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미국이 인공지능 개발에 필수적인 고대역폭 메모리 HBM을, 대중국 수출규제 품목으로 지정했습니다.
문제는 이 규제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우리 기업들이 직격탄을 맞는단 건데요.
미국의 규제가 몰고 올 파장을 장슬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미국이 중국 수출을 막은 항목은 HBM과 첨단 반도체장비입니다.
명분은 '안보 위협'입니다.
AI 개발의 핵심 부품인 고대역폭 메모리, HBM이 중국으로 넘어가 군사 목적에 쓰일 수 있다는 겁니다.
[제이크 설리번/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
"우리의 국가 안보를 증진하고 가장 민감한 기술을 보호하며 중국이 이를 악용하거나 우리에게 불리하게 사용하지 못하도록 막기 위해서입니다."
수출 통제는 내년부터 시행되는데, 적용 대상에는 미국과 모든 외국 기업이 포함됩니다.
또 미국의 기술을 사용해 생산한 제품이라면 원칙적으로 중국 수출이 통제됩니다.
전세계 메모리 반도체 시장 규모는 842억 달러입니다.
이 가운데 HBM, 고대역폭 메모리의 비중은 20% 정도인데요.
AI 투자가 확대되면서 그 중요성은 점차 늘어나고 있습니다.
HBM 시장은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 미국 마이크론, 이렇게 세 기업이 주도하고 있는데, 우리나라 두 기업의 점유율을 합치면 90%를 넘어 절대적입니다.
하지만 사정은 조금 다릅니다.
SK하이닉스의 경우 엔비디아, TSMC와 공급망을 구축해 물량 대부분을 미국에서 소화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삼성의 경우 HBM 물량의 20%가량을 중국에 판매하고 있습니다.
미국의 이번 HBM 규제로 특히 삼성이 피해를 볼 거란 예상이 나오는 이유입니다.
다만 업계와 정부에선 당장 우리 기업에 미칠 영향이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전체 매출에서 중국 수출 물량의 비중이 낮다는 건데, 문제는 HBM의 미래 시장, 중국을 잃게 된다는 점입니다.
[김양팽/산업연구원 전문연구원]
"사실상 세계에서 반도체 시장이 가장 큰 데가 중국이에요. 가장 큰 시장에 가장 빨리 팔 수 있는 물건(저사양 HBM)을 못 팔게 된 거예요. (제한적이라는 건) 피해 규모지 피해가 없다는 말은 아니잖아요."
또 중국이 제재를 계기로 자체 반도체 기술을 끌어올릴 경우 우리 반사이익도 오래 가지 못할 수 있습니다.
더구나 트럼프 2기 정부가 정식 출범해 미·중 무역 전쟁이 확대되면 우리 입지도 불안해집니다.
[조상현/국제무역통상연구원 원장]
"트럼프 집권 2기가 되면 큰 주먹(관세)을 보여주는 정책과 함께 법 제도를 통해서 조용하게 압박하는…그렇기 때문에 더 무서워지는 거죠."
당장 중국 상무부는 군수용으로 쓸 수 있는 중국산 갈륨과 게르마늄 등의 미국 수출을 엄격히 통제하겠다며 보복 조치에 나섰습니다.
MBC뉴스 장슬기입니다.
영상편집: 김관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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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슬기 기자(seul@mbc.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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