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혼자 살던 노인이 길을 걷다 갑자기 주저앉았습니다. 돈이 없다며 119 부르는 걸 말리던 노인은 근처에 있던 가게 주인이 다가와 도와준 덕분에 제때 치료 받을 수 있었습니다.
그때 상황을 신진 기자가 전해드립니다.
[기자]
상가 입구에 들어선 남성은 그대로 주저앉습니다.
한참 쉬다 일어서 문을 밀고 들어오더니 다시 앉습니다.
10분 넘게 일어서려 해보지만 결국 포기하고 벽에 등을 기댑니다.
[반태훈 : 심장이 막 쿵쾅거리고 머리가 팽팽 도는 거야.]
한참을 눈 감고 그대로 앉아있지만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고 시간만 흐릅니다.
그때 맞은편 안경점 사장 김 모 씨가 다가옵니다.
[김모 씨/안경사 : 심근경색 같은 경우는 초 다툼이에요.]
얘기를 나누다, 다시 가게로 들어가더니.
[김모 씨/안경사 : 119를 불러드린다고 말씀했더니 거절하시더라고요. 자기가 기초생활수급자라고…]
현금을 들고 나옵니다.
[반태훈 : 생면부지인 저에게 돈을 20만원 제 손을 쥐여주시면서, 사람이 돈이 문제냐고 목숨이 중요한 거지…]
정신 없는 상태에서도, 노인은 김 씨가 한 말을 기억했습니다.
[반태훈 : '이 돈 안 갚아도 돼요' 이러시는 거예요.]
제 때 치료받은 노인은 퇴원 뒤 안경점을 찾았습니다.
[반태훈 : 자꾸 눈물이 나는 거야. 이렇게 각박한 세상에…]
김 씨는 얼굴 드러내지 않았고 할 일 했을 뿐이라고 했습니다.
[김모 씨/안경사 : 너무 하찮은 일이잖아요. 그분이 내가 될 수가 있는 거죠.]
아직 세상은 살만합니다.
(화면제공 : 서대문구청)
(VJ : 박태용)
신진 기자 , 정다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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