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음식 배달비를 둘러싼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습니다.
소비자들은 음식값 오르는 것보다 배달비 오르는 게 더 무섭다고 하고 라이더 들은 라이더에게 지급되는 배달비 비율이 9년째 동결돼 있다며 울상입니다.
그렇다면 소비자들이 생각하는 적정 배달비는 어느 정도일까요.
바로 '0원' 이었습니다.
성인남녀 1만 명을 대상으로 적정 배달비가 얼마인지 물었더니 '0원' 이라고 답한 비율, 그러니까 배달비를 낼 필요 자체가 없다는 의견이 38%로 가장 많았던 겁니다.
그 속내는 배달 앱이 없던 시절이 낫다는 의미로도 해석할 수 있습니다.
실제로 30대 이상 모든 세대에서 적정 배달비가 '0원'이라고 응답한 비율이 가장 높았던 겁니다.
배달앱 도입 전, 배달비를 내지 않고 음식을 시켜먹었던 경험이 반영된 것으로 보입니다.
[서용구/숙명여대 경영학과 교수 : 배달 서비스가 공짜일 수는 없는데, 소비자들이 지금까지 너무 비싼 배달료를 받았기 때문에 '0원'이라고 얘기한 거잖아요. '0원' 이란 건 강력한 불만을 표시하는 증거다 라고 해석을 해야 되니까. 소비자들의 그런 압박으로 일단은 배달 업계 경고장처럼 읽혀야 되는 조사 결과다.]
이런 흐름 속에 배달앱 이용자 수는 1년 전보다 400만 명이나 줄었습니다.
업계에서는 이대로 가다간 큰일 나겠다 싶어서 다급히 너도나도 할인 경쟁을 펼치는 중입니다.
배달의민족은 매일 1회 10% 할인 쿠폰을 나눠주기 시작했습니다.
요기요는 월 9천900원에 배달비 공짜 혜택을 주는 구독 서비스를 내놨고, 쿠팡이츠는 유료 회원에 음식값을 최대 10% 깎아주기로 했습니다.
배달 성수기인 여름을 앞두고, 고객을 묶어두려는 전략인데, 어느 정도 효과는 나타나는 모양새입니다.
최근 배달앱 3사의 월간 활성화 이용자 하락세가 주춤해진 겁니다.
다만 막대한 마케팅 비용 부담을 언제까지 짊어질 수 있을지.
또 할인 경쟁에 따른 소비자 유입이 언제까지 이어질 진 장담할 수 없습니다.
이런 배달 업계의 위기 흐름은 미국과 독일 등에서도 나타나고 있습니다.
미국 배달시장 1위인 도어대시는 지난해 사상 최대의 순손실을 봤고, 배민 모회사인 글로벌 배달업체 딜리버리 히어로도 배달비가 상대적으로 저렴한 아시아와 중동 지역에서만 이익을 내고 있습니다.
전연남 기자 yeonnam@s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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