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부터 값이 너무 뛴 과일 중 사과를 빼놓을 수가 없죠. 수확 철인 요즘도 '금사과' 가격이
좀처럼 가격이 떨어지지 않고 있습니다. 다른 과일들도 마찬가지인데 올해 기록적인 폭염 때문입니다.
정영재 기자입니다.
[기자]
빨갛게 익은 사과가 주렁주렁 매달려있습니다.
수확 철이 한참 지났지만 따지 못한 이유가 있습니다.
가까이 가서 보니 다 갈라지고 쪼개졌습니다.
올여름 기록적 폭염에 나무가 물을 너무 많이 빨아들여 생긴 '열과 현상' 탓입니다.
[임병건/사과 농장 주인 (충남 당진시) : 10일 정도 이어지면서 쫙쫙 빠개진 게 아니고 그냥 하루 사이에 사과가 쫙 벌어진 거예요. 너무 당황스럽더라고요.]
출하를 불과 보름 앞두고 벌어진 일, 수확량은 3분의 1로 줄었습니다.
[임병철/사과 농장 주인(충남 당진시) : 그렇죠? 퍼석퍼석해요. 이건 다 버려야 된다는 얘기예요.{맛이 없어요.}]
멀쩡한 사과라도 건져보려 하지만 이번엔 다른 게 문제입니다.
사과를 따내는 작업이 한창입니다.
이 상처 없는 사과 골라내기가 참 어렵습니다.
1시간을 일했는데 이 상자 하나를 채우지 못했습니다.
이마저도 빨갛게 물들지 않아서 제값을 받기 어렵습니다.
충남 예산과 당진에서만 사과 농장 150곳이 이런 피해를 봤습니다.
[이승범/사과 농장 주인(충남 예산군) : {썩어가고 파리 꼬이고 하는 거 보시면 더…}더 하죠. 버려야죠. 아프니까 마음 아프니까.]
제주도 상황도 비슷합니다.
초록색 레드향은 익기도 전에 터졌습니다.
하루하루 어떤 게 터질지 알 수 없습니다.
바로 따지 않으면 개미 밥이 돼버립니다.
[현선미/레드향 농장 주인(제주 서귀포시) : 오늘 멀쩡했던 게 내일 가보면 가로로 쫙 금이 간다든지 열십자로 쫙 벌어져가지고…]
급격한 기후변화에 내년엔 또 어찌 될지 두렵습니다.
하지만 태풍 같은 자연재해가 아니란 이유로 보상받기도 쉽지 않습니다.
[영상취재 문석빈 이우재 / 영상편집 김영석]
정영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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