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감사원 감사 거부 입장을 고집하던 중앙선거 관리위원회가 결국 자녀 특혜 채용 의혹 부분에 한해 감사원 감사를 받기로 했습니다. 여기까지 거부하긴 명분을 찾기가 어려웠던 것 같습니다. 그러면서도 감사 범위에 대한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로 했습니다. 어디까지 받는게 맞는지 헌법재판소에 물어보겠다는 겁니다. 한발 물러선 것 같으면서도 묘하게 국민의 감정을 다시 한번 건드린 셈이 됐습니다.
고희동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리포트]
선관위는 3시간 동안 이어진 비공개회의 끝에 전·현직 간부들의 자녀 특혜채용 의혹에 대해서만 감사원 감사를 받기로 결정했습니다.
선관위는 국민적 의혹이 크기 때문이라고 수용 이유를 밝혔는데 감사원 감사를 거부한 지 일주일 만에 입장을 바꾼 겁니다.
하지만 선관위는 선관위 고유 직무에 대한 감사원의 감사는 헌법 정신에 어긋난다면서 감사 범위에 대해서는 헌재에 권한쟁의심판을 청구하기로 했습니다.
국민적 분노가 큰 간부 자녀 특채 의혹에 대해선 감사를 받겠지만 선관위 업무는 감사원의 직무 감찰 대상이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되풀이 한 겁니다.
여당은 선관위가 반쪽짜리 정치적 속임수 결정을 내렸다면서 감사원의 전면 감사를 받으라고 촉구했고, 거부할 경우 감사원법 위반으로 고발하기로 했습니다.
김기현 / 국민의힘 대표
"(헌법재판소는) 이미 정치재판소로 전락한 지 오래…노태악 위원장과 선관위원들이야말로 가장 빨리 청산해야 할 적폐다."
노태악 중앙선관위원장은 무한한 책임감을 느낀다고 했지만 그만두는 것이 능사인지는 모르겠다며 사퇴 요구를 또 한 번 일축했습니다.
노태악 / 중앙선거관리위원장
"이 자리 자체에는 연연하지 않습니다. 지금 바로 위원장을 사퇴하는 것이 책임있는 자세인가 고민하고 있습니다."
TV조선 고희동입니다.
고희동 기자(hoihoi@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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