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정부가 국고 보조금을 지급받는 비영리 민간 단체들의 보조금 사용 실태를 조사하고 있는데요. 지난 3년 동안 2백 억 원 넘는 돈이 용도와 다르게 쓰였습니다. 저희가 취재해 보니 개인 해외여행, 개인 학원 운영 같은 곳에 쓰였습니다.
강희연 기자입니다.
[기자]
국제 문화교류 관련 활동을 하는 한 비영리 민간단체입니다.
[OOO 안 오셨는데…{출근은 안 하신 거예요?} 지금 바빠서요.]
해당 단체 임원 A씨는 국고보조금 약 1400만원을 개인 해외여행 등에 쓴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또 실제 만들지 않은 각종 트로피와 기념품 제작비 1900만원과 현금 200만원을 개인 계좌로 받기도 했습니다.
이렇게 적발된 액수는 약 3500만원에 달합니다.
A씨는 "증빙이 부족했던 지점이 있었지만, 개인 여행은 아니"라고 해명했습니다.
또 다른 민간단체 대표 B씨는 지난 2021년 지역 맞춤형 일자리 창출 사업을 하겠다며 국고보조금 약 2800만원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B씨는 해당 보조금 일부를 자신이 근무했던 학원의 물품 등을 사는데 썼습니다.
실제 해당 단체는 입간판도 없이 학원과 같은 주소지를 쓰고 있어 사실상 '유령단체'란 지적을 받았습니다.
학원 관계자는 "학원에서 관련 교육을 진행했고, 보조금은 강사료 등으로 지급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처럼 이번 조사에서 드러난 국고보조금 부정지급액수는 지난 3년간 200억원 이상에 달합니다.
대통령실은 이르면 다음주 조사 결과를 발표하고 제도 개선에 나설 계획인데, 기재부 산하에 '보조금 집행 검증단'을 신설해 매년 약 5조원 규모의 민간단체 보조금을 별도 관리할 계획인 것으로 파악됩니다.
정부 관계자는 "부정비리가 있던 사업들에 대해 구조조정하고 예산 규모도 줄이게 될 거라"고 설명했습니다.
(영상디자인 : 이창환)
강희연 기자 , 이현일, 배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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