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진행 : 김영수 앵커, 이하린 앵커
■ 출연 : 김성수 문화평론가
* 아래 텍스트는 실제 방송 내용과 차이가 있을 수 있으니 보다 정확한 내용은 방송으로 확인하시기 바랍니다. 인용 시 [YTN 뉴스ON] 명시해주시기 바랍니다.
[앵커]
저희가 뉴스 첫머리에 이 시각 서점 표정 전해드렸죠. 노벨 문학상을 수상한 한강 작가의 작품이 지금 모두 품절이라고 합니다.
한강 작가에 대해 한림원은 "역사적 트라우마에 맞서고 인간 삶의 연약함을 폭로하는 강렬한 시적 산문"이라며그의 작품을 평가했는데요. 김성수 문화평론가와 함께 자세히 알아보겠습니다. 어서 오세요.
[김성수]
안녕하세요, 김성수입니다.
[앵커]
우리나라 첫 노벨문학상 한강 작가가 수상을 했는데 이 한강 작가가 그동안 세계적으로 아주 권위 있는 문학상들을 많이 수상했고 또 실제로 유력한 후보 중의 한 명이었다면서요.
[김성수]
그럼요. 그러니까 지금 본인은 전혀 기대하지 않았고 10분 전에 전화를 받았을 때 깜짝 놀랐다, 이렇게 얘기를 했는데 제가 보기에는 겸손한 그런 말이라고 생각이 되고요. 물론 해외 베팅 사이트, 이런 데에서는 한강 작가의 수상을 전혀 예견하지 못했습니다. 그 아픔을 알리고 그 고통을 기사처럼 전달했었다면 이 한강 작가는 그것을 내가 어떻게 느꼈는지. 그리고 내 아픔이 그들과 어떻게 교감했는지, 그것을 시적인 언어로 풀어냈다는 거예요. 그래서 어떤 면에서는 지금 한 세대가 지나서 젊은 친구들이 보기에는 광주민주화 운동이라든가 또 제주 4.3사건이라든가 이런 사건들을 접할 때 쏟아지는 사실적 언어보다 조금 더 한번 승화가 돼서 상상 속에서 고통과 정서를 느껴볼 수 있는 그런 시적 언어들이 더 어떻게 보면 생동감 있게 느껴지는 그런 역할을 하는 것이죠.
[앵커]
원래 시인으로 등단을 처음에 했고 소설가로 노벨문학상까지 수상을 했는데요. 노벨문학상 수상하고 나서 전화 인터뷰를 잠깐 했는데 저희가 그 인터뷰를 듣고 더 이야기 나눠보겠습니다.
[한 강 / 노벨문학상 수상자 : 매우 놀랐고 정말 영광스럽습니다. 물론 놀랐습니다. 아들과 저녁 식사를 막 끝낸 평화로운 저녁에 (수상) 연락을 받았습니다. 어릴 때부터 번역서 뿐 아니라 한국어로 된 책을 읽으며 자랐습니다. 한국 문학과 함께 자랐다고 말할 수 있습니다. 아들과 차를 마시면서 조용히 축하하고 싶습니다.]
[앵커]
한국문학과 함께 자라왔다. 한국문학이 재조명이 되고 한국문학이 원래 있었던 거잖아요. 이제 다시 재조명되고 전 세계에서 주목하는 그런 문학이 될 것 같아요.
[김성수]
그럼요. 우리가 이미 한국의 다양한 콘텐츠들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는 K팝이라든지 K드라마 또 K무비 등을 통해서 이미 다 확인을 한 바가 있잖아요. 그러면 왜 문학은 안 될까요? 그러니까 이미 우리 문학이 이룬 성취들이 동시대를 살고 있는 모든 세계인들과 함께 같은 고민들을 하고 같은 상처를 품고 있었던 거고 그것을 충분히 우리 나름대로 아름답게 표현하고 있었던 것이죠. 문제는 소통을 할 수 있는 다리가 부족했는데. 한강 작가 같은 경우도 번역이 정말 행운이었다고 했죠. 그런 번역가가 붙게 되면서 보다 더 작가의 중심을 들여다볼 수 있는 다리가 만들어지면서 더더욱 사랑을 받았던 거고. 최근 들어서 한국에서 번역을 지원하는 그런 사업들이 활발해지고 있는데요. 앞으로는 더 이런 성취들이 인정받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앵커]
번역가 이야기가 나와서요. 한강의 번역가 데보라 스미스 씨가 주목을 받고 있는데 한국어를 독학으로 배웠다고요? 이게 어떻게 가능하죠? [김성수] 이것도 놀라운 일이고. 이전에 우리 도그마에 갇혀 있지 말아야 한다는 게 예전에는 훌륭한 번역가를 먼저 찾아요. 그래서 그 사람들한테 돈을 주고 번역을 맡겨요. 그래서 뭔가 성취를 얻으려고 하죠. 그런데 애초에 더 중요한 것은 우리 한국문학에 대한 애정 그리고 작가에 대한 애정이 있어야 되거든요. 데보라 스미스 같은 사람은 한국이라는 사회를 충분히 객관적으로 들여다 보고 그 가운데서 자기 마음에 정말 잘 맞는 어울리는 작가를 선택했어요. 그리고 그것을 먼저 번역하기 시작했거든요. 그래서 데보라 스미스의 번역을 보면 한국의 발음들을 그대로 살린 말들을 사용합니다. 문학적인 우위성을 갖고 우리들이 이해할 수 있는 언어를 써야지가 아니라 그 글맛이 그대로 살아나고 특히나 한강의 글에는 시적인 표현들이 많기 때문에 그 운율을 살릴 필요가 있거든요. 그런 것들을 그대로 번역하는 탁월한 선택을 했고요. 그것이 세계인들을 움직인 것이죠.
[앵커]
지금 출판계가 기대하고 있습니다. 우리 대한민국 출판계, 문학계에 큰 획을 긋는 그러한 수상이라고 볼 수 있는데 앞으로 어떤 영향을 더 미칠 것 같습니까?
[김성수]
일단은 책들을 텍스트로 읽는, 문자로 읽는 분들이 훨씬 더 많아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그 문자의 힘을 많이 느낄 수 있을 것 같고요. 무엇보다도 하나의 이정표를 만들어줬기 때문에 후배 작가들 그리고 동시대의 작가들이 이런 도전들을 할 수 있는 목표가 또 하나 생겼잖아요. 만약 봉준호가 없었더라면 우리가 아카데미를 수상할 수 있을 것인가 꿈도 못 꿀 것입니다. 지금 노벨문학상이라는 게 늘 우리 생애에서는 이뤄질 수 없는 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제 가능하다는 걸 알았으니까 두 번째, 세 번째 노벨문학상 작가들이 나올 거라고 저는 기대합니다.
[앵커]
그렇습니다. 큰 경사였고요. 우리 한강 작가의 인터뷰를 정말 듣고 싶거든요. 그런데 한강 작가가 당분간 인터뷰를 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본인이 이야기했나 봐요. 전쟁 중이다라는 이야기...
[김성수]
그게 무슨 말이냐면 아버님께서 이 놀라운 소식을 듣고 처음에는 가짜뉴스라고 생각을 했대요. 그런데 진짜 사실이었던 거예요. 그래서 이런 놀라운 일이 벌어졌는데 잔치라도 해야 되지 않겠느냐. 그랬더니 한강 작가가 지금 두 군데에서나 전쟁이 일어나고 사람이 죽어가고 있다. 그런데 내가 경사가 있다고 잔치를 할 수 있겠느냐. 기자회견도 그래서 일부러 자제하고 있다고 했는데요. 이게 바로 지성인의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고. 그래서 더더욱 위로가 되는 것 같습니다.
[앵커]
알겠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지금까지 김성수 문화평론가와 이야기 나눠봤습니다. 잘 들었습니다. 고맙습니다.
YTN 이승배 (sbi@yt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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