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송영길 전 민주당 대표가 오늘(7일) 다시 한 번 검찰에 자진 출석을 시도했습니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과 관련해서 "나를 소환해 조사하고 영장을 청구해달라" 주장을 폈는데요. 한 달 전과 마찬가지로 검찰은 거부했습니다. 송 전 대표는 한동훈 장관과 검찰을 거세게 비판한 뒤 1인 시위에도 들어갔는데, 관련 내용을 유한울 체커가 정리했습니다.
[기자]
오늘 준비한 소식은요. < 또 '입구컷' > 입니다. 2021년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으로 지금은 민주당을 탈당한 상태죠. 송영길 전 대표가 오늘 오전 검찰에 두 번째 자진 출석을 시도했습니다. 지난달 2일 1차 출석이 불발된 지 1달여 만이었는데요. 이번에도 결과는 이른바 '입구컷'이었습니다.
[송영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두 번째 자진 출석이신데…} 나와서 설명드리겠습니다.]
[선종문/송영길 전 대표 변호인 : 저기 오늘 대표님 출석했는데 만약에 대표님이 직접 면담이 어렵다면 변호사라도 변호인으로서 제가 검사님 뵐 수 있는지 싶어서 전화드렸습니다. 아, 따로 출석에 협의된 바가 없어서…]
[송영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변호사 면담도 안 된대? {담당 검사 지금 자리 비웠다고 하고요. 필요하면 열어주겠다…}]
그대로 다시 발걸음을 돌려 나온 송 전 대표는, 준비해온 입장문을 꺼내서 읽어내려갔습니다. 무려 A4 용지 10장 분량이었는데요. 이 입장문은 곧바로 송 전 대표의 페이스북에도 올라왔습니다. 송 전 대표의 오늘 출석, 검찰 조사보다는 여론전에 무게가 실린 것은 아닌가도 싶은데요. 입장문의 시작은 "김건희 여사는요?"였습니다. 전당대회 돈 봉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반부패수사2부, 김 여사의 도이치모터스 주가 조작 의혹도 맡고 있는데, 왜 김 여사는 소환도 못 하고 돈 봉투 사건에 '올인'하느냐고 따져 물었습니다.
[송영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아예 검찰은 국민의힘과 대통령실 경호부대, 홍보본부, 청부 수사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전두환·노태우 군사정부 때 검찰이 정치인들을 수사할 때는 최소한 여야 간의 균형을 맞추려고 노력했습니다. 그래도 윤석열 정권하의 검찰은 아예 노골적으로 야당만 공격하는 고려 말 무신정권의 머슴 노비, 사병 같은 모습을 보이고 있습니다.]
한껏 날이 선 단어들인데요. 그렇다면 여기에 대한 한 장관의 반응은요?
[한동훈/법무부 장관 : 오늘도 또 나오셨나요? 다음 주 초에 송영길 대표님 본인의 당선을 위해서 돈봉투 뿌렸다는 혐의로 민주당 국회의원 두 분에 대해서 체포동의안 표결이 예정돼 있죠. 이렇게 수사는 일정에 따라서 진행되고 있는데요. 본인이 마음 다급하시더라도 절차에 따라서 수사에 잘 응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체포동의안 이야기는 잠시 뒤에 더 해보도록 하고요. 송 전 대표의 그 다음 질문은 "한동훈 법무장관은요?"였습니다. 한 장관과 검찰 특수활동비, 왜 공개하지 않느냐고 했고요. 앞서 검찰이 송 전 대표가 '깡통폰'을 제출했다며 증거 인멸을 우려하고 있다고 한 데 대해서는, "프랑스 갈 때 한국 휴대전화를 정리했다. 가서는 프랑스 휴대전화를 썼고, 귀국 뒤 새로 휴대전화를 사서 1주일 썼는데 제출하라고 해서 냈다"면서요. 이른바 '채널A 사건' 때 한 장관이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검찰에 알려주지 않은 점을 다시 상기시켰습니다. 한 장관은 여기에 대해서도 참지 않았는데요.
[송영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제가 페이스북에 쓴 것처럼 본인에 대한 것은 증거인멸죄가 안 돼요. 그러면 한동훈 장관도 처벌해야죠, 그런 논리라면. 그렇지 않겠습니까?]
[한동훈/법무부 장관 : 뭐…말할 필요가 있는 대답인가요?]
송 전 대표는 그러면서, 윤석열 정권의 실정이라고 생각하는 부분을 하나씩 열거하기도 했는데요. 그런데 국민들이 궁금한 부분은 그게 아닐 것입니다. 송 전 대표한테 던지고 싶은 질문, "돈 봉투는요?"일 텐데요. 여기에 대해서는 그동안 검찰이 확보한 것으로 알려진 진술들이 "일방적인 한 사람의 진술"이라면서 말을 아꼈습니다.
[송영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이 문제는 법정에서 다퉈질 문제이지, 일방적인 한 사람의 진술로 판단할 수 있는 게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관련 진술들이 계속 나오고 있는데 전혀 모른다는 입장을 유지하시는 건가요?} 그것은 말씀드리기가, 구체적 사안들은 제가 법정에서 다투도록 하겠습니다.]
그런데도 사실 관계를 계속 따져 묻는 기자들에게 매우 날카로운 반응을 보이기도 했는데요. 프랑스에서 귀국한 이후 캠프 관계자들한테 당시 상황을 확인해봤느냐는 질문에 "당연히 고생한 사람들에 대해 격려하고, 할 이야기를 했다"는 답을 한 뒤 상황도 마찬가지였습니다.
[송영길/전 더불어민주당 대표 : {정확하게 격려한다는 게 어떤 말씀이신지.} 아니 이런 이야기를 여기서 제가 할 필요가 없어요, 그런 문제는. 검찰의 대변인이 되어서 질문하지 마시고, 언론 여러분 생각을 해보십시오. 나는 이 경중에 대해서 국민들의 평가를 구하기 위해 제가 오늘 기자회견을 한 것입니다. {네, 저희가 검찰을 대변하는 건 아니고, 검찰의 입장에 대한 대표님의 의견을 여쭤본다는 말씀인데요.} 그거는 법정에서 싸웁니다. 검찰과 피의자는 법정에서 싸우는 거지, 언론에서 싸우는 게 아니라고 봅니다.]
지금 송 전 대표의 말에 대한 평가는, 정회원 여러분들에게 맡겨두도록 하고요. 송 전 대표는 이렇게 기자회견을 한 뒤에 1인 시위도 이어갔습니다. 돈 봉투 사건에 연루된 의혹을 받고 있는 윤관석·이성만 의원의 국회 체포 동의안 표결이 있는 날이죠, 오는 12일까지 계속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그래서 오늘 송 전 대표의 2차 '셀프 출석'에 대해서는 다음 같은 분석과 우려가 함께 나옵니다.
[진중권/광운대 특임교수 (CBS '박재홍의 한판승부' / 어제) : 표결이 되고 만약에 구속이 된다면, 아마도 송영길 대표한테 가는 길이 열리는 건데 구속영장이 신청될 것이고라고 했을 때 법원에서 기각하도록 '나는 도주의 우려가 없다, 두 번이나 자진 출석하지 않았느냐' 그런 알리바이를 만드는 행동이라고 봅니다.]
[이상민/더불어민주당 의원 (KBS '최경영의 최강시사') : 검찰의 태도도 저는 매우 의심스러운 상황을 만들어 내고 있는데 그렇다고 해서 송영길 전 대표까지 덩달아서 '나를 수사하라고 막 수사기관이 수사할 준비가 안 됐다'라고 하는데 그렇게 하는 거는 쇼로 비친다, 오히려 역작용이 클 거라고 생각됩니다.]
그리고 민주당이 역작용, 즉 역풍을 맞을까봐 우려하는 또 다른 부분 역시, 바로 12일 체포동의안 처리 결과입니다. 지도부는 의원들의 자율 투표에 맡겨놓았죠. '검찰의 부당한 수사'라는 기존 주장에 맞추려면 부결시키는 것이 맞겠지만요. 또 부결시킬 경우 따라 붙을 '방탄 정당' 꼬리표도, 이제 총선이 1년도 안 남은 시점에서 부담스럽지 않을 수 없습니다. 국민의힘에도 선거 국면 내내 사용할 공격 포인트를 제대로 주는 셈이 될 텐데요. 국민의힘은 이미 송 전 대표의 2차 '셀프 출석'을 계기로 공세 수위를 다시 높이고 있습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민주당 전당대회에서는 돈봉투가 횡행했는데 그와 관련해 국회로 날아온 체포동의안에 대해서는 자율 투표라는 말장난으로 서로서로를 감싸주고 보호하기에 급급한 모습입니다.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송영길 전 대표는 마치 자신이 영웅이라도 된 것처럼 귀국하더니 검찰 셀프 출석쇼를 반복해 보여주면서 피해자 코스프레를 연출하고 있기도 합니다.]
두 번째 픽, < 토론 대 대화 > 로 넘어갑니다. 지난달 26일이었습니다. 우리 백다혜 반장이, 휴가간 조 멘토를 대신해서 여야 대표가 정책 대화를 하는 데 뜻을 모았다는 소식을 전해드렸는데요. 벌써 2주가 다 돼가는데, 여야 대표가 만난다는 속보가 안 들려옵니다. 민주당 이재명 대표, 여기에 대해 오늘 이렇게 말했습니다.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자꾸 비공식적 만남을 요청하고, 거기에 대해서 저희가 공개적으로 우리 국민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필요한 대화를 합시다라고 정책 대화 제안을 했더니 앞으로는 하자고 하면서 뒤로는 실질적으로 자꾸 미루는 느낌을 지우기 어렵습니다.]
이 대표 말에서, 왜 대화가 성사되지 못 하는지가 드러나는데요. 이 대표는 공개적인 대화를 원합니다. 민주당에서는 더 정확히 말하면, TV토론을 가장 좋은 방법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TV토론 좋다. 그런데 비공개 대화도 함께 하자"는 입장입니다.
[김기현/국민의힘 대표 : 여당, 야당 대표가 만나서 국정 현안을 아주 긴밀하게 이야기 나누는 그런 협상의 자리가 대화의 자리인 것이지, 토론하는 자리가 협상하거나 대화하는 자리는 아닙니다. 토론도 하고, 토론하자 하시니까 토론하는데, 여야 사이 국정 현안을 협의하기 위한 별도의 대화 자리가 필요하다고 말씀드린 건데 자꾸 대화 안 하고 논쟁만 하자니까 답답한 노릇 아니겠습니까.]
하지만 이 대표는 비공개 대화, 지금 상황에서는 필요가 없다면서 "TV토론이 아니어도 좋으니 공개 대화를 하자. 오늘이라도 당장 국회 로텐더홀에 의자 하나 놓고 진행해도 좋다"고 하는데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여야의 대표가 비밀리에 만나서 할 이야기도 있겠지만, 지금 상태에서 저는 국민들의 삶이 이렇게 어려운 상황인데 굳이 특별한 현안도 없이, 해결될 과제나 또는 해결될 가능성도 없는데 국민들 보지 않는 곳에 비공개로 만나서 만나는 모양새, 노력하는 척하는 이런 그림을 보여주겠다는 것에 대해서는 동의하기 어렵습니다.]
그런데 이렇게 해서는 꽉 막힌 정국, 풀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공개적으로 대화를 하다 보면 여야 대표가 각각 강성 지지층을 향한 말을 할 수밖에 없고 결국 '삿대질 토론', '삿대질 대화'밖에 될 수 없다는 것입니다. 오히려 더 여야 관계가 꼬일 수도 있다는 점 역시 우려스러운 대목입니다.
[윤태곤/더모아 정치분석실장 (CBS '김현정의 뉴스쇼') : 분명히 삿대질하고 싸우고 이럴 가능성이 되게 높은데, 예컨대 대변인끼리 싸우거나 원내대표 회동끼리 잘 안되면 최종적으로 대표들이 풀 수는 있어요. 처음부터 대표가 만나가지고 싸워버리면 그 뒤가 없잖아요.]
그동안 '정치부 고인물'로서 여의도에서 지켜보면요. 여야 의원들, 카메라 앞에서만 싸우고 카메라가 꺼지면 친하게 지내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실제 그러한 모습이 우연히 언론에 포착돼 공개가 된 적도 있었죠. 앞뒤가 다르다고 비판하는 유권자들도 있지만요. 그렇게 해서 카메라가 꺼진 데서 협상의 실마리를 마련하던 정치권이었습니다. 하지만 여야 사이가 워낙 악화하면서, 그러한 문화가 많이 사라진 것도 사실이라고 하는데요. 결국 이번 정책 대화 논쟁도 서로 신뢰가 없는 탓이 아닐까 싶습니다. 하지만 이 대표가 오늘 말한 정치의 존재 이유를 기억한다면, 여야 모두 어떠한 형식이든 못 만날 이유도 없지 않을까요.
[이재명/더불어민주당 대표 : 정치의 존재 이유는 국민의 더 나은 삶입니다. 더 안전하고, 더 풍요롭고, 더 행복한 삶을 우리 정부가, 또 정치가 추구해야 합니다.]
세 번째 픽은 < 11년 만에 > 입니다. 우리나라가 11년 만에 유엔 안보리에 다시 들어갔습니다.
[차바 코로시/유엔총회 의장 (현지시간 지난 6일) : 가장 많은 표를 받은 알제리, 가이아나, 대한민국, 시에라리온, 슬로베니아가 2024년부터 2년 임기의 안보리 비상임이사국으로 선출됐습니다.]
비상임이사국의 경우 상임이사국에만 주어지는 거부권 행사를 제외하고는, 현안에 대한 논의와 표결에 참여할 수 있게 되는데요. 순서상 내년 6월에는 한 달 간 의장국으로도 활동이 가능할 것으로 보입니다. 우리 당국은 북한 문제를 논의하고 제재를 결정하는 안보리에서 미국, 일본과 함께 활동하게 된 데도 의미를 부여하고 있습니다.
[안은주/외교부 부대변인 : 우리는 한반도 문제의 당사자로서 북한의 핵 개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안보리 차원의 노력에 적극적으로 기여해 나갈 것입니다.]
다음 픽, < "대화 단절" > 로 넘어갑니다. 그제 뉴스픽에서도 전해드린 것처럼, 최근 정부의 '노조 탄압' 기류에 반발해 경제사회노동위원회 탈퇴를 고민하던 한국노총입니다. 오늘 이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긴급 중앙집행위원회를 열었는데요. 그 결과 경사노위 참여를 전면 중단하기로 했습니다.
[이지현/한국노총 대변인 : 오늘부로 경사노위의 모든 대화기구에서 한국노총은 전면 중단할 것임을 결의했습니다. 다만 한국노총이 경사노위에서 완전 탈퇴하는 것에 대한 문제는 김동명 위원장에게 위임을 한 상태로 그 시기와 방법 등은 집행부에 위임하는 것으로 회의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이번 불참 선언은 7년 5개월 만인데요. 이렇게 해서 정부와 노동계의 대화 창구는 사실상 닫혔습니다.
마지막 픽은 일상생활에 참고하시면 좋을 소식입니다. < 주민증도 갱신 > 입니다. 행안부가 주민등록증도 운전면허증처럼 유효기간을 둬서 일정 기한이 지나면 다시 발급받도록 하기로 했습니다. 오늘 이러한 내용을 담은 국가신분증 운영 표준안을 마련했다고 밝혔는데요. 주민증, 지금은 유효기간이 없어서 고등학생 때, 대학생 때 증명사진을 붙인 채 몇십 년간 사용도 가능하죠. 따라서 본인 확인이 어려운 경우가 있는데요. 이러한 일을 없애기 위해서입니다. 유효기간은 다른 나라들처럼 10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오늘의 뉴스픽은 여기까지입니다. 들어가서 원픽 뽑겠습니다. 뉴스픽5였습니다.
유한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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