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민주당 이래경 혁신위원장이 '천안함 자폭설' 등이 도마에 오르며 결국 사퇴했죠. 현충일을 하루 앞두고 발표한 인사라 파장이 더 컸는데요. 정치권 안팎에선 '자폭 인선'이었다는 말까지 나오는 가운데, 이재명 대표 책임론이 불거지며 당내 계파 갈등이 더 커지고 있습니다. 이 대표는 오늘(7일) "무한책임을 지는 게 당 대표"라는 입장을 밝혔는데, 그 방식에 대해서는 말을 아꼈습니다. 관련 내용을 정치 인사이드에서 짚어보겠습니다.
[기자]
민주당 혁신위원장에 선임됐던 이래경 다른백년 이사장! 천안함 자폭설 등 과거 발언들이 문제가 돼 임명 9시간 만에 스스로 물러났죠. 정치권 안팎에선 '자폭 인선'이었다는 쓴소리가 흘러 나왔는데요. 친명계와 비명계 사이에 표현의 온도 차는 있었지만, 민주당 지도부도 당혹감을 드러냈습니다.
[서은숙/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저도 사실 이제 결과적으로 봤을 때 조금 당혹스럽기는 합니다.]
[송갑석/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우리가 '장고 끝에 악수' 이렇게 흔히 쓰는 말인데 그것의 전형적인 예가 드러난 것 같습니다.]
당장 누가 이래경 이사장을 혁신위원장으로 추천했느냐? 관심이 쏠렸죠.
[송갑석/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함세웅 신부님을 비롯해서 민주화운동 원로분들의 추천이 있었다' 이런 이야기는 대표가 직접 했습니다.]
최종 결정은 이재명 대표가 내렸지만 말입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누가 뭐 제안을 했든 뭐 했든 당대표가 최고위원회에 추천을 하는 거죠. '이런 사람 어떠냐?' 그러니까 당대표도 계속 고심을 했는데…]
민주화운동 원로들의 추천을 받았더라도, 당내 검증 과정은 거쳤을 텐데요. 이른바 '먼지털이식 검증'은 하지 않았다는 해명이 들려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어제) : 사상 검증을 한다든지 과거 행적을 낱낱이 밝혀서 이런 식으로 저희가 먼지털이식으로 검증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러니까 특별히 불법과 비리가 있는 정도를 검증했다…]
먼지털이식 검증이라? 글쎄요. 소셜미디어에 남긴 글들이 문제가 됐죠? 검색만 해보면, 쉽게 확인해볼 수 있는 사안들이었습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부동산이나 세금 같은 건 검증하기가 쉽지가 않잖아요. 동의서를 받는 것도 아니고 청문회를 하는 것도 아니고, 그런데 이분의 언행에 대한 거는 그냥 포털 사이트에다가 이름 넣어보면 나오잖아요.]
더욱이 이 이사장의 선임을 논의한 비공개 간담회에서 "다소 과격한 표현들이 있다"는 보고는 있었다는 겁니다.
[송갑석/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관련된 세평을 모은다거나 이런 것들은 당연히 했을 것이다라고 전제가 최고위원들은 된 거죠, 된 거고. 살펴보니 뭐 다소 좀 과격한 표현들은 있는데 크게 문제는 아닐 것 같다, 이 정도의 표현은 있었습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천안함 자폭설까지는 저도 몰랐는데 어찌 됐건 다소 강경한 입장을 갖고 계시다 정도는 알고 있었습니다. {강경파라는 건 알고 있었지만 천안함 자폭설까지는 검증이 안 됐다, 이렇게 정리하면 됩니까?} 제가 검증하는 주체는 아니기 때문에 아마 검증 단위에서는 좀 파악하지 않았을까…]
문제가 된 천안함 자폭설! 불과 몇달 전에 올린 글이죠. 검증 과정에서 사전에 알고도 그냥 넘어간 게 아니냐? 물음표가 달릴 수밖에 없습니다.
[김현정/진행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SNS의 기록을 봤다면 특히 천안함 자폭설 같은 거는 최근 얼마 안 됐어요. 올 2월에 썼던 거거든요. 그럼 이 정도가 나가도 별 문제가 없겠다라고 판단했다면 이거 판단 착오 아닌가요?]
이 대표는 몰랐다고 선을 그었지만 말입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지난 5일) : {이래경 씨가 '천안함 사건 조작이다', '푸틴은 전쟁 범죄자 아니다' 이런 글들 올렸는데 혹시 사전에 검토 하셨습니까?} 그 점까지는 제가 정확한 내용을 몰랐던 것 같네요.]
판단 착오의 문제! 이 대표 측은 '혁신'에 방점을 찍다보니, 여러가지 부족함이 있었다는 설명을 내놨는데요.
[김영진/더불어민주당 의원 (YTN '뉴스킹 박지훈입니다') : 혁신을 좀 제대로 할 수 있는 그런 원칙과 강단이 있는, 그리고 그런 정도의 소신 있는 분이 적정하지 않나라는 판단이었는데 당내의 여러 의견과 국민적 눈높이는 그것보다는 조금 더 높은 도덕성과 원칙을 요청한 게 아닌가. 그래서 여러 가지 상황에서 부족함이 있었다.]
이 대표가 생각한 혁신의 방향이 이래경 이사장의 최근 행보와 딱 맞아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옵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조금 강성이다, 그리고 또 이재명 대표를 강하게 지지한다. 강성으로 우리 똘똘 뭉쳐가지고 윤석열 정부에 맞서고, 뭐 이렇게 당원들의 권한이 중요하고, 이분이 또 직접 민주주의 이런 것도 많이 하시는 분이거든요, 이래경 이사장이…]
반면, 비명계가 생각하는 혁신의 방향은 정반대죠. '천안함 자폭설'보다 이 대표의 강성 지지자라는 점을 더 문제삼았는데요. 이 대표가 황교안의 길을 가고 있다! 날을 세웠습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강성지지층의 지지는 더 강화될 수 있지만 국민들 일반 여론, 중도층, 조금 더 넓은 국민들의 지지, 이거는 기대하기 어렵다 저는 그런 생각이 들고… 황교안 미래통합당이 걸어갔던 길이에요.]
이 대표가 진정으로 당을 혁신하겠다는 생각이 있다면, 본인에게도 칼날을 겨눌 수 있는 인물을 혁신위원장으로 내세웠어야 했다는 겁니다.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이재명 대표 스스로가 퇴진하는 것이 저는 맞다고 보는 겁니다. 왜냐하면 이재명 대표가 아무리 혁신위를 구성한다고 할지라도 지금 이번에 드러났듯이 자기 쪽에 기운 사람을 하지 않겠습니까? 그거는 뭐 본능에 가까운 것이고요. 그렇게 되면 이거 혁신이겠습니까?]
반면, 친명계에선 지난 대선에서 이 대표를 지지한 국민이 절반이었다는 논리로 맞받았는데요.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이재명을 지지했으니까 안 된다, 이재명 사당화냐, 이런 논리까지 나와요. 그러면 국민의 절반이 이재명을 지지했는데 그 절반을 빼고 그러면 윤석열 지지한 사람 중에서 뽑아야 됩니까?]
대선이 끝난지 벌써 1년이 지났죠. 비명계는 그 이후 '이재명의 민주당'이 문제라고 역공을 폈습니다.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지난 1년 동안 이재명의 민주당으로 달려왔는데 '반성 없는 졌잘싸 민주당이다' 이렇게 비판을 받고 있어요. 그러고 '도덕성, 도덕 기준이 무너진 무슨 방탄 정당이다', 그러고 '국민 민심은 아랑곳하지 않는 팬덤 정당이다' 이런 문제 제기를 받고 있습니다.]
이래경 이사장이 물러나면서, 혁신위원장을 어디서 모셔오느냐도 다시 화두로 떠올랐는데요. 친명, 비명계를 떠나 말 그대로 '갑론을박'입니다.
[정청래/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어제) : 저는 개인적으로 외부 혁신위원장을 반대합니다. 성공한 사례가 없습니다.]
[서은숙/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BBS '전영신의 아침저널') : 당 밖에 훌륭한 분들이 많이 있습니다. 그래서 좋은 분들을 삼고초려해서 모시는 과정을 빠르게 저는 밟아야 된다…]
[송갑석/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MBC '김종배의 시선집중') : 기득권을 없애고, 제한하고, 이런 방향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것이 혁신위의 역할이었는데 그런다고 했을 때 자신들의 문제를 자신들이 나서서 하는 것이 타당하겠느냐…]
당 내·외가 중요하지 않다는 목소리도 있는데요. 양쪽 모두를 열어놓은 것처럼 보이지만, 생각의 간극은 더 큽니다.
[장경태/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당내냐 외냐는 중요하지 않다고 보고요. 정말 국회의원들의 기득권을 타파하고 여러 가지 정치 교체와 혁신을 가져올 수 있는 부분, 어떤 의지가 있는 분이 가장 중요하죠. 친명, 비명, 이런 논쟁도 좀 저는 안 했으면 좋겠고요.]
[김종민/더불어민주당 의원 (SBS '김태현의 정치쇼') : 외부든 내부든 이재명 체제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그런 인선을 해야 그게 민주당에도 도움이 되고 이재명 대표한테도 도움이 돼요. 이재명 지지하는 사람들만 가지고는 총선 못 이깁니다.]
돈봉투 의혹과 코인 논란에서 시작된 혁신위 구성 문제! 혁신위원장 인선이란 첫단추부터 어긋나며 당내 계파 갈등만 더 키운 모양새인데요. 결국 이번 사태의 책임, 최종결정권자인 이 대표에게 있겠죠. 오늘의 정치 인사이드, 이 대표의 말로 마무리합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당에서 벌어지는 일에 대해서 당대표가 언제나 책임을 져야 되는 것이죠. 그게 당대표가 권한을 가진 만큼, 내부 논의를 충분히 했든 안 했든. 뭐 충분히 다 논의하고 하는 일입니다만, 결과에 대해서는 언제나 무한책임을 지는 것이 당대표가 하는 일입니다.]
조익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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