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복도에 물이 가득 차 까치발을 들고 걷습니다.
정작 승강기에 도착하면 전기 장치까지 문제가 생긴 듯 오작동을 일으킵니다.
"취소 14층 (뭐야) 취소 14층 취소 5층."
앞서 지난 29일 저녁 10시쯤 동파 사고로 마치 폭우가 퍼붓듯 물이 쏟아졌던 광주 동구의 바로 그 신축아파트입니다.
4층에서 스프링클러가 동파돼 대규모 누수가 생기면서 아파트가 물바다로 변한 건데 지금도 문제가 심각하다며 추가 제보가 들어왔습니다.
이 단지의 시공사인 SK에코플랜트 측은 현재 엘리베이터 출입을 막은 채 열풍기를 돌려 승강기를 말리고 있습니다.
입주민들에게는 최소 3일 동안 이렇게 말리고 다시 안전 점검을 해야 한다며 당분간 승강기를 쓸 수 없다고 통보했다고 합니다.
승강기가 멈추면서 편안해야 할 퇴근길은 고통이 됐습니다.
[입주민]
"화가 나죠. 퇴근길에 힘이 다 빠진 상태에서 20층 넘는 층까지 올라가려고 하니까 내가 내 돈 주고 뭔 짓거리 하는 건가 생각이 들고 언제까지 이렇게 해야 하는 택배도 위에까지 못 오고 20층 이상까지 매일 오르락내리락하고 있고 계단 이용해가지고."
이 아파트의 경우 스프링클러가 동파된 4층 외에 다른 층에서도 배관에서 물이 떨어지는 모습이 포착됩니다.
[제보자/입주 예정자]
"24층 배관이 다 터지고 바닥은 물이 거의 발목까지 잠길 정도로 흥건한 상태였고. 23층 22층까지 다 홍수가 물이 다 가득 찬 상태로 있어서… 딱 보자마자 이거 뭐지 황당하고."
일부 입주민들은 창문이 없는 복도식 아파트여서 이전부터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합니다.
지난 12월 광주지역 폭설 때 아파트 복도에 눈이 날아와 녹지 않고 그대로 쌓여 있는 모습도 확인됐습니다.
[입주민]
"저희가 (복도에) 창문이 없다 보니까 눈이 오거나 복도에 눈이 쌓여 있어요 이게 녹으면서 아무도 관리가 안 되니까 질퍽질퍽하고 불편하다 생각했는데 이번에 누수까지 터지면서."
그러다 보니 추위가 찾아왔을 때 이렇게 동파 위험이 높다는 주장입니다.
[입주민]
"살면서 엘리베이터가 그렇게 추운 아파트가 처음이었거든요. 엘리베이터를 타면 김이 서려 있고 야외에 있는 거랑 똑같이 너무 추워요. 진짜 덜덜덜 떨면서 겨우 집에 들어가거든요. 외부에 있다 건물에 들어오면 따듯해야 하잖아요. 한겨울에 밖에보다 덜 추워야 되잖아요. 비밀번호 누르고 집안에 들어가기 전까지 계속 추워요."
SK에코플랜트는 일부 다른 층에서도 누수가 있었던 것으로 확인했다며 긴급 보수 작업을 하고 있고 안전에 문제가 없게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습니다.
그러나 입주민들은 여전히 불안감을 호소하고 있습니다.
[입주민]
"여기가 임대동이라 꽉 차있지도 않거든요. 세대도 꽉 차있고 애기들 있는 엄마들 많은 동이었다면 가만히 있었을까요. 시공 자체가 잘못된 것 같다는 말도 있어가지고 저희는 모르잖아요. 저희가 건설을 하는 것도 아닌데 시공사 측에서 점검을 잘 해가지고 더이상 피해가 안 나오게 하는 게 맞지 않나."
고은상 기자(gotostorm@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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