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이렇게 유혹에 빠지기 쉬운 우리 청소년들을 지키기 위해서는 우리 사회가 함께 나서야 합니다. 먼저 마약을 접하는 통로부터 확인하고 차단하는 게 중요합니다.
박하정 기자가 보도합니다.
<기자>
다이어트약 처방을 위해 찾은 서울의 한 병원, 처방 대상인지 아닌지 따져보지도, 몸무게를 재 보자고 하지도 않습니다.
[의사 : 이 약들은 뇌에 작용하니까 3개월 복용하고 한 달은 쉬어 줘야 돼. (이거 먹으면 잠 안 올 수도 있어요?) 그럴 수도 있다니까. (수면제) 1주일만 처방받아봐. 약값도 1천 원 나올까 말까인데.]
10분 상담 뒤 마약류인 식욕억제제와 수면제 처방전이 손에 들어왔습니다.
특별한 절차나 어려움 없이 처방받은 식욕억제제 1달 치입니다.
10대들도 이미 이런 약에 손을 대고 있습니다.
SNS를 통해서입니다.
'댈구', 즉 대리구매를 부탁하고 거래를 하는 겁니다.
실제로 SBS가 확인한 10대 마약 투약자 통계 속에는 만 12세 여자아이가 판매책에게 3만 1천 원을 송금하고 식욕억제제를 집에서 20분 거리 편의점 택배로 받은 사실이 확인됐습니다.
마약과는 다르다며 시작할지 모르지만, 더 강한 자극을 찾게 되는 10대는 무방비 상태인 SNS 공간에서 점점 더 깊은 늪으로 빠져듭니다.
실제로 SNS에서 접촉된 판매책은 처음 한다는 말에는,
[○○ 추천드린대요.]
학생이라 걱정된다고 하자 강도가 세지 않다며 이렇게 유혹합니다.
[들어는 보셨는지, ○○○.]
[자기가 다른 사람 걸(주민번호) 알려드릴 테니까 (무통장 입금 때) 내 거를 쓰지 말고 하라는 거예요.]
그렇게 진통제부터 시작한 10대는 20대에 들어선 약을 구하러 병원 유랑에까지 뛰어들었습니다.
[강단비 (가명)/20대 (10대부터 투약) : (택시 타고) 병원 다닐 건데 그냥 같이 좀 다녀줄 수 있냐고 (해요). 병원 관광하듯이 다녔어요. 그냥 씁쓸해요, 세상 돌아가는 거 보면. 마약을 지금 너무 쉽게 구할 수 있고 그러니까.]
(영상취재 : 이용한·최대웅, 영상편집 : 이승진, CG : 엄소민·김한길·서동민·이재준)
박하정 기자(parkhj@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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