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권혜진 기자 = 중국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야생동물 거래를 제한한다고 발표했지만 웅담 성분이 포함된 중의학(中醫學) 약물을 코로나19 치료제로 권장해 논란이 되고 있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2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중국은 코로나19 치료제가 부재한 틈을 타 전통적인 치료법과 대안 치료법의 결합이 코로나19 억제에 도움이 된다며 중의학 홍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중국이 코로나19 치료에 효능이 있다고 주장하는 치료제 중 하나는 열기와 병약한 상태를 완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약초 혼합물이다. 중국은 해외에 있는 학생들에게 이 약초 혼합물을 보내기도 했다.
또 하나는 곰의 웅담, 염소 뿔, 식물 추출물을 섞어 만든 담열청(痰熱淸·Tanreqing)주사액으로, 환자의 '기'를 막는 담을 없애는 데 효능이 있다는 것이 류칭취안(劉淸泉) 베이징중의병원 원장의 설명이다.
그러나 이러한 중의학 치료법을 택할 경우, 야생동물의 거래 촉진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것이 동물 보호론자들의 지적이다.
중국 후이안의 웅담 채취용 곰 사육 농장
[AFP=연합뉴스]
영국 비정부기구인 환경조사국(EIA)의 중국 전문가인 에런 화이트는 "중의약에 동물성분을 허용하는 것은 이런 상품의 수요를 줄이는 데 있어 걸림돌이 된다"며 "이 수요로 인해 이 개체의 밀렵과 밀거래가 일어나고 있다"고 강조했다.
특히 중국에서 웅담은 곰 사육농장에서 곰을 비좁은 우리에 가둬둔 채 복부에 구멍을 내 쓸개즙을 빼내는 방식으로 추출해 동물 학대 논란도 있다.
동물보호단체 '애니멀스 아시아'(AA)의 설립자인 질 로빈슨은 "야생에서 곰의 수명은 30년이지만 이런 곰 사육농장에선 수명이 현저히 짧다"고 지적했다.
코로나19가 동물에서 인간으로 전염됐을 가능성이 제기됨에 따라 중국 정부는 최근 불법 야생동물의 소비를 금지하는 법안을 마련했으나 여전히 전통의학 약재료 사용은 허용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