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앵커 ▶
강원 강릉시의 도심에 멸종 위기 종인 붉은 여우가 나타났습니다.
환경부의 복원 사업으로 소백산에서 방사했던 여우인데, 이동 경로를 추적해 봤더니 400km에 달했습니다.
국립공원 연구원은 사람에게 직접 해를 끼치지는 않는다면서, 혹시 여우를 발견하면 포획하거나 먹이를 주지 말고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이아라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 리포트 ▶
뾰족한 얼굴에 큰 귀, 긴 꼬리를 가진 동물 한 마리가 정육점 주변을 어슬렁거립니다.
앞발로 비닐 더미를 파헤치더니 얼굴을 푹 파묻고 뭔가를 열심히 먹습니다.
잠시 뒤, 주차장 쪽으로 나와서도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연신 무언가를 열심히 뜯습니다.
"얘 뭐야. 너 뭐 먹니 근데?"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 붉은여우입니다.
여우가 나타났던 장소입니다. 여우는 이 주변을 20분 정도 배회하다 고기 찌꺼기 등을 먹고 사라졌습니다.
[안진홍/여우 목격 시민]
"고양이도 아니고 개도 아니고 좀 이상한 게 있더라고요. 그래서 보다 보니까 여우가 왔더라고요. 되게 놀랐죠, 처음에."
확인 결과, 국립공원연구원이 지난 2020년부터 2년 넘게 기른 뒤 지난해 소백산 인근에서 풀어준 4살짜리 암컷 여우였습니다.
여우 목에 채워둔 위치추적장치를 통해 이동 경로도 확인됐는데, 이동거리가 무려 400km에 달했습니다.
[배성근/국립공원 야생생물보전원 중부보전센터장]
"22년 11월 14일 방사되었고요. 현재 영주 봉화에서 안동, 평창을 거쳐서 강릉, 현재는 동해에 있습니다."
토종 붉은여우는 과거에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었지만, 1960년대 '쥐 잡기 운동'으로 개체 수가 급감하면서 현재는 멸종위기 야생동물 1급으로 분류돼 보호받고 있습니다.
2012년 시작된 환경부의 멸종위기동물 보전 계획에 따라 전국에 90여 마리가 방사됐습니다.
국립공원연구원은 붉은 여우가 사람에게 직접 해를 끼치진 않지만, 여우가 야생에서 본성을 지키며 살 수 있도록 발견하더라도 포획하거나 먹이를 주지 말고 신고해 달라고 당부했습니다.
MBC뉴스 이아라입니다.
영상취재 : 양성주(강원영동) / 영상제공 : 국립공원 중부보전센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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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상취재 : 양성주(강원영동)
이아라 기자(ara@mbce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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