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국내 한 대기업 계열사의 수련회 자리에서 성경 공부와 예배를 강요했단 주장이 나왔습니다. 회사는 자유로운 행사였다고 말하지만, 직원들은 억지로 참석할 수 밖에 없었다고 말했습니다.
윤정주 기자입니다.
[기자]
[강원 평창군 (지난 2월) : 할렐루야 주를 찬양 할렐루야 주를 찬양…]
강당에 모인 사람들이 손뼉을 치며 찬송가를 부릅니다.
설교도 이어집니다.
[목사 : 우리 부서를 우리 일터를 이랜드를 세워나가는 여러분들의 잠시나마의 시간이 되기를 주님의 이름으로 축복합니다.]
이랜드 그룹의 유통 계열사 이랜드 리테일의 직원 수련회 현장입니다.
주말이 포함된 2박3일 일정표에는 '회복과 하나됨'이라는 주제와 함께, '직원들의 신앙문화 회복'를 행사의 첫 목표로 내세웠습니다.
실제로 종교 관련 일정이 빼곡히 들어차있습니다.
저녁마다 두 시간씩 기도나 집회가 있고 아침 40분동안은 성경 공부를 하기로 돼 있습니다.
당시 참가자는 서면 인터뷰에서 "기독교를 무조건 믿으라"는 설교를 들었다며 "직원들 사이에서 거부감이 컸다" 고 말했습니다.
회사 측에서 "자유롭게 참석하라"고 했지만 "개인 사정으로 불참하면 다른 직원과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사실상 참여를 강요했다고도 주장했습니다.
논란이 되자 이랜드 리테일 측은 "행사 참여는 자율이었고 직원 만족도도 높았다" 고 해명했습니다.
그러면서 "기독교 문화의 회사이고, 업무 스트레스를 치유하는 자리였다"고 강조했습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근로기준법에 어긋날 수도 있다고 지적합니다.
[심준형/노무사 : 종교의 자유를 보장받지 못하고 노동력을 제공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마련했다면 강제근로 금지 원칙에 반하는 행위라고 볼 수 있을 것으로 보이고요.]
(영상디자인 : 오은솔)
윤정주 기자 , 유연경, 유형도
JTBC의 모든 콘텐트(기사)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Copyright by JTBC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