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가 이틀 내내 우크라이나 수도 키이우를 겨냥해 대규모 공습을 벌였습니다.
주민들이 단잠에 빠진 새벽은 물론이고 낮 시간에도 드론과 미사일 공격이 이어지면서 도심은 아수라장이 됐습니다.
대낮에 폭발음과 함께 공습경보가 울리자, 책가방을 맨 어린 아이들이 공포에 질려 정신없이 도망칩니다.
차들이 쌩쌩 다니는 도로 한복판에는 미사일 파편이 뚝 하고 떨어집니다.
[이호르 프란사크/우크라이나 경찰 : 이 미사일 파편에는 일단 폭발 요소는 없습니다. 다만 추가 조사를 위해서 수거해 가는 게 안전할 것으로 보입니다.]
지하철 역은 대피소가 됐습니다.
[아르템 질라/키이우 주민 : 폭발음이 두세 번 들려서 화장실로 갔는데, 그리고 나서 5번에서 7번 정도 폭발음이 더 들렸습니다. 그때 뭔가 끔찍한 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걸 깨달았어요. 그리고 텔레그램 보고 지하철역으로 대피하는 게 낫겠다고 생각했죠.]
러시아의 공습에는 드론과 미사일 100여 기가 동원됐는데, 새벽은 물론이고 민간인을 겨냥한 듯한 대낮 공격까지 이어졌습니다.
현재까지 2명이 다치고 3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지고 있습니다.
이렇게 러시아가 무차별 공습을 벌이는 건, 그만큼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임박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다시 말해서 우크라이나의 대반격 준비 태세를 어떻게든 허물어 보려는 의도라는 겁니다.
이번 공습으로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공군기지 등에 큰 타격을 입혔다고 발표했습니다.
[이고르 코나셴코프/러시아 국방부 대변인 : 이번 공습의 목적이 달성됐고, 공격 대상물도 모두 파괴됐습니다. 이번 공습의 결과로 전투 본부와 레이더 기지가 타격을 입었고, 항공 장비와 탄약, 무기 창고도 타격을 받았습니다.]
하지만 젤렌스키 대통령은 텔레그램에 올린 연설을 통해 대반격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다졌습니다.
우크라이나군이 언제 진군할지 이미 결정이 내려졌다는 것입니다.
최근 건조한 날씨로 진흙탕이 말라 굳어 대반격을 위한 최적의 상황은 갖춰졌습니다.
우크라이나의 대반격이 상당한 성과를 거둘 경우 서방의 무기 지원에 탄력이 붙어 상당 수준의 영토회복이 가능할 거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하지만 실패로 돌아갈 경우 우크라이나군은 사기가 오른 러시아군의 대공세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습니다.
전연남 기자(yeon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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