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중국이 주중 한국대사를 불러 항의한 사실이 오늘(11일) 공개됐습니다. 우리 정부가 그제 싱 하이밍 주한 중국대사를 초치해서 싱 대사의 도발적 언행이 내정간섭이 될 수 있다고 경고하자, 바로 그다음 날, 중국이 맞대응에 나선 겁니다.
베이징에서 정영태 특파원이 첫 소식 전하겠습니다.
<기자>
중국 외교부는 차관보급인 눙룽 외교부 부장조리가 어제 정재호 주중 한국대사를 만나 항의한 사실을 오늘 공개했습니다.
'싱하이밍 주한 중국대사와 이재명 대표의 교류에 한국 측이 부당한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심각한 우려와 불만을 표명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한국이 타이완과 단교하고 중국과 정식 외교 관계를 맺었던 지난 1992년 "한중 수교 공동성명 정신을 성실히 준수하라"고 요구했습니다.
이에 주중 한국 대사관은 오늘 오후 자료를 내고 이 자리에서 우리도 중국 측에 항의했다고 밝혔습니다.
싱 대사가 '외교 관례에 어긋나는 비상식적이고 도발적이며 사실과 다른 언행을 한 데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하고 엄중한 항의를 전달했다'고 설명했습니다.
중국이 주중 한국 대사관을 통해 공식 항의한 건 윤석열 정부 들어 이번이 3번째입니다.
'타이완 문제는 남북한 문제처럼 전 세계의 문제'라는 윤 대통령의 지난 4월 외신 인터뷰 이후 날 선 발언이 이어져 왔습니다.
[왕원빈/중국 외교부 대변인 (지난 4월 20일) : 타이완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중국인의 몫이며 타인의 말참견을 허용하지 않습니다.]
[친강/중국 외교부장 (지난 4월 21일) : 우리는 결코 물러서지 않을 것입니다. 타이완 문제로 불장난을 하면 반드시 스스로 불에 타 죽을 것입니다.]
이런 비외교적 발언에 당시 우리 외교당국이 싱하이밍 대사를 초치하고 항의했는데, 2달도 채 안 돼 다시 갈등이 불거진 셈입니다.
싱 대사가 한국 언론의 관심이 집중된 자리에서 공개적으로 강경 발언을 내놓은 건 본국의 승인 아래 우리 정부를 압박하는 동시에 직접 여론전에 나선 거라는 분석도 나옵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정영태 기자 jytae@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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