검진 받는 코리아빌딩 입주자들
(서울=연합뉴스) 한종찬 기자 = 서울 구로구 신도림동 코리아빌딩 11층에 있는 콜센터에서 발생한 코로나19 집단 감염으로 직원·교육생과 그 가족 중 최소 32명이 확진됐음이 확인됐다. 10일 오전 빌딩 외부에 설치된 선별진료소 앞에서 입주자들이 코로나19(신종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검진을 받기 위해 줄지어 서있다. 2020.3.10 saba@yna.co.kr
(서울=연합뉴스) 임화섭 기자 = 지금까지 코로나19 확진환자가 64명 나왔고 당분간 그 수가 더 늘어날 것으로 전망되는 서울 구로구 소재 콜센터가 '감염 온상'이 된 가장 큰 이유는 열악한 근무 여건과 근로 실태였다.
10일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에 따르면 방역당국의 역학조사 결과 이 콜센터에서 일하는 일부 직원은 이달 4일부터 의심증상이 나타났는데도 계속 출근해 동료들과 나란히 근무했다.
이 콜센터를 운영하는 메타넷엠플랫폼 측이 의심 증상자를 가려내 근무에서 제외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한 정황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이 업체는 직원들이 콜센터 업무를 볼 때 마스크를 쓰지 않도록 했으며 비교적 좁은 공간에 상담원들을 밀집시켜 근무하도록 해 감염의 위험성이 더욱 높아졌다.
이 콜센터 11층은 메타넷엠플랫폼이 에이스손해보험사의 콜센터 업무를 위탁받아서 전화응대를 하는 공간이었는데, 여기에만 207명이 근무한 것으로 조사됐다.
콜센터의 업무여건은 몸이 건강한 사람에게도 가혹하다. 사람들이 1m도 채 안 되는 좁은 간격으로 다닥다닥 붙어서 앉아 일할뿐만 아니라, 쉴 새 없이 마이크에 대고 통화를 하면서 모니터를 쳐다보고 키보드를 두드리고 있어야 하기 때문이다.
코로나19 감염의 핵심 경로인 '밀접 접촉'과 '비말 전파' 두 가지 조건이 충족되기에 알맞은 여건이다. 마치 신천지 집회나 교회 예배 등에서 감염 위험이 높은 것과 같은 이치다. 코로나19 감염을 줄이기 위한 '거리두기'는 상상조차 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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