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동거하던 여성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은 30대 남성이 해당 여성에게 흉기를 휘두르고 납치, 도주한 끝에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피해자는 숨진 채 발견됐습니다.
송승환 기자입니다.
[기자]
서울 금천구의 한 상가 지하주차장에 30대 남성 김모씨가 차량 사이로 숨습니다.
잠시 뒤 한 여성이 주차장으로 들어오자 김씨가 몸을 일으킵니다.
도망치는 여성을 붙잡고 넘어뜨린 뒤 흉기를 휘두릅니다.
그러더니 쓰러진 여성을 끌고 차에 태웁니다.
이상하게 여긴 사람들이 우물쭈물하는 사이 차가 건물을 빠져나갑니다.
김 씨는 약 8시간 뒤 경기도 파주에서 경찰에 붙잡혔습니다.
주차장 바닥에 묻은 핏자국을 이상하게 여긴 건물 관리소장이 경찰에 신고하면서부터입니다.
[건물 관리소장/신고자 : 다친 사람이 분명히 없어졌잖아요. 그럼 차로 싣고 간 거잖아요. 그러면 무슨 사건이라도 난 거다 싶어서 신고한 거죠.]
김씨가 경찰에 붙잡힐 당시 피해자는 이미 숨진 뒤였습니다.
그런데 김씨는 피해자와 1년여간 동거해 온 연인 사이로, 범행 직전 피해자의 신고로 경찰 조사를 받았던 걸로 확인됐습니다.
김씨가 길거리에서 때리고, 비밀번호를 바꿔서 집에 못 들어오게 한다며 피해자가 폭행과 재물손괴 혐의로 경찰에 신고했던 겁니다.
신고 시각은 새벽 5시37분, 하지만 경찰은 피해자에게 눈에 띄는 외상이 없었다는 등의 이유로 임의동행 조사만 마치고 34분만에 김씨를 귀가시켰습니다.
피해자는 보호조치 명목으로 56분 뒤 귀가시켰습니다.
귀가 조치 10분 뒤.
김씨는 피해자를 기다렸다 흉기를 휘둘렀습니다.
경찰은 피해자가 추가 보호 조치를 모두 거부했다고 밝혔지만, 안일한 대응이 김씨의 살인으로 이어진 것은 아닌지 논란이 커질 것으로 보입니다.
경찰은 신고 등에 앙심을 품고 범행했을 가능성을 열어두고 김씨를 조사 중입니다.
(영상디자인 : 조승우)
송승환 기자 , 이병구, 박재현, 김민, 배송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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