 놓고 민주당이 시끄럽습니다. 헌재에서 위법성이 있음을 인정했죠. 위장 탈당과 안건조정위 무력화 등을 가리킨 건데요. 민 의원은 정면 반박하면서 복당 의사를 밝히고있습니다. 당내, 친명·비명계의 의견도 엇갈리고 있는데, 관련내용을 '줌 인'에서 짚어봅니다.
[기자]
처럼회, 민주당 내 친명 성향이 짙은 강성 초선 의원 모임이죠. 최강욱 의원이 검찰 등 권력 기관 개혁과 관련해 만든 공부모임인데요. 오늘 '줌 인'은 처럼회에 소속된 의원 2명에게 포커스를 맞춰볼까 합니다. 먼저 대변인직에서 내려온 김의겸 의원부터 줌 인해보겠습니다.
[박성준/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지난 27일) : 공보라인에서 '대변인들에 있어서의 집중도를 좀 높이자'라고 하는 의견들이 좀 많았습니다. 그런 면에서 이번에 대변인을 그렇게 임명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민주당, 이번 당직 개편 때 대변인단을 축소했습니다. 표면적으로는 김 의원이 대변인 자리에서 자진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하지만 김 의원, 대변인을 맡고 있는 동안 여러 차례 가짜뉴스 논란의 중심에 섰습니다. 가장 최근이 지난 22일입니다. 김 의원은 검찰에 기소된 이재명 대표의 당직 정지를 논하는 당무위원회 결과를 발표했는데요. 일부 기권표가 있었지만 이 대표의 당직 유지가 만장일치로 의결된 것처럼 밝혔죠. 이후 전해철 의원이 기권표를 던진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습니다. 전 의원이 김 의원에게 해당 내용을 추가 브리핑해달라고 요청했기 때문입니다.
[김의겸/당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지난 23일) : '정치 탄압 등 부당한 이유가 있다' 이걸 인정할지, 말지가 어제 당무위원회에 올라온 안건입니다. 그래서 이 안건에 대해서는 전해철 의원이 말씀하시지 않으신 거고 그전에 소집 절차에 대해서 말씀을 하신 거기 때문에 저는 (전날 브리핑에서) '반대가 없이 통과가 됐다' 그렇게 표현을 한 겁니다.]
김 의원이 일부러 해당 사실을 숨겼다는 지적이 일었죠. 김 의원은 "잔기술을 썼을 뿐"이란 해명으로 피해갔는데요.
[김의겸/더불어민주당 의원 (페이스북 음성대역) : 나는 당의 대변인이다. 당의 PR을 맡고 있다. 피할 건 피하고 알릴 건 알리는 게 피알(PR) 이라고 하지 않나? 거짓말은 하지 말아야겠지만 곤란한 질문은 피해가라고 대변인을 맡긴 것이다. 그 정도의 '잔기술'은 이쪽 업계에서는 통용되고 있다고 생각한다.]
'잔기술'을 잘못 썼다 고개를 숙였던 적도 있습니다. 지난해 11월엔 주한 EU 대사의 발언을 왜곡 발표한 사실이 드러난 건데요.
[김의겸/당시 더불어민주당 대변인 (지난해 11월 8일) : EU대사가 '북한이 도발 수위를 높여가고 있는데, 현재 윤석열 정부에서는 대화 채널이 없어서 대응하는 데 한계가 있는 것 같다' 자신이, (EU)대사가요. '김대중·노무현 대통령 때는 긴장이 고조가 돼도 대화 채널이 있었기에 교류를 통해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EU 대사가 항의하자 그제서야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했는데요. 사실 이 두 사례도 다음 사례에 비하면 파장이 미약했던 편입니다.
[김의겸/더불어민주당 의원 (지난해 10월 24일) : 청담동에 있는 고급스러운 바였고요. 그 자리에는 그랜드 피아노가 있었고 첼로가 연주됐습니다. 기억나십니까?]
[한동훈/법무부 장관 (지난해 10월 24일) : 일단 질문 다 해주시면 제가 답 드리겠습니다. {아니, 석 달 전인데 답변을 못하시나요?} 의원님은 계속 저한테 허황된 거짓말만 해놓은 다음에 끝난 다음에 사과도 안 하시잖아요.]
언론인 출신인 김 의원, 국정감사장에서 공개적으로 '청담동 심야 술자리 의혹'을 제기했는데요. 해당 의혹은 사실상 거짓으로 판명돼가고 있죠. 김 의원은 당시 유튜브 채널 '더탐사'와 협업했다고 밝혔는데요. 법원마저 팩트 체크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진실로 볼 타당한 근거가 없다"며 더탐사에 관련 영상을 삭제하라고 지시한 겁니다.
[A씨/첼리스트 (유튜브 'TV조선') : 김의겸 의원이 물론 직설적으로 발언을 해서 그런 일이 벌어졌죠. 팩트 체크 안 됐는데 그걸 가지고 얘기한다는 것은 정말 자격이 없다고 생각했어요. 모든 국민들이 다 보고 있는 곳인데…]
이제 남은 건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의 법적 다툼 뿐인데요.
[김의겸/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 겸 대변인 (쿠팡플레이) : {십.} 십억… 한 장관님 너무 많습니다. {억} 억 소리가 나네요. 제 입에서.]
김 의원, 그래도 이제는 마음의 짐을 한결 덜었나 봅니다. 최근 동물원을 탈출해 화제가 된 얼룩말 '세로'가 되겠다는 다짐을 밝혔죠.
[김의겸/더불어민주당 의원 (음성대역) : 이제 내려놓으니 홀가분하기 그지없습니다. 그렇다고 윤석열 정부와의 싸움에서 고삐를 늦추지는 않으렵니다. 더 자유롭고 당당하게 맞서겠습니다. 동물원을 탈출한 얼룩말 '세로'처럼 훨훨 활보하겠습니다.]
당장 국민의힘에선 '고삐 풀린 망아지'란 비판이 쏟아졌는데요.
[김근식/전 국민의힘 비전전략실장 (페이스북 / 음성대역) : 제발 자중하세요. 공당의 대변인으로 부적합해서 짤린 건데, 얼룩말처럼 훨훨 날겠다니. 참 착각도 자유입니다. '고삐 풀린 망아지'짓 하지 말고 반성하고 자숙하기 바랍니다.]
김 의원, 애초부터 동물원을 탈출한 얼룩말 체질이었나 봅니다. 대변인을 그만두자 '잔기술'보다 '정공법'으로 승부하는 모습을 보인 건데요. 지난 27일 열린 법사위에서는 한동훈 장관을 상대로 설욕전을 벌였습니다. 정확한 팩트체크로 한 장관의 허를 찌른 겁니다.
[김의겸/더불어민주당 의원 (3월 27일) : 정순신 변호사, 대검 부대변인까지 했던 사람입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3월 27일) : 대검 부대변인 했다고요? 진짜요? 잘못 알고 계신 것 같은데요. 저는 처음 보는 얘기인데요.]
[김의겸/더불어민주당 의원 (3월 27일) : 대검 부대변인 나와있습니다. 2011년 9월입니다.]
[한동훈/법무부 장관 (3월 27일) : 제가 모를 수도 있습니다. 대검 부대변인을…]
[김의겸/더불어민주당 의원 (3월 27일) : 아니, 법무부 인사검증단 최고 참모로 있는 분이 기본적인 이 법조인 대관에도 나오는 그 경력을 모르고 그냥 넘어갈 수 있습니까?]
자, 처럼회 소속 두번째 인물로 넘어가볼까요. 김 의원이 얼룩말이라면 이 분은 야생마로 볼 수 있을 거 같습니다. 말 그대로 현재 소속이 없기 때문인데요. 무소속 민형배 의원입니다.
[JTBC '정치부회의' (지난해 4월 20일) : 지금부터 제가 이제 화이트보드를 들고 설명을 해드릴텐데요. 그래서 그 상황에서 민주당이 다시 초강수를 둔 게 이게 법사위 소속 다른 의원 한명을 탈당을 시키기로 한 겁니다. 그래서 민형배 의원이 여기 법사위 소속인데 이 민형배 의원을 탈당을 시킨 다음에 그럼 박광온 위원장이 민 의원을 뺀 나머지 민주당 의원 중에서 3명을 여당 몫으로 임명을 하고 야당 몫 1명으로 무소속 의원이 된 민형배 의원을 집어넣을 수 있는 겁니다.]
김의겸 의원처럼 잔기술을 썼다고 봐야 할까요? 민주당 소속이던 민 의원, 지난해 4월 검수완박 법안을 법사위에 상정시키는 과정에서 '꼼수 탈당' 혹은 '위장 탈당' 논란을 빚었죠. 당시 민주당을 탈당한 민 의원은 안건조정위원회에 비교섭단체 의원 몫으로 참석하면서 안건조정위를 무력화시켰는데요. 이번 헌법재판소의 검수완박법 처리에 대한 권한쟁의심판 결과, 쉽게 말하면 '결과를 뒤집을 순 없지만 과정은 부당했다'였죠. 헌법 재판관 9명 중 5명이 조정안 가결 과정이 국회법을 위반했다고 본 건데요. 다만 민 의원은 여전히 위장 탈당에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맞서고 있습니다.
[민형배/무소속 의원 (KBC '백운기의 시사1번지' / 어제) : 제가 탈당을 한 것은 '검찰의 수사권을 축소하는 것이 시대적인 추세고 세계적인 추세다. 우리도 그렇게 해야 된다'라고 한 거였거든요. (헌재도) 그게 잘못됐다고 하지 않았잖아요, 누구도. 그다음에 자꾸 저한테 위장탈당, 검수완박 이런 표현을 쓰는데 이거는 그쪽의 그야말로 정치선동의 언어예요.]
결과만 얻을 수 있다면 수단은 어찌 됐든 상관 없나 봅니다.
헌재는 당시 법사위 가결 과정이 국회법의 어떤 조항을 위배했는지 자세히 밝혔죠. 제57조와 제58조에서 모두 5개 항목, 그리고 헌법 제49조도 위반했다고 분명히 지적했는데요. 하지만 민 의원은 오히려 법사위의 심의·표결권 침해를 인정한 헌법 재판관 5명을 향해 쓴소리를 뱉었습니다.
[민형배/무소속 의원 (KBC '백운기의 시사1번지' / 어제) : 인용 의견을 낸 분 다섯 분은, 그런데 이게 사실판단에 근거한 것이 아니고 추단·추론에 근거해서 얘기를 합니다. 그러니까 여기는 가치판단을 하고 있어요. 평가를 하는 겁니다, 제 행위에 대해서. 근데 법조인이, 법원이, 판사가 평가를 해도 될까요?]
헌법재판관, 사실 관계와 법적 근거에 따라 판단을 내리는 게 주요 업무죠. 각 개인이 헌법기관이라는 국회의원이 헌재의 기능에 의문을 표한 셈인데요.
한 발 더 나아가 민 의원은 민주당 복당을 희망한다는 의사까지 밝혔습니다. 결국 검수완박법 가결을 위한 1회용 탈당이었음을 자인한 꼴인데요. 사실 탈당 후에도 처럼회 활동은 지속해왔죠. 민주당에서도 처럼회 의원들을 중심으로 민 의원의 복당 절차를 진행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데요. 나머지 헌법 재판관 4명의 소수의견에 방점을 찍은 겁니다.
[황운하/더불어민주당 의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지난 24일) : 또 헌재 결정문 내용을 보면 '민형배 의원의 탈당이 국회법상 아무 문제가 없다'라는 내용도 들어가 있습니다. 그래서 법률적으로 문제가 없는 탈당이었고, 위장탈당이라는 정치적인 공격을 받고는 있지만 그래서 이 부분에 대해서는 신속하게 당사자의 의사를 확인해서 복당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해야 한다고 봅니다.]
하지만 비명계는 민 의원의 복당을 반대하는 분위기죠. 꼼수 탈당과 안건조정위 무력화 문제는 사과해야 한다는 겁니다.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 정면승부' / 지난 27일) : 심의·표결권을 침해하고 안건조정제도를 무력하게 한 그 위장탈당 문제는 그것은 용납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되고, 복당은 반대합니다.]
자, 오늘(29일)은 최근 이목을 끌고 있는 민주당 처럼회 소속 두 사람의 소식을 정리해드렸습니다. 처럼회 소속이란 점 외에도 '잔기술'과 '꼼수'라는 측면에서 상통하는 듯한데요. 오늘 '줌 인' 한 마디는 영화의 한 장면으로 갈음하겠습니다.
아귀한테는 다시 밑에서 한 장 이제 정마담에게 마지막 한장
동작 그만 밑장 빼기냐? 내 패하고 정마담 패를 밑에서 뺐지? 내가 빙다리 핫바지로 보이냐 이XX야?
- 영화 '타짜'
박준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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