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북한이 오늘(1일) 어제 실패한 우주 발사체 '천리마 1형'의 발사 모습을 공개했습니다. 그러면서 김여정 부부장 담화를 통해서 "머지않아 군사정찰위성을 우주궤도에 올려놓겠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죠. 이런 가운데, 어제 발사 당시 '경계경보 문자' 오발령 논란의 후폭풍도 여전히 이어지고 있습니다.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머지않아" > 입니다. 시간이 참 빠릅니다. 6월 1일, 벌써 올해도 중간까지 왔습니다. '우주부회의'를 외쳤던 지난주도 이제는 지난달이 됐는데요. 그간 업데이트된 내용을 좀 전해드리면, 꼬마 위성 '도요샛'의 셋째 '다솔'이는 아무래도 누리호에서 내리지 못한 것으로 보입니다. 하지만 누리호 발사 성공의 순간은, 여전히 가슴 벅차게 남아 있는데요.
[이종호/과학기술정보통신부 장관 (지난 25일) : 독자 개발한 누리호의 3차 발사가 국민의 관심과 성원 속에 성공적으로 완료되었음을 국민 여러분들께 보고드립니다.]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도 이 모습을 지켜봤겠죠. 그래서 "마음이 급해졌을 것이다", 많은 전문가들이 이렇게 입을 모았는데요. 우리 정보 당국도 공식적으로, '그래서 어제 '만리경 1호'를 '천리마 1형'에 실어 발사한 것 같다'고 국회에 보고했습니다. 그런데 실패로 돌아갔죠. 어제도 잠시 이야기했지만 김정은 위원장, 불호령을 내렸을 것 같습니다.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김정은으로서는 얼마나 창피합니까, 지금. 지금 그동안에 4월달에 거기 준비하는 데 가서 완벽하게 준비되고 있다는 보고를 받았고, 4월 18일이죠, 그때 열 몇 살짜리 딸도 데리고 왔었고. 5월 17일날 또 가서 완전히 준비 끝났다고 그러니까 알았다, 적정한 날짜를 잡아서 발사하라고 명령을 내렸는데 지금 이 사고가 났단 말이에요.]
그래서 김 위원장의 동생이자 실세인 김여정 부부장이 사태 수습에 나섰습니다. 오늘 조선중앙통신에 "확언하건데, 군사정찰위성은 머지않아 우주 궤도에 정확히 진입해 임무 수행에 착수하게 될 것"이라고 담화문을 냈습니다. 북한은 그러면서, '천리마 1형' 발사 모습도 공개했는데요. 발사체 상단부를 보면 몸체보다 두꺼운 '가분수' 덮개가 있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발사체에 미사일이 아닌 위성을 실었기 때문입니다. 이 점을 강조하기 위해서, 북한이 이 사진을 공개했다는 분석도 나오는데요. "실패는 했지만 우리도 위성 탑재 및 발사 가능하다. 진짜 위성인 만큼 떳떳하다", 이러한 점을 부각하려던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그만큼 실패를 인정하기가 더 싫었을 것도 같은데요. 그럼에도 발사 2시간 반 만에 공식 발표한 이유, 한미 정보 당국의 발표로 밝혀지느니, 직접 알리고 만다는 심정으로 보입니다.
[허태근/국방부 국방정책실장 : 우리 군은 북한의 도발에 대비하여 탐지 및 요격자산을 증강하여 운용하고, 한·미 공조회의를 통해 정보공유 및 공동상황 평가를 실시하는 한편 언론 및 국회에 설명하였습니다. 이번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의 중대한 위반이며 한반도와 국제사회의 평화와 안전을 위협하는 심각한 도발입니다.]
그리고 오늘 공개된 사진을 보면, 하나 더 확인할 수 있는 부분이 있습니다. 바로 발사체 주변 모습이 기존에 봐오던 서해위성발사장과는 다르다는 점입니다. 국정원도 어제 동창리에 새롭게 만든 발사장을 사용한 것 같다면서, 다시 발사할 때는 안정성을 위해 기존 발사장을 사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는데요.
[유상범/국민의힘 의원 (어제) : 통상 20일 소요되는 준비 과정을 수일로 단축하면서 새로운 동창리 발사장 공사가 마무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조급하게 감행한 것도 한 원인이 됐다, 이렇게 지금 국정원에선 실패 원인에 대한 분석을 내놨습니다.]
국정원은, 북한이 큰 기술적 결함이 있는 것이 아니면 일본과 국제해사기구에 통보한 11일 0시 전에 추가 발사를 할 것이라고도 내다봤습니다. 만약 이때도 실패한다면 북한의 담당자, 정말 그 다음을 생각하기도 싫을 것입니다.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그럼 몇 사람 그야말로 아오지탄광으로 간다고 봐야지. 생명을 잃을지도 몰라요. {예? 생명.} 생명을 잃을지도 모른다고. 죽는 거지. 그런 데예요, 거긴.]
하여간 우리 정보 당국과 전문가들의 말을 종합해보면요. 이번 발사 실패로 북한 군부, 적잖이 타격을 입은 것으로 보입니다. 지금까지 이번 발사 실패 사실을 북한 대내용 매체에 싣지 않은 것도, 그래서가 아닐까 싶은데요. 이럴 때는 내부로 향한 시선을 외부로 돌려야 하는 법입니다. 그래서 김여정 부부장이 오늘 담화문을 통해 직격탄을 날린 그 '외부', 바로 미국입니다.
[존 커비/미국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전략소통조정관 : 정확하게 왜 실패했느냐가 중요한 관심사가 돼선 안 됩니다. 실패하든 성공하든 김정은과 북 과학자들은 군사 능력을 계속 개발해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네, 이렇게 규탄하는 미국을 향해 "우리가 위성을 고무풍선에 매달아 우주 궤도에 올려도 불법, 위협이라고 떠들 강도 집단"이라고 강하게 비판했고요. 미국도 "정찰 자산으로 눈이 빠지도록 우리의 일거일동을 살피"는데, 이번 규탄은 "적반하장격이며 어불성설"이라고 했습니다. 미국과의 대화도 필요 없다고 세게 나왔습니다.
[신범철/국방부 차관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북한으로서는 뭐 자신들의 명분을 만들기 위해서 그런다고 보고요. 하지만 이것은 뭐 사실 군사 정찰위성 개발 자체는 이미 2021년 1월 8일인가요? 북한이 8차 당대회를 했어요. 그때 제시한 전략무기 개발 과업으로 자신들의 시간표에 따라 추진 중인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그런데 미국도 겨누고, 미국과 공조하는 우리나라에도 각을 세우면서도 이상하게 이번만큼은 적이라고 겨냥하지 않는 나라가 하나 있습니다. 바로 일본입니다. 오히려 일본에는 우주 발사체를 쏘아 올릴 것이라고 미리 통보까지 해줬죠. 전문가들은 그 이유, 북일간 대화에 속도를 붙이려는 계산이 깔린 것이라고 보고 있습니다. 앞서 일본 역시 납치 문제 해결을 염두에 두고, 정상회담을 열기 위한 고위급 협의를 북한에 제안한 바 있죠. 다들 군사적 긴장감과는 별개로 자국의 이익을 염두에 두고 움직이는 마당에, 우리나라도 좀 더 고차원적으로 계산해야 하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정세현/전 통일부 장관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일본은 멀리 내다보고 있습니다. 미국의 힘이 빠지지만 아직은 아시아에서 패권을 장악하고 있는데 거기에 넘버2 역할을 하다가 일본이, 그러다가 미국의 힘이 더 빠지면, 형님이 이빨이 빠지고 좀 기운 없어 하면 '형님 내가 알아서 할게'하고 동아시아의 주인이 돼서 중국과 일대일로 맞서려고 그러는 계산을 일본은 하고 있어요.]
두 번째 픽, 이어서 < '문자 재난' > 으로 가봅니다. 북한의 우주 발사체 발사 때 서울시가 내린 경계경보 문자, 그 여파는 계속 이어지고 있습니다. 특히 오세훈 서울시장이 기자회견 때 한 이 말이, 논란이 되고 있는데요.
[오세훈/서울시장 (어제) : 이번 긴급 문자는 현장 실무자의 과잉대응이었을 수는 있지만 오발령은 아니었다고 판단됩니다. 안전에는 타협이 있을 수 없고 과잉이다 싶을 정도로 대응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우선 북한 전문가 양무진 교수 같은 경우에는 동창리에서 서해 남쪽으로 발사체를 쏘는 것이 처음이 아니지 않느냐, 전례를 봤을 때 수도권하고는 거리가 먼데 안전 때문이라니 설득력이 없다고 반박합니다. 그리고 재난·안전 전문가 함은구 교수의 경우에는 이러한 오발령 논란, 더욱이 책임 공방까지 벌어지면서 국가기관이 '양치기 소년'이 될 수 있다고 우려하는데요.
[함은구/한국열린사이버대 소방방재안전학과 교수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이게 양치기처럼 나중에는 정말 어떤 중요한 정보가 왔을 때 어떤 국가기관이나 이런 부분들을 신뢰하지 못하고, 오히려 포털이나 이런 곳에 또 찾아서 가는, 이런 부분들이 가장 큰 문제지 않나 이렇게 생각을 하고 있습니다.]
책임 공방 과정에서는, 서울시와 행안부뿐만이 아니라 수도방위사령부도 참전했습니다. 서울시가 해명 과정에서 "수방사의 요청으로 재난 문자를 보낸 것"이라고 주장하면서입니다. 국방부는 여기에 대해서 "수방사가 끼어들 여지도 없다"고 단번에 일축했고요. 그러면서 이종섭 장관은 이번 우주 발사체 발사에 대한 군의 조치, 잘 이뤄졌다고 자평했습니다.
[이종섭/국방부 장관 : 저희 안보실과 저희 군이 사전 준비하는 과정부터 시작해서 발사 과정, 발사 직후 경보 전파부터 시작해서 전반적으로 잘 조치를 했다라고 저희들은 평가를 하고 있습니다.]
[기동민/더불어민주당 의원 : 그런 후한 평가를 하는 것은 저는 국민들을 되게 무시하고 국민들의 일반 정서와는 동떨어진 그런 진단이라고 생각하는데요. 전혀 그렇지 않습니까?]
[이종섭/국방부 장관 : 지자체하고 협조하는 문제도 저희들 피해가 우려되는 백령도 지역에 대해서는 경보부터 시작해서… {제가 한번 일일이 따져볼게요? PPT 한 번 띄워 보세요.} 적절한 조치가 이루어졌다고 저희들은 평가하고 있습니다.]
군이 담당한 백령도에 국한한 평가라는 설명인데요. 국무위원의 한 사람으로서, 백령도만 따져서는 안 될 것 같습니다. 더욱이 이번 우주 발사체 발사, 기습적이었던 것도 아니고 북한이 예고했던 것입니다. 그렇다면 부처간 협업으로 왜 이러한 부분까지 세밀하게 미리 준비를 못 했느냐는 비판에서, 국방부도 아예 자유로울 수는 없을 듯합니다.
[강훈식/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그러니까 이게 뭐 갑자기 생긴 문자거나 갑자기 생긴 상황이라는 것처럼 우리가 이야기하면 안 될 것 같아요. 먼저 예고도 했고 북측에서, 위성을 쏘겠다고 예고를 한 상황에서. 또 이게 과잉 문자라고 표현하는데 이건 가짜 문자거든요 결과적으로 보면. 그래서 제가 아까 문자 재난이라고 제가 표현을, 재난문자가 아니라 문자 재난이라고 표현한 것도 이런 거고…]
이렇게 책임 공방이 이어지는 가운데, 정부는 뒷북이지만 개선에 나섰습니다. 먼저 어제 지적해드린 '맹탕' 경계경보 문자, '왜' 대피해야 하는지, '어디로' 대피해야 하는지를 넣기 위해 행안부는 재난문자 관련 규정을 개선할 방침입니다. 또 경보 발령과 재난문자 담당 공무원에 대한 훈련을 강화한다는데요. 여기에 오는 8월로 예정된 민방위 훈련, 지난달 6년 만에 재개하면서 공공기관과 학교 등에 한정해서 진행했던 것을 이번에는 '대국민 훈련'으로 진행하는 것까지도 검토 중입니다. 이 역시도 '맹탕' 훈련이 되지 않도록, 잘 준비해야 할 것 같습니다.
세 번째 픽은 < "비공개 정당" > 입니다. 올해 3월 발표된 일본 강제동원 배상안만큼이나, 거센 논란을 불러왔던 것이 또 있었습니다. 2015년 한일 외교 장관이 공동 발표한 '위안부 합의'입니다.
[윤병세/당시 외교부 장관 (2015년 12월 28일) : 이번 (한일 위안부 합의) 발표를 통해 일본 정부와 함께 이 문제가 최종적 및 불가역적으로 해결될 것임을 확인한다.]
그 다음해 국제통상법 전문 송기호 변호사는 합의 도출 과정에서의 협상 문서를 공개하라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오늘 거기에 대한 대법원의 최종 판결이 나왔는데요. 이 문서를 공개하지 않은 것,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대법원 관계자는 "비공개로 진행된 외교 협상 내용을 공개하지 않을 이익이, 공개함으로써 얻는 이익보다 크다고 본 원심의 판단을 수긍한 것"이라고 설명했는데요. 송 변호사는 즉각 반발했습니다.
[송기호/국제통상전문 변호사 : 이번 상고 기각은 대법원이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의 인권 보장이라고 하는 그런 사법부의 기본적인 책무를 저버린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렇지만 이번 판결에도 불구하고 역사 정의, 또 피해자 인권 보장, 그리고 국민적 합의에 기초한 대일 외교에 대해서는 더욱 강력하게 요구하겠습니다.]
다음 픽, < '불법' 오명 벗다 > 로 갑니다. '불법 콜택시 영업'이라는 비판을 받으면서 결국 운행을 중단했죠. 타다 베이직 서비스에 대해 대법원이 오늘, 여객자동차 운수사업법 위반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이재웅 전 대표와 박재운 VCNC 전 대표도 4년 만에 무죄가 확정났는데요. "타다 서비스는 기존 허용되고 있던 운전자 알선 포함 렌터카 서비스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는 1, 2심 판결이 그대로 받아들여진 것입니다. '타다'가 별도 호출 없이 길에서 바로 잡아서 탈 수 있는 택시와는 다르다, 따라서 불법 콜택시로 보기는 어렵다고 본 점도 유효했습니다.
오늘의 마지막 픽은 < "살인하고 싶어서" > 입니다. 조금 전 경찰이 신상을 공개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른바 부산 '또래 살인'의 피의자 23살 정유정입니다. 휴대전화 앱을 통해 과외 자리를 구하던 피해자에게 접근했고, 사건 당일 "중3 아이를 집으로 보내겠다"고 한 뒤 본인이 직접 교복을 입고 집으로 찾아간 사실이 드러나면서 계획 살인에 무게가 실리고 있었는데요. 경찰은 오늘 정씨로부터 "살인을 해보고 싶어서 범행을 저질렀다"는 진술을 확보했다고 밝혔습니다. 범행 석 달 전부터 인터넷에 살인과 관련해 검색도 해왔던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유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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