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갈색 바탕에 선명한 검은 무늬.
지난 16일 제주시 애월읍 한 저수지에 출현한 뱀 한 마리가 모두를 놀라게 했는데요.
이 뱀의 정체는 바로 아프리카 열대우림이 주 서식지인 '볼파이톤'입니다.
우리나라에서 '공비단뱀'이라 불리며 가장 대중적인 애완 파충류 중 하나로 꼽히는데요.
상자에 담겨 있던 것으로 미뤄봐 누군가 애완용으로 키우다 버린 것으로 의심됩니다.
볼파이톤은 지난 2016년 제주시 한 아파트 단지에도 출몰해 한바탕 소동이 벌어졌는데요.
국제 멸종위기종으로 분류된 이 뱀은 '멸종 위기에 처한 야생 동·식물의 국제거래에 관한 협약'(CITES)에 따라 양도·양수 시 관련 증명서를 소지해야만 사육이 가능합니다.
하지만 온라인 커뮤니티 등을 통해 개인 간 거래되는 사례가 많아 정확한 사육 규모조차 파악하기 힘든데요.
섬 지역의 특성상 생태계 교란종에 의한 피해에 취약한 만큼 자칫 제주도 고유종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습니다.
윤영민 제주대 제주야생동물구조센터장은 "볼파이톤은 온도, 습도 등 사육조건이 까다로운 것으로 알고 있다"며 "혹시 제주도 기후에 맞춰 살아남는다면 또 하나의 생태교란종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지난해 전남 지역에서도 사람이 내다 버린 것으로 보이는 외래 생물이 잇달아 발견됐습니다.
영산강유역환경청에 따르면 무등산 국립공원 경계 지역인 풍암천에 나타난 악어거북은 원래 미국 남서부 습지에 사는 동물.
개체의 크기가 크고 성질이 포악해 하천 생태계에서 포식자 지위를 누리는데요.
이 역시 국제 멸종위기종 Ⅲ 등급으로 엄격한 수출입 규제를 받는 만큼, 누군가 몰래 한국에 들여와 기르다 유기한 것으로 추정됩니다.
나주 지석천 등 영산강 지류에 서식하는 것으로 확인된 미국가재 역시 강한 육식성 때문에 환경부가 생태교란종으로 지정했죠.
주로 관상용으로 수입했다가 사육을 포기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