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반도 브리핑] 불면증 의심 김정은, 남한 겨냥 전술핵탄두 공개
[앵커]
지난 한 주간의 한반도 정세와 외교·안보 이슈를 다시 정리해보는 토요일 대담 코너 '한반도 브리핑'입니다.
연합뉴스TV 베이징 특파원과 연합뉴스 북한부를 거쳐 현재 국제 분야를 맡고 있는 이봉석 기자 나와있습니다.
안녕하세요.
[기자]
네, 안녕하세요.
[앵커]
먼저 주요 이슈부터 소개해주시죠.
[기자]
김정은 위원장이 새벽 5시까지 일한다고 노동신문이 보도했습니다.
식량난이 심각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인민을 위해 노력하는 이미지를 주기 위한 목적이지만, 실상은 건강 문제 때문 아니냐는 관측도 있습니다.
김 위원장이 전술핵탄두를 처음 공개했습니다.
남한을 겨냥한 무기 8종에 장착 가능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전술핵탄두 공개가 7차 핵실험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옵니다.
북한이 전술핵탄두를 공개한 날,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이 부산에 입항했습니다.
정부가 북한의 충격적인 인권 실태를 기록한 북한인권보고서를 처음 공개했습니다.
[앵커]
김정은 위원장이 새벽 5시까지 일한다면서 노동신문이 '애민 지도자' 이미지를 부각시켰죠.
하지만, 건강 이상일 가능성이 있다면서요.
[기자]
네, 먼저 '인민의 어버이'라는 제목의 북한 기록영화를 먼저 보시겠습니다.
작년 10월 공개된 건데요. 김정은 위원장이 인민을 위해 헌신하는 모습을 주민들에게 보여주며 우상화하기 위해 제작됐습니다.
김 위원장이 야간에 활동하는 모습들도 나옵니다.
우선 세계적으로 코로나가 한창이던 작년 5월 의약품 공급 실태를 확인하기위해 직접 약국을 방문했고요.
"경애하는 원수님 오시면 안됩니다. 여기가 어디라고 안됩니다. 허나 일신의 위험은 아랑곳하지 않으시고 약품 공급 실태를 하나하나 세심히 요해(이해)하시며 밤이 깊도록 끝없는 노고의 자욱 이어가시었으니…"
한겨울 현장시찰을 마치고 돌아오는 모습도 있습니다.
노동신문은 최근 김 위원장이 새벽 5시까지 일한다는 일화를 소개했습니다.
불면불휴, 잠도 자지 않고 쉬지도 않는다는 건데요.
"어려서부터 밤을 새우며 일하는 것이 습관이 됐다"는 김 위원장의 발언도 소개됐습니다.
조용한 밤에 생각에 집중하는 게 제일 좋다고도 했습니다.
하지만, 밤에 잠을 이루지 못하는 게 건강 이상 때문일 가능성도 있습니다.
국정원은 2016년 국회 정보위원회에 김 위원장이 신변 위협 때문에 많이 고민하고, 불면증에 걸려 잠을 잘 자지 못한다고 보도했습니다.
최진욱 전 통일연구원장도 외신과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이 술을 많이 마신 후 울곤 한다고 들었다"고 말한 바 있습니다.
[앵커]
이번엔 밤인지 낮인지 알 수 없지만 김정은 위원장의 공개 행보를 통해 남한을 겨냥한 무기들에 탑재할 전술핵탄두가 처음 공개됐죠.
[기자]
네, 북한 매체들은 화요일 김정은 위원장이 '핵무기 병기화 사업 지도'를 했다고 보도했습니다.
이 모습을 담은 사진들도 실렸는데, 이 가운데 전술핵탄두 실물이 등장합니다.
모양은 국방색 케이스에 담긴 뭉툭한 빨간색 색연필처럼 생겼는데요.
전술핵탄두의 이름은 '화산-31'이고요.
직경 약 50cm, 길이 1m 정도입니다.
북한 매체의 관련 보도 연이어서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정은 위원장은) 우리의 핵무력을 임의의 핵긴급 정황에도 대처할 수 있는 믿음직한 역량으로 강화하기 위한 사업에 이바지한 진함없는 노력과 이룩해놓은 커다란 성과를 높이 평가하셨습니다."
"핵무기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일 데 대한 당 중앙의 구상을 철저히 관철하기 위해 무기급 핵물질 생산을 전망성있게 확대하며 계속 위력한 핵무기들을 생산해내는 데 박차를 가해나가야 한다고 하시면서…"
김 위원장은 핵탄두 보유량을 기하급수적으로 늘리라고 지시했었는데요.
이번엔 핵탄두 '화산-31'은 10개 정도가 늘어서 있는 모습이 보였고요.
북한은 현재 핵탄두를 50개 안팎으로 보유하는 것으로 추산되고 있습니다.
또 북한이 공개한 사진 가운데 벽면에 이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무기들 사진이 걸려있는데요.
'북한판 이스칸데르'로 불리는 KN-23과 600㎜ 초대형 방사포, 수중 핵 드론 해일, 장거리 전략순항미사일 화살 1,2 등입니다.
모두 남한을 타격권에 넣는 무기들입니다.
전문가의 얘기도 들어보시겠습니다.
김열수 / 한국군사문제연구원 안보전략실장> "KN-23, KN-23 개량형, KN-24, KN-25, 해일 그리고 화살 1, 화살 2, 전술유도탄무기 총 8종이잖아요. 8종에 이것을 다 탑재할 수 있거든요. 탑재하면 이게 왜 조금 부담스러우냐하면 사거리가 400에서, KN-23 개량형 같은 경우에는 800㎞까지 간다는 말이죠. 그러면 사거리가 400~800㎞라고 하는 것은 우리 남한 전역이 사거리에 해당되잖아요."
당초 우리 군은 북한이 초대형 방사포나 장거리 순항미사일 등에 핵탄두를 탑재할 기술을 가졌는지에 대해 회의적인 입장이었습니다.
하지만, 이번에 북한은 핵탄두의 소형화와 대량생산을 위한 규격화를 과시하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북한은 핵탄두에 일련번호를 붙인 모습까지 공개했고요.
국가 핵무기 종합관리체계가 '핵방아쇠'라고 밝혔습니다.
조만간 핵가방이 등장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게 됐습니다.
[앵커]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벌일 가능성이 있다는 얘기는 벌써 1년 전부터 나왔는데, 북한이 이번에 전술핵탄두를 공개한 것이 핵실험을 예고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죠.
[기자]
네, 북한은 과거에도 두 차례 핵탄두 모형을 공개한 적이 있습니다.
핵실험 예고라는 분석이 나오는 건 이번 전술핵탄두 공개가 과거 핵실험을 하기 이전의 보도 행태와 매우 비슷하기 때문입니다.
2016년 5차 핵실험 직전에 북한은 둥그런 핵탄두 모형을 공개했고요.
2017년 6차 핵실험 전에는 장구형 핵탄두 모형을 공개했었습니다.
특히 6차 핵실험 전과 이번 노동신문의 보도가 거의 비슷해 조만간 북한이 7차 핵실험을 단행할 것이라는 관측도 있습니다.
김 위원장의 이번 공개 행보가 핵실험 시기 임박을 시사하는 것일 가능성이 크다는 겁니다.
또 이번에 공개한 전술핵탄두 위력을 검증하기 위해 추가 핵실험이 필요할 것이라는 견해도 있습니다.
다만, 7차 핵실험을 감행한다면 언제가 될 것인지 내다보는 건 어렵다는 분석입니다.
전문가 얘기 듣고 마무리하겠습니다.
"2016년 같은 경우에는 3월에 공개를 하고, 원형이었죠. 내폭형이라고 하는데 중간에 핵물질이 있어서 안으로 파괴가 되는 건데, 그거는 3월에 공개를 하고 9월에 실험을 했단 말이에요. 그리고 2017년 같은 경우에는 장구형이라고 해서…. 그때도 보여주자마자 다시또 실험을 했단 말이에요. 이게 어느 정도 기다려야 가능할 것인가를 추측하기는 상당히 조금 어려운 부분이 있기는 합니다."
[앵커]
북한이 전술핵탄두를 공개한 날, '떠다니는 군사기지'로 불리는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니미츠함이 부산에 입항했죠.
[기자]
네, 니미츠함은 제주 공해상에서 한미 훈련을 마친 뒤 부산 작전기지로 들어왔습니다.
승조원 5,500여 명을 실은 미 해군의 핵 추진 항공모함이고요.
전투기만 70여 대가 탑재돼 웬만한 국가의 공군력에 맞먹는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니미츠가 속한 미국 항모강습단장은 갑판에서 기자회견에 나섰는데요.
다음주 초 한미일 3자 훈련 계획을 공개했습니다.
"우리는 부산에서 출항한 후에 일본 해상자위대, 한국 해군과 3자 훈련을 할 예정입니다. 모든 국가가 번영과 안보를 추구하기 때문에 상호운용성 측면에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은 미국 항모의 한반도 전개에 앞서 수중 핵 드론 '해일'을 공개하는 등 민감하게 반응했는데요.
니미츠가 입항한 날에도 수중 핵 드론이 수중에서 기폭되는 사진을 대거 공개했습니다.
[앵커]
정부가 북한인권보고서를 처음으로 공개했죠.
탈북민들의 증언을 통해 북한의 열악한 인권 실태가 드러났는데, 어떤 내용들이 있나요.
[기자]
네, 보고서에는 탈북민 500여 명의 2017년 이후 증언들이 담겼습니다.
인권침해 사례만 1,600여 개, 보고서의 분량은 약 450쪽입니다.
일단 북한에선 여행이나 언론의 자유가 없고 선거에 참여하지 않거나 반대투표를 하지도 못한다는 건 익히 많이 들어서 알고 계실 겁니다.
또 북한 주민들은 학생과 주부까지 당국의 행사에 1년에 수 차례 거의 강제로 동원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뿐만 아니라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가 제대로 보장되지 않고 있구요.
공권력에 의해 자의적으로 생명이 박탈되거나 신문 과정에서 고문이 빈번하게 자행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예를 들어 물건을 훔치다 붙잡힌 한 밀수꾼이 중국으로 달아나다가 보위부 요원에 의해 현장에서 사살되거나,
보위부 구금소에서 남녀 수감자가 각각 동성애와 성매매를 이유로 비밀처형됐다는 진술도 있습니다.
교화소에서 달아나다 붙잡힌 한 수감자에 대해 정문 꼭대기에 밧줄로 목을 맨 뒤 총을 3발 쐈고, 이어 시체를 땅에 내려놓고 교화생들에게 돌을 던지게 했다는 충격적인 증언도 있습니다.
종교의 자유도 없어서 기독교를 전파하거나 지하교회를 운영한 사람들을 공개처형했다거나
한국 영상물을 대대적으로 유포했다고 공개 처형했다는 진술도 있습니다.
북한에서는 '사랑의 불시착' 같은 남한 드라마 유행으로 남편을 '오빠'라고 부르는 등 남한 말투를 따라하는 주민들이 많아지자 이를 처벌하는 법까지 만들었을 정도라고 합니다.
특히 여성과 아동, 장애인 같은 취약계층의 인권 침해도 심각합니다.
18세 미만 청소년 6명이 한국 영상물을 보고 아편을 했다는 이유로 총살당했다고 하고요.
임신 6개월 된 여성이 집에서 춤을 추다 김일성의 초상화를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동작이 문제가 돼 공개처형됐다는 기록도 있습니다.
북한 당국이 정신질환자나 지적장애인을 대상으로 생체실험을 감행했다는 증언도 있었습니다.
보고서 원문은 통일부 홈페이지에 들어가시면 무료로 내려받으실 수 있습니다.
윤석열 대통령은 북한의 인권과 실상을 국내외에 알리는 게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또 북한이 핵 개발을 추진하는 상황에서 단돈 1원도 줄 수 없다는 점을 확실히 하라며 북한 퍼주기를 중단하라고 통일부에 지시했습니다.
북한 대외선전매체는 북한인권보고서에 대해 "모략과 날조"라고 반박했습니다.
[앵커]
북한의 인권 상황이 열악한 건 잘 알려진 것이지만 구체적인 사례들을 접하니까 훨씬 충격적으로 다가오는 것 같습니다.
이런 비인간적 처우들을 외면한 채 북한은 여전히 핵개발에 매달리고 있습니다.
북한은 최근 500m~800m 사이 다양한 고도에서 핵폭발 모의시험을 벌여 살상효과를 검증했습니다.
수중 핵 드론 폭발시험도 두 차례에 걸쳐 진행했고 이번에 전술핵탄두까지 공개했습니다.
7차 핵실험이 임박했다는 관측도 나옵니다. 오는 15일 북한이 태양절로 부르는 김일성 주석의 생일 등 북한의 기념일이 줄줄이 있습니다.
또 윤석열 대통령의 미국 국빈방문과 한미 정상회담도 예정돼 있습니다.
북한이 또 어떤 도발을 벌일지 조마조마합니다.
이 기자, 감사합니다.
그럼 다음주에 뵙겠습니다.
[기자]
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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