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보신 것처럼 윤석열 대통령이 명태균 씨와 통화한 날은 취임식 하루 전 날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날은 2022년 재·보궐 선거 공천 발표를 역시 하루 앞둔 날이기도 했습니다. 이런 날 대통령이 명씨와 이런 대화를 하게 된 그 맥락이 뭔지 강버들 기자와 스튜디오에서 자세히 짚어보겠습니다.
강 기자, 이날 대통령은 굉장히 바쁜 날이었고 또 공천 발표도 겨우 하루 앞둔 날이었는데 왜 이런 날 대통령이 명씨에게 '김영선에게 공천 주라고 했다'는 취지의 말을 전하게 된 걸까요?
[기자]
먼저 이 대화 일주일 전, 명태균 씨가 강혜경 씨에게 한 얘기 들어보시겠습니다.
[명태균-강혜경 씨 통화 (2022년 5월 2일) : 아 오늘 여사님 전화 왔는데, 내 고마움 때문에 김영선 걱정하지 말라고… 내 보고 고맙다고. 자기 선물이래.]
2012년 국회의원 선거, 그 이후에는 경남도지사 선거 등에서 잇따라 낙선한 김영선 전 의원은 이때 재·보궐 선거 예비후보 신분이었습니다.
그런데 김건희 여사가 '명씨에 대한 고마운 마음이 있으니 공천 걱정 말라'라는 취지의 말을 했다고 전한 겁니다.
[앵커]
그런데 오늘(31일) 공개된 녹취를 들어보면, 그 '공천 선물'이 뭔가 매끄럽게 진행이 안 됐던 분위기던데요?
[기자]
네, 공천 하루 전날인 5월 9일 까지도 김 전 의원 측에 어떤 확신이 없었던 모양입니다.
명씨 말을 들어보면요.
김 여사가 대통령에게 "왜 명 선생이 놀라서 아침부터 전화 오게 하냐"라고 따지듯이 물었다는 건데요.
그러자 대통령이 "김영선이 해주라고 했다"고 설명을 합니다.
명씨는 이 통화에서 확신을 얻은 듯 주변에 전화를 돌립니다.
명씨의 5월 9일 목소리, 그리고 이걸 전해들은 김 전 의원 말도 들어보시죠.
[명태균-강혜경 씨 통화 (2022년 5월 9일) : 사모하고 전화해, 대통령 전화해가지고 대통령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 이라대. 그래 윤상현 끝났어.]
[김영선 전 의원-강혜경 씨 통화 (2022년 5월 9일) : {대표님 축하드립니다.} 명 사장도 나보고 입도 뻥긋 하지 말라고 그러면서 또 얘기했구나.. 다들 걱정들 하니까.]
[앵커]
'대통령이 나는 김영선이라 했는데'라고 했다는 명태균 씨의 녹취는 이미 공개돼 있었는데 오늘 그 말을 직접 하는 대통령의 목소리까지 나왔습니다. 그간 대통령실이나 명태균 씨가 해 온 해명들이 다 무색해졌습니다.
[기자]
대통령실은 대통령과 명 씨는 경선 이후엔 '단절했다'고 했습니다.
윤 대통령은 2021년 7월 30일 입당해 경선을 치르고 11월 5일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됐습니다.
그런데 당선인 시절인 2022년 5월 9일 통화 녹취가 나오면서 해명은 거짓말이 됐습니다.
명씨는 그 동안 김 여사 통해 공천을 받아다 줬단 건 '허세'라고 했고, 대통령과 녹취는 '없다'고 했습니다.
역시 사실이 아니었던 겁니다.
강버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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