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앵커>
최근 경남은행에서 직원이 거액의 돈을 횡령한 사건이 있었죠. 그런데 조사해 보니 이 횡령 액수가 알려진 것보다 두 배 이상 많은 3천억 원에 달하는 걸로 드러났습니다. 개인이 횡령한 금액으로는 가장 큰 규모입니다.
유덕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무더기로 쌓여 있는 5만 원권 지폐 뭉치와 1kg 골드바들.
대규모 금액을 횡령한 경남은행 이 모 부장의 은신처에서 발견된 겁니다.
당초 500억 원대로 알려졌던 횡령규모는 금융감독원의 추가 조사 결과 '돌려 막기' 부분 등이 더 확인돼 2,988억 원으로 늘었습니다.
역대 금융권 개인 횡령액 중 가장 큰 규모입니다.
PF대출을 허위로 일으킨 뒤 무단 개설한 계좌나 가족과 지인 명의 계좌에 이체했고, 시행사들이 대출 원리금을 갚으면 서류를 위조해 이걸 지인 또는 가족 명의 법인 등에 빼돌렸습니다.
이 씨는 부동산 매입, 주식투자, 자녀 유학비 등에 이 돈을 썼습니다.
경남은행이 입은 순손실만 595억 원, 2009년부터 13년 동안 내부통제는 작동하지 않았습니다.
2015년 경남은행을 인수한 BNK 금융지주는 은행에 대해 서면 점검만 했고, 고위험 업무인 PF대출 점검은 아예 실시하지 않았습니다.
경남은행은 이 씨가 15년간 한 부서에서 PF대출 업무를 담당하게 했고, 본인이 취급한 PF 대출에 대해 사후관리까지 맡겼습니다.
[백규정/금융감독원 은행검사2국장 : (사고 방지를 위해) 직무 분리가 일어나야 되거든요. 본인이 15년간 동일부서에서 근무하면서 사후 관리업무까지 직접 담당하다 보니까 발각되지 않고 장기간….]
지난 5년여 동안 은행권 내부 직원에 의한 금융사고 피해액은 1,962억 원인데 회수율은 11%에 그쳤습니다.
[김대종/세종대 경영학부 교수 : 감옥에 2~3년 갔다 나와도 평생을 먹고살 돈이 생기기 때문에 (횡령 방지를 위해서는) 엄하게 처벌하고, 전액 환수하고, 재산 몰수형을 함께 해야만….]
장기 근무자 직무 분리와 정기적인 자체 감사 등 대책의 실효성을 높여야 합니다.
(영상편집 : 조무환)
유덕기 기자 dkyu@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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