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급 수해' 스페인서 국왕 부부, 이재민 찾았다가 '진흙 봉변'
[앵커]
스페인 남동부에서는 지난달 말 쏟아진 기습 폭우로 현재까지 200명 넘게 숨졌습니다.
국왕 부부가 수재민들을 위로하기 위해 수해 현장을 찾았지만, 당국의 늑장 대응에 분노한 주민들은 욕설과 함께 진흙을 던지며 항의했습니다.
한미희 기자입니다.
[기자]
도시를 휩쓴 물이 빠지고 진흙이 가득한 거리에 사람들이 몰려들었습니다.
최악의 홍수로 큰 피해를 입은 주민들은 도시를 찾은 국왕을 향해 고성을 지르고 진흙을 던졌습니다.
"살인자, 살인자, 살인자, 살인자"
지난주 이 지역에서는 8시간 만에 1년 치 강수량에 해당하는 비가 쏟아졌는데, 주민들에게 안전 문자가 발송되기까지는 10시간이 넘게 걸리는 등 당국의 늑장 대응이 피해를 키웠다며 분노한 겁니다.
"이미 알려진 사실이었지만, 아무도 이를 피하기 위한 어떤 조치도 취하지 않았습니다."
레티시아 여왕은 얼굴에 진흙을 묻힌 채 눈물을 보였습니다.
펠리페 국왕은 다른 일행보다 더 오래 현장에 머물며 주민들을 위로하려 했지만 시간을 단축해 서둘러 방문을 끝냈고, 다른 수해 지역 방문도 취소했습니다.
국왕은 피해 주민들의 분노와 좌절을 이해해야 한다며 지역 사회에 희망을 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우리는 비상 사태에 주의를 기울이는 동시에 피해 주민들에게 희망을 주고 국가가 온전하다는 것을 보장해야 합니다."
당국의 미흡한 대응에 비판의 목소리가 커지자 페드로 산체스 총리는 전날 군인과 경찰 1만명을 추가로 파견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또 추후 대응 관련 과실을 살피고 책임 소재를 파악하게 될 것이라며 단합을 호소하기도 했습니다.
지난달 29일 발렌시아 지역에 쏟아진 기습 폭우로 인한 사망자는 현지시간 3일까지 200명을 넘어섰습니다.
또 수십 명이 실종 상태고, 약 3천 가구에 전기가 공급되지 않고 있습니다.
연합뉴스 한미희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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