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지난 3월 '언론인 회칼 테러' 발언 논란으로 사퇴했던, 황상무 전 대통령실 시민사회 수석이 오늘 갑자기 입장문을 발표했습니다.
'회칼 테러 협박'은 편집과 상징 조작, 왜곡으로 꾸며진 '가짜뉴스'라며, 9개월 전의 MBC 보도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김지경 기자가 보도합니다.
◀ 리포트 ▶
22대 총선을 앞둔 지난 3월 당시 대통령실 황상무 시민사회수석은 MBC를 포함한 출입기자 5명과 식사를 함께했습니다.
이 자리에서 "MBC는 잘 들어"라고 말한 뒤 "내가 정보사 나왔는데, 1988년에 경제신문 기자가 압구정 현대 아파트에서 허벅지에 칼 두 방이 찔렸다"고 말했습니다.
군 정보사의 기자 테러 사건을 대통령실 고위직 인사가 언급한 사실을 MBC가 보도했고, 협박 논란이 벌어지며 6일 만에 사퇴했습니다.
그런데 황 전 수석은 9개월이 지나서야 '당시 보도는 가짜뉴스'라며 MBC를 방송통신심의위원회에 신고했습니다.
먼저 과거 실제 테러 사건을 '회칼 테러'로 언급한 점을 문제 삼으며, '과도'를 '회칼'로 둔갑시킨 상징조작 보도라고 주장했습니다.
국방부는 테러사건에 '과도'가 쓰였다고 발표했는데, 섬뜩한 용어로 흉포한 인상을 주려고 MBC가 36년 만에 처음으로 '회칼'이란 용어를 썼단 겁니다.
하지만 테러 사건 20주년을 기념한 2008년 신문 기사 제목에서도, 당시 피해 기자가 저술한 책에 대한 10년 전 서평 기사에서도 '회칼 테러'란 단어는 손쉽게 찾을 수 있습니다.
또 황 전 수석은 점심 자리에서 '협박'은 물론 '그런 분위기'도 없었다며 '화기애애했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동석했던 MBC 기자는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 "MBC 기자 눈까지 마주치며 'MBC 잘 들어라'라고 말해 다른 기자가 "왜 MBC를 꼭 집어 말하느냐고 되묻기도 했다'면서 "기자가 정부로부터 칼을 맞았다는 이야기가 재밌게 들릴 수는 없는 일"이라고 진술했습니다.
MBC는 "대통령실 고위 인사의 ‘회칼 테러 위협’의 심각성에 대해 사회적 평가가 끝났는데, 황 전 수석이 반성은 커녕 2차 협박에 나섰다"고 비판했습니다.
또 "'과도인지 회칼인지' 같은 비본질적인 주장으로 책임을 뒤늦게 모면하려는 노림수가 무엇인지 파악해 나가겠다"고 밝혔습니다.
MBC뉴스 김지경입니다.
영상편집: 박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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