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다시 만나주지 않는다고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30대 남성에 대해, 경찰은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계속되는 폭행과 스토킹에 경찰이 피해 여성을 잠시 피신까지 시키기도 했지만, 결국 범행을 막지는 못했습니다.
유태경 기자의 보도입니다.
◀ 리포트 ▶
호송차량이 경찰서를 빠져 나갑니다.
전 여자친구를 살해한 뒤 체포된 30대 남성은 영장실질 심사를 받은 뒤 구속됐습니다.
"비켜주세요, 비켜주세요."
경찰은 남성이 치밀하게 범행을 준비한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집에서 준비한 흉기를 들고 피해여성 집 앞에서 4시간 동안을 기다렸고 배달음식을 받는 틈을 타 집안으로 들어간 점에 주목하고 있습니다.
피해여성과는 1년가량 교제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석 달 전부터 경찰에 신고가 접수됐습니다.
남성이 여성의 얼굴을 심하게 때려 폭행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석 달 전 당시 경찰은 피해여성에게 위치추적이 가능한 스마트워치 착용을 제안했지만 거절한 것으로 전해졌습니다.
하지만 얼마 뒤 남성은 집안까지 들어가 난동을 피웠고 당시 경찰은 긴급 주거지에 피해여성을 한 달가량 피신까지 시켰습니다.
[경찰 관계자 (음성변조)]
"교제 폭력 등 피해자 상대로 주거지를 알잖아요. 노출됐으니까. 우리가 따로 이렇게 숙소를 마련해‥"
그런데 이 남성은 결국 회사까지 찾아갔습니다.
당시 폭행은 없었지만 멀리서 쳐다보고 있다가 경찰에 적발됐습니다.
경찰은 피해 여성의 의사를 물어보지 않고 찾아오면 처벌될 수 있다고 경고한 뒤 여성을 집에 데려다줬습니다.
이런 조치에도 남성은 열흘 만에 여성을 다시 찾아가 결국 범행을 저질렀습니다.
전문가들은 교제폭력의 경우, 가해자 접근을 제한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는 게 가장 큰 문제라고 지적합니다.
[최종술/동의대 경찰행정학과 교수]
"교제 폭력이라는 것을 하나의 단독 범죄 행위로 규정을 해서 긴급 응급조치, 분리 조치 이런 것들이 가능하도록 명문화시키는 것이 필요하다."
또, 범죄를 막기 위해서는 스마트워치 등을 피해자가 아니라 가해자에게 채워 접근을 막아야 한다는 겁니다.
[이윤호/동국대 경찰행정학과 명예교수]
"가해자를 채워야죠. 그래야 접근을 금지시킬 수 있죠. 피해자를 채워놓으면 갑자기 나타났는데 놀래서 언제 눌러요? 눌러도 경찰 오려면 5분 이상 걸릴 텐데‥"
경찰은 피해 여성의 휴대전화를 확보해 교제하는 동안 또 다른 폭행이나 스토킹은 없었는지도 확인하고 있습니다.
MBC뉴스 유태경입니다.
영상취재: 김홍식 (부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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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김홍식 (부산)
유태경 기자(youyou@busan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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