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서울시의회가 혼전순결을 강제하고 성 소수자의 존재를 부인하는 내용의 학생 조례안을 교육청에 검토해 달라고 요청해 논란입니다.
이 조례안은 보수 기독교 단체가 제안했는데, 서울시의회 측은 "단순 의견 교환"이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지윤수 기자입니다.
◀ 리포트 ▶
서울시의회가 이번달 하순에 '발의 예정'인 조례안이라며 시교육청에 검토를 요청한 공문입니다.
'학교 구성원의 성생명 윤리규범 조례안'이라는 제목입니다.
"성관계는 혼인관계에서만 이뤄져야 한다", "남성과 여성은 불변적인 생물학적 성별이고 생식기와 성염색체에 의해서만 결정된다"고 돼 있습니다.
"부모의 자녀교육권은 원칙적 우위를 가진다", "성 정체성 혼란이 생기지 않게 안내하라", "성교육의 목적은 절제" 같은 대목도 있습니다.
사실상 혼전 순결을 강제하는 등 성적 자기결정권을 부정하고, 성 소수자 등을 인정하지 않는 내용입니다.
[일선 학교 관계자]
"굉장히 낯설고 당황스럽더라고요. 하다못해 그리스로마 신화도 못 가르치겠다‥ 혼외의 관계를 많이 다루고 있잖아요. 자기가 스스로 생각하고 판단할 수 있게 가르치는 곳이 학교인데‥"
교사단체와 교육청이 반발하는 등 논란이 커지자 서울시의회는 "실무진의 의견 교환일 뿐"이라며 진화에 나섰습니다.
조례안을 제안했다는 단체는 차별금지법 반대와 학생인권조례 폐지 운동을 벌여온 보수 기독교단체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시의회의 사전 검토 절차가 충분했는지 의문이라는 목소리도 나옵니다.
[전병주/서울시의원(민주당)]
"무슨 단체에서 들어온다고 해서 그걸 그대로 교육청으로 공문 발송해 '검토하십시오' 이거는 어불성설입니다.
서울시의회는 발의 여부는 미정이라고 밝혔지만 당시 공문에 '의원 발의 예정'이라고 돼 있던 만큼, 불씨가 아직 꺼지지 않았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습니다.
MBC뉴스 지윤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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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윤수 기자(gee@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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