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맹은 생활을 불편하게 하지만, 금융문맹은 생존을 불가능하게 만든다."
금융문맹을 이야기할 때 자주 언급되는 앨런 그린스펀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 의장의 유명한 말이다.
금융교육의 중요성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크게 부각됐다.
한국의 금융이해력 평균 점수는 66.5점이다. 2년 전 65.1점 대비 소폭 상승했지만 여전히 OECD 평균을 살짝 웃도는 수준이다.
한국은 해외 선진국과 비교해 아직 갈 길이 멀지만, 최근 금융감독원과 금융사, 경제교육단체협의회 등 민관이 학생, 노인 등 다양한 계층을 상대로 금융 교육에 나서고 있다.
군에서도 금융과 경제 교육에 대한 관심이 커지고 있다.
지난 5월 경기도 이천 소재 육군항공사령부에서 초급 간부들을 대상으로한 금융 교육이 열렸다.
'육군항공사령부'라는 부대명에 걸맞게, 400여 명의 병력을 수송할 수 있는 시누크가 활주로에서 출격을 준비하고 있었고, 현존하는 세계 최강 공격 헬기로 손꼽히는 아파치도 도열해 있었다.
활주로 옆에는 축구장 크기만한 정비창이 있는데, 비행을 마친 시누크가 다음 비행을 위해 정비를 받고 있었다.
일과가 끝나고 금융 교육을 받기 위해 헬기 조종사, 정비사, 관제사 등 조금 전까지 훈련을 받던 초급 간부 100여명이 강당에 모였다.
강의 주제는 주택 청약, 강사로는 은행 출신 금융 전문가가 나섰다.
김종성 중사는 "청약에 대해서 말씀해주셔서 많은 도움이 됐었고,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있다면 교육을 한번 더 듣고 싶다"고 강의 소감을 밝혔다.
입대 전에 경제·금융에 대해 큰 관심이 없었던 이주성 하사는 "주기적으로 교육을 받았었고, 교육을 통해서 충분한 금융 관련 지식을 채우는 좋은 계기가 되었다"며, "주택 마련을 위해서 매달 70만원씩 저축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세 아이를 둔 안지희 중사는 "가지고 있는 것보다 더 빌려서 투자한다든지, 그런 것에 대한 경각심을 심어줬으면 좋겠다"며 최근 증가하고 있는 빚투를 경계하는 주제로 강의를 해줬으면 좋겠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군인의 금융 교육을 주관하는 육군본부 관계자는 "군인들의 금융에 대한 관심이 날로 높아지고 있다"며 "앞으로 보다 엄선되고 양질의 교육을 계속해서 진행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윤태윤 기자(yck100421@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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