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지난해 여름 서울에 기록적인 비가 쏟아져 반지하 주택에 살던 일가족 3명이 숨지는 일이 있었습니다.
올해도 기상 이변으로 폭우 가능성이 예보가 됐는데 사고가 났던 현장 주변의 반지하 주택들, 올해는 괜찮을지 이강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지난해 8월 서울에 115년 만의 폭우가 쏟아졌습니다.
서울 관악구 반지하 주택에 살던 발달장애인 가족 3명이 방범창에 막혀 빠져나오지 못하고 참변을 당했습니다.
그 현장에 다시 가봤습니다.
[이강 기자 : 그때 못 열었던 창이 여기인가요? (네, 여기예요.) 문이 굉장히 좁네요.]
전문가와 함께 근처 반지하 주택을 점검했습니다.
[정창삼 교수/인덕대학교 스마트건설방재학과 : 이 안에 차수벽(물막이판)이 돼 있지만 이 차수벽보다 여기(왼쪽 창문)가 더 낮거든요. 물은 한 곳만 뚫려도 그쪽 약한 곳을 파고 들어가기 때문에 반쪽 대책 비슷한 거죠.]
다른 곳은 더 심각합니다.
[사람이 나올 수 있는 구조가 아니고요. 차수판(물막이판)이 있지 않으니까 개선이 전혀 안됐고, 여기에 노약자가 있어서 상황이 안 좋아졌을 때 극단적인 경우에 대피를 할 수는 없죠.]
반면 유사한 사고를 막기 위한 장치가 설치된 반지하 집도 있습니다.
물막이판과 방범창이 일체형이고, 탈출이 필요할 때는 집안에서 열 수 있습니다.
[이장희/서울 강동구청 주무관 : 물막이판이 이것이고, 방범창이 이거잖아요. 동시에 열릴 수 있게... (이게 열려요?) 네, 동시에 열립니다.]
곳곳에 세심한 아이디어도 숨어 있습니다.
바깥에 물이 10cm정도 차 오르면 요란한 경보음이 울려 위험을 알리고, 방범창쪽으로 탈출할 때 단번에 열리라고 자물쇠는 고리가 아예 떨어집니다.
물막이판과 방범창 사이 빗물이 차지 않도록 물 배출만 하고 유입은 막는 특수 밸브도 달아 놨습니다.
지난해 반지하 참사를 안타깝게 여긴 한 공무원이 개발했습니다.
[최강윤/서울 강동구청 치수과장 : 창문 쪽으로 가야 되는데 창문에는 쇠창살이 고정형으로 돼 있어서 나갈 수가 없는 상태입니다. 그래서 그 창문을 개방할 수 있는 아이디어를 생각하게 됐습니다.]
2달 동안 8차례 실패를 거듭한 끝에 이 '물막이판 일체형 특수방범창'을 만들었고, 시와 구청이 돈을 대 주민들에게는 무료로 설치해주고 있습니다.
[김철식/서울 강동구 주민 : 여기서 물이 넘쳐서 압력에 의해 유리창도 뚫고 들어오거든요. 이것으로 피할 수 있는 길을 만들어준 거잖아요. 너무 고맙죠.]
[이성례/서울 강동구 주민 : 올 여름 괜찮으시겠어요? (네, 진짜 안심이 좀 되네요.)]
올 장마 전까지 200여 곳에 설치할 계획인 구청 측은 출원은 했지만 특허권을 고집하지 않겠다며 널리 쓰이기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영상취재 : 김현상, 영상편집 : 이홍명)
이강 기자 leekang@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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